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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는 2일 8시 뉴스에서 '차기 정권과 거래?…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를 제목으로 보도했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삭제했다. 국민의당은 이 보도를 토대로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 맞춰 세월호 인양을 연기한 것처럼 주장했지만 실제 기사 내용은 거꾸로 해양수산부가 차기 정부 눈치를 보느라 뒤늦게 인양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SBS는 2일 8시 뉴스에서 '차기 정권과 거래?…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를 제목으로 보도했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삭제했다. 국민의당은 이 보도를 토대로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 맞춰 세월호 인양을 연기한 것처럼 주장했지만 실제 기사 내용은 거꾸로 해양수산부가 차기 정부 눈치를 보느라 뒤늦게 인양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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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아래 SBS노조)가 지난 2일 보도된 '해양수산부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세월호 인양 시점을 놓고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자사 기사에 대해 "초고 때 담겼던 박근혜 정권 시절 인양 지연과 눈치 보기를 지적하는 문장이 데스킹 과정에서 통째로 삭제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밝혔다. 즉, 해당 기사 초안이 데스크에 의해 왜곡됐다는 지적이다.

SBS노조는 지난 3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해당 기사의 취재 경위와 교정 이력 등을 확인한 결과, 게이트키핑 과정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음이 파악됐다"면서 "문제의 기사 역시 박근혜 정권 내내 시간을 끌던 해수부가 탄핵 국면이 전개되면서 갑자기 인양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등 정치권 눈치보기로 일관하는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발제된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초고 때 담겼던 박근혜 정권 시절 인양 지연과 눈치 보기를 지적하는 문장과 인터뷰가 데스킹 과정에서 통째로 삭제됐다"면서 "제목도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다음 달 본격조사>에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라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조합의 확인 결과, (문 후보 측과 거래가 있었다는 발언을 한) 해당 취재원은 해수부 소속은 맞으나 세월호 인양 일정수립에 아무런 권한과 책임이 없는 사람이었다"면서 "이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 신뢰도에 대한 다른 기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기사 내용과 제목만 취재기자의 '초고'와 다르게 수정된 게 아니라, 해당 기사의 주된 근거였던 취재원에 대한 신뢰도마저도 내부에서 판단이 엇갈렸었다는 얘기다.

"시청자 대표까지 참여하는 진상조사 통해 사태 전말 파악해 공개할 것"

SBS가 전날(2일) 8시 뉴스로 보도한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보도와 관련해 해명했다(사진).
 SBS가 전날(2일) 8시 뉴스로 보도한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보도와 관련해 해명했다(사진).
ⓒ SBS뉴스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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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SBS노조는 "문재인 후보 측과 해수부 사이에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으나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음성 녹취 말고는 어떤 근거도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으며, 문 후보 측의 반론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취재와 기사작성, 교정, 방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과 균형이 무너지면서 본래의 발제 의도와 상관없이 왜곡된 문제적 기사가 태어나고 만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적 외압이나 부적절한 개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그렇다 해도 사회적 공기인 지상파 방송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기본적 원칙들을 소홀히 하면서 어렵게 재건하고 있는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무엇보다 SBS노조는 이번 사태를 '제2의 보도참사'로 규정하고 "편성규약에 따라 긴급 편성위원회를 소집해 SBS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 보도본부 책임자에게 물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파의 주인인 시청자 대표까지 참여하는 진상조사를 통해 도대체 어떤 경위로 이렇게 검증 없고 균형이 무너진 기사가 나가게 됐는지 사태의 전말을 파악하고 만에 하나라도 제기될 수 있는 모든 의혹을 검증해 결과를 국민에게 가감 없이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정치권을 향해서는 "SBS구성원들이 스스로 실수와 잘못을 시인하고 철회한 기사를 대선 국면에서 부당한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아 더 이상 국민을 호도하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3일 오후 경남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집중유세에서,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을 보도한 SBS의 선거 개입 행태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SBS 선거개입 비판 피켓, 문재인 유세장 등장 3일 오후 경남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집중유세에서,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을 보도한 SBS의 선거 개입 행태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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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BS와 해양수산부는 대선 막판 불거진 이번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성준 SBS 보도본부장은 지난 3일 8시 메인 뉴스 시작과 함께 5분 30초 동안 이번 사태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그는 당시 "기사작성과 편집 과정에서 게이트키핑이 미흡해 발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뉴스가 방송됐다"면서 "세월호 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SBS가 해당 기사와 관련해 내놓은 세 번째 공식 사과 입장 표명이었다.

해양수산부는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을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해당 기사에 등장하는 소속 공무원을 찾아 징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4일 오후 2시 이번 보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태그:#세월호, #문재인, #SBS, #고의 인양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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