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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8일 한국기독교 신풍운동(회장 최건호 목사) 주최로 "대한민국 새 정부와 교회에 바란다"라는 포럼이 창천감리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 한국기독교 신풍운동 포럼 열리다 2017년 5월 18일 한국기독교 신풍운동(회장 최건호 목사) 주최로 "대한민국 새 정부와 교회에 바란다"라는 포럼이 창천감리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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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 포럼, 포럼(forum)은 광장이란 뜻이다. 고대 로마의 광장에선 많은 토론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포럼은 토론회란 뜻으로 전화(傳化)했다. 한 사람이 주제 발표를 하고, 몇 사람이 관련 내용을 나누어 발제한 뒤 참석자들과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시의적절한 때 열린 포럼

오른쪽부터 박종화 노영상 지형은 이정배 교수
▲ 포럼 발제자들 오른쪽부터 박종화 노영상 지형은 이정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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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럼의 주제는 "대한민국 새 정부와 한국교회에 바란다"였다. 문재인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일주일이 지난 날이었다. 주제와 날짜 그리고 발표자 등이 시의적절(時宜適切)했다는 생각이 든다. 참석 예상 인원도 많게 잡지 않았다. 평소의 배가 되는 70명쯤, 그것도 적중했다.

창천감리교회 100주년 기념 맑은내 홀, 오후 3시에 포럼이 예정되어 있었다. 한국기독교 신풍운동이 '포럼'이란 이름으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기대되는 바가 큰 반면 염려도 따랐다. 5월 18일, 현대 우리나라 역사에서 분기점이 된 날이다. 5.18 광주 민주운동의 날!

포럼 전에 경건회로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렸다. 우리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최건호 목사(충무교회 원로)가 경건회를 인도했다. 찬송가 260장을 부른 뒤, 송봉희 권사(영락교회)가 "이 세상 어디에 가든지"를 불렀다. 이어 박춘화 목사(직전 회장, 창천감리교회 원로)가 사 60:1을 본문으로 "일어나 빛을 발하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농축된 말씀 선포였다.

"일어나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사 60:1).

포럼 전에 드려진 경건회

자료집도 충실하게 제작되었다. 포럼은 한국기독교신풍운동이 주관하고 CBS기독교방송과 국민일보사가 후원했다.
▲ 한국기독교 신풍운동 포럼 자료집 표지 자료집도 충실하게 제작되었다. 포럼은 한국기독교신풍운동이 주관하고 CBS기독교방송과 국민일보사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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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전에 창립된 한국기독교 신풍운동의 역사를 개관하고 사회가 어려울 때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말씀에 근거해 적확하게 정리해 주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빛을 받아 혼자만 밝아지는 데에 그치지 말고 사회에 반사하라고 했다. 그리스도인은 사회의 빛과 소금을 역할을 게을리 해서는 아니 된다는 의미이다.

설교자(박춘화 목사)의 축도로 경건회를 마쳤다. 바로 포럼이 이어졌다. 사회는 본 모임 부회장으로 있는 황문찬 목사(대신교회 담임)가 봤다. 주제 발표자로 박종화 목사, 그리고 세 영역의 발제는 그 방면의 권위자들인 지형은 노영상 이정배 교수가 맡아 주었다. 본 포럼이 학술과 실천 양쪽을 다 아우르는 성격인지라 박사학위 소지자들에게 발제를 부탁한 것 같다.

​주제 강의를 맡은 박종화 목사의 논리는 단순 명쾌했다. 순민(順民) 독재와 원민(怨民) 저항으로 점철되어 온 우리의 정치를 호민적(豪民的) 국민 중심의 정치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호민의 틀 속에서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생산적 갈등을 통하여 새 사회를 열 것을 주문했다. 허균의 호민론(豪民論)을 원용한 것이다. 여기서 한국 교회는 '온도계'가 아니라 '온도조절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화 목사의 주제 강의는 포럼의 총론, 이어지는 세 사람의 발제는 각론적 성격이었다.

주제 강의 후 이어진 세 사람의 발제

"새 정부에 바란다"란 주제의 포럼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 포럼 끝나고 찍은 단체사진 "새 정부에 바란다"란 주제의 포럼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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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1을 맡은 지형은 목사는 "오늘의 시대정신에 따른 목회적 요청"이란 주제로 사회 정의 구현과 사회 통합 그리고 상생과 협치를 통한 기독교적 제언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기독교의 사회 또는 정치적 참여는 자연스럽다는 것, 보수와 진보가 큰 그림을 그리며 거룩한 전략을 갖고 함께 가야 한다는 것, 정부와 종교가 사회 발전과 성숙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집단이라는 것 등을 강조했다.

발제 2는 노영상 교수가 맡았다. "이사야서의 전지구적 샬롬(the Global Shalom)과 동북아 평화 정착"라는 제목의 발제였다. 물론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설명해 나갔다. 그는 이사야가 제시한 종교 사회 국제 심리 환경 등 다차원의 샬롬을 정리해서 이해를 높여 주었다. 다극화 국제 체제(uni-multipolarity system)는 '미-중-일-러-독' 다섯 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체제인데 그 중 4개 나라가 동북아와 연관되어 있고, 그 한 가운데 한국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평화는 동북아 평화와 직결되고 나아가 세계 평화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독교가 전지구적 샬롬 형성에 이바지해야 된다는 것을 역설했다.

​발제 3을 맡은 이정배 교수는 실천하는 신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제3기 민주정권에게 기대하는 종교·문화·생태 정책"이란 제목의 발제를 했다. 구체적 설명을 생략했지만 문재인 새 정부를 제3기 민주정권으로 보는 것 같다. 한국의 종교 문화 생태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실천적 제안을 몇 가지 했다. 정부가 종교 및 시민단체들과 협력하여 갈등을 풀어내는 평화교육장을 신설 운영하면 좋겠다는 것,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종교인 33인(민족대표 33인을 염두에 둔 상징적 의미)으로 구성된 연구팀 구성하여 독립선언서를 재평가, 통일 철학으로 확장시키자는 것 등이다. 새 정부가 검토해서 정책에 반영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극한적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자

주제 강의와 발제들에서 추출할 수 있는 공통분모는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통합의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이른바 통섭(統攝)의 이론이다. 몇 사람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보수와 진보로 나뉜 상황에서 진보 쪽의 북한을 보는 관점은 어떠해야 하는가의 문제, 박종화 목사는 북한은 내적 요인에 의해 변화하지 외적 강압에 의해서는 결코 변화하지 않는다며 '채찍'보단 '당근'으로 다가가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 이정배 교수가 새 정부가 종교 시민단체와 함께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안을 했는데, 이런 제안이 성사되기 위해서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겠는가 라는 질문에 어려운 문제라면서, 새 정부는 촛불시민들에게 빚을 지고 출범한 만큼 이런 제안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포럼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인근 음식점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한국기독교신풍운동에서 베푼 만찬의 시간은 좋은 교제의 장이기도 하다.
▲ 만찬의 시간 포럼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인근 음식점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한국기독교신풍운동에서 베푼 만찬의 시간은 좋은 교제의 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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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사회 분위기를 말해 주기라도 하듯 여러 교계 언론에서 취재를 왔다. 포럼의 본질을 꿰뚫는 보도로 토론된 내용이 새 정부와 교계에 한 울림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2시간 반에 걸친 포럼을 마치고 참석자 전원은 근처 대형 음식점으로 옮겨 만찬의 기쁨을 누렸다. 임원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성으로 대접하는 것이라고 했다. 식사 시간은 좋은 개인 교제의 시간, 주위 사람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은 사람 사이의 거리를 그만큼 좁히는 길이어서 좋다.

새 정부, 포럼에서 오간 이야기 경청하길

포럼에서 오간 토론 내용이 새 정부뿐 아니라 교계의 전해져서 예수 그리스도의 영적 리더십을 강화하고 교계 비전을 확장하며 나아가 국가 발전의 귀한 에너지가 되기를 바란다. 행사를 위해 수고한 손길들을 축복하고 찬하(攢賀)의 박수를 보낸다. 한국기독교 신풍운동의 다음 토론회도 기다려진다.

덧붙이는 글 | 기독교언론 <뉴스엔조이>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태그:#한국기독교신풍운동, #새 정부에 바란다, #포럼, #창천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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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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