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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어머니 김정숙(80)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경남 창원 진해구 웅동중학교가 재산세를 체납해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이에 대해 사립학교는 사업하는 일반인이나 법인의 체납과 같은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또 이 학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도 있어 새삼 관심이다.

웅동중학교는 1908년 '계광학교'로 설치되었고, 1919년 4월 3일 진해 웅천 지역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조국 수석의 부친(조변현)이 1985년 웅동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돌아가신 뒤 2010년 3월 모친이 이사장을 맡았다. 조국 수석은 웅동학원 이사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갖은 후 조국 민정수석(왼쪽) 등 새 비서진들과 함께 청와대 소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갖은 후 조국 민정수석(왼쪽) 등 새 비서진들과 함께 청와대 소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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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만원 재산세 체납... 학교 측 "재단 어렵다"

재산세 징수 업무는 경남도청이 맡고 있다. 경남도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지방세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 공개 공고문'에 따르면, 웅동학원은 2013년 재산세 등 총 2건 2100만 원을 체납한 것으로 되어 나타났다.

웅동학원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1050만 원씩 세금을 미납한 것으로 되어 있다. 웅동학원의 교육용 재산 규모는 토지 18억 1902만 원과 건물 31억 8074만원이다.

세금은 일반인이건 법인이건 반드시 내야 한다. 그러나 사립학교는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017년 웅동학원 예산을 보면 총수입이 78만 9000원에 불과하고, 작년 예산 440만 원보다 360만 원 감소했다.

12일 웅동중학교 조종호 교장은 전화통화에서 "재단이 어렵다. 경제적 여력이 없다. 전 이사장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 재단에 수익용 재산이 없다보니 그렇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에서 재정결함보조금을 받은 사립학교는 159개교다. 웅동중은 2016년 한 해 동안 총 9159만 원의 재정결함보조금을 받았다.

경남지역 한 사립학교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사립학교를 제외한 대부분 사학은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국가로부터 재정결함보조금을 받고 있다. 재산세 등을 제때 내지 못하는 사학이 많다"고 말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하루만에 흠집내기 시작"이라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정작 비리투성이였던 박근혜 정권은 왜 이렇게 집요하게 공격하지 않았을까? 그랬으면 최순실 사태가 나기도 전에 정권이 무너졌을 텐데"라 덧붙였다.

조국 수석은 11일 "모친의 체납 사실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리며 지금이라도 바로 납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약속 지킨' 학교

진해 웅동중학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2009년 5월 26일 추도식을 열기도 했다.
 진해 웅동중학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2009년 5월 26일 추도식을 열기도 했다.
ⓒ 웅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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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동중학교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연이 새삼 관심이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이 학교를 두 차례 방문했고, 첫 방문 때 학생들 앞에서 했던 약속을 두 번째 방문으로 지켰던 것이다.

노 대통령은 2001년 6월 29일 이 학교에서 '명사초청 특강'했다. 부산상고 2년 후배인 당시 웅동중 행정실장의 요청으로 특강했고, 그 때 "훗날 대통령이 되면 찾아 오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지켜졌다. 노 대통령은 2003년 3월 13일, 진해 해군사관학교에 갔다가 이 학교를 찾았던 것이다. 당시 이 학교는 전교생 270여 명으로, 대통령이 작은 학교 학생들한테 했던 약속을 지켰다.

당시 노 대통령의 웅동중 방문은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112068)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이 보도에 의하면, 노 대통령은 "그때는 쉽게 올 줄 알았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 바빠서 못 올 뻔했지만, 그래도 약속 지키려고 해군사관학교 가는 길에 들렀다. 약속 지켰죠?"라고 인사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약속대로 대통령이 됐다"면서 "앞으로 꿈은 링컨같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 링컨은 학교를 못 다녔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저처럼 멋이 없어서 시골뜨기라는 별명을 가졌다. 머리칼은 새집이었고 그래서 놀림받았다. 그래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링컨의 특별한 점은 항상 겸손했고, 항상 열심히 도전했고, 용기가 있었다. 여러분도 도전하고 겸손하라"며 "앞으로는 어릴 때부터 대통령이 된다는 사람은 국민이 안 뽑는다. 지혜와 용기가 있는 사람을 국민이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다, 겸손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가다듬으면 억지로 사람들이 대통령 되라고 한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웅동중학교는 2009년 5월 26일 학생과 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서거 추도식'을 열기도 했다.

그해 7월 10일 노 전 대통령의 안장식 때 정치인을 제외한 평범한 시민 14명이 헌화와 분향을 했는데, 노 대통령이 '훗날 대통령이 되면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인연으로 웅동중 학생대표(김진희)가 함께 하기도 했다.


태그:#조국 민정수석, #웅동중학교,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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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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