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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선 토론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프랑스 대선 결선 토론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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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격돌하는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이 TV 토론에서 '피튀기는' 설전을 펼쳤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중도 신당의 마크롱 후보와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르펜 후보는 결선 투표를 나흘 앞두고 열린 처음이자 마지막 양자 토론에서 3시간 가까이 논쟁했다.

경제, 유럽연합(EU) 탈퇴, 대테러 등을 다룬 이날 토론은 고성, 조롱, 인신공격 등이 난무했다. 현지 언론은 "두 후보가 서로 모욕을 주고 받았다(trade insults)"라며 "오늘날 프랑스의 분열을 그대로 보여줬다"라고 비판했다.

르펜은 "프랑스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경제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라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곧바로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크롱은 "지금보다 강력한 EU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프랑스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만약 EU에서 탈퇴하면 프랑스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엘리트 은행가 출신이자 현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이 르펜에게 경제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공격하자 르펜은 "교사와 학생 놀이에 관심 없다"라고 되받아쳤다. 마크롱이 고교 시절 교사였던 24세 연상의 부인과 결혼한 것을 조롱한 것이다.

대테러 정책에서 두 후보의 설전은 절정에 달했다. 극우를 대변하는 르펜은 "모든 악의 근원은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가 자라고 있다는 것"이라며 "테러리스트 감시 명단에 오른 인물들을 즉각 추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마크롱은 "르펜의 공약은 오히려 프랑스가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그것은 프랑스가 테러리스트들이 바라는 대로 내전과 분열로 가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르펜은 마크롱에게 "영혼이 없는 냉혈한 자본가이자 야만적인 세계화론자"라며 "엘리트층을 대변하는 후보"라고 공격했고, 이에 마크롱은 "르펜은 프랑스 국민의 공포를 먹고 살고 있으며, 패배주의를 선동하고 있다"라고 받아쳤다.

토론이 끝난 직후 프랑스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누가 더 토론을 잘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과반인 63%가 마크롱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르펜은 34%로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았다.

결선 투표를 사흘 앞두고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이 20%포인트 안팎으로 르펜을 앞서고 있으나, 최근 '정치 혐오'로 프랑스에서 투표 기권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가 부동층이 30%에 달해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


태그:#프랑스 대선, #에마뉘엘 마크롱, #마린 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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