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장제원 의원.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장제원 의원. ⓒ 한겨레TV


2일 자유한국당 복귀를 선언한 13인의 의원 중 한 명인 장제원 의원. 그는 김성태 의원과 함께 2일 하루 동안 유독 오랫동안 검색어 순위를 차지하며 '욕받이'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장 의원이 보여준 활약도 인상적이었지만 최근 출연했던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그가 한 발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먼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유승민) 후보에게 눈길도 주시고 지지도 해 주셔가지고…. 남잖아요,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제가 볼 때 이대로 되면 문재인 후보 됩니다. 왜냐하면, 변수는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스탠딩 토론에서 어마어마한 실수를 하든지, 두 번째는 후보 단일화 문제거든요."

지난달 22일 공개된 팟캐스트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장 의원은 유승민 후보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의 표 구걸에 가까웠던 그의 읍소는 야당 지지 성향의 방청객들에게 환호와 폭소를 동시에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후 첫 번째 변수는 없었는지 유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장 의원은 후자를 선택했었나 보다.

조기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의 '스피커' 역할을 하거나 비판적 검증을 담당해주는 방송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소위 '네임드' 진행자가 출연하는 방송일수록 더 그렇다. 김어준·유시민·손석희 등이 대표적이다.

청취율 수직 상승 <김어준의 뉴스공장>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화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화면. ⓒ tbs


tbs라디오 <뉴스공장>은 최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라디오 주요 프로그램별 점유 청취율 조사(2분기)에서 6.5%를 기록하며 종합 2위, 시사부문 1위에 올랐다.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가 종합 1위, MBC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가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시사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인 순위다. <뉴스공장>은 지난 1분기에도 시사부문 1위, 종합 4위를 기록한 있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이러한 <뉴스공장>의 인기는 40대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점차 20~30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소득 기준으로는 중산층 이상이 주요 청취자였다. tbs와 인터뷰한 최진봉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뉴스공장>의 청취율 상승 요인에 대해 "틀에 짜인 정형화된 시사프로그램이 아니라 파격적인 시사프로그램"이라며 "그것이 청취자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데 충실하게 역할을 다했다"고 분석했다.

<뉴스공장>은 지난 3월 열린 제29회 '한국PD대상'에서 시사·교양·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어준이라는 재야의 한 음모론자를 지상파라는 양지로 끌어내서 정통 언론인으로 만들었습니다"라는 정경훈 pd의 수상 소감 역시 화제를 모았다. 이렇듯 <뉴스공장>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로부터 이어져온 진행자 김어준의 개인적인 '팬덤'을 넘어 라디오 '시사예능' 프로그램(?)이란 새로운 영역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중이다. 

<뉴스공장>의 '파격'은 방송심의위원회의 주목을 끄는 요소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뉴스공장>은 게스트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이은 '안철수 혼밥' 발언으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주의' 처분을 받았다. 또 대선후보 토론 패널 중 한 명으로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배제했다는 이유로 행정지도 처분을 받기도 했다.

예능 영역 확대 유시민, 절치부심 손석희

 jtbc <썰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jtbc <썰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 jtbc


유시민 작가와 나영석 pd의 만남이 방송가의 화제다. 지난 2일 tvN에 따르면, 유시민 작가는 <윤식당> 후속으로 나영석 pd가 연출하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아래 <알쓸신잡>)에 유희열과 함께 출연을 확정했다. 지난 3월 방송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민주주의 특강'으로 시청률을 3%대(이하 닐슨코리아 기준)까지 끌어올린 일등 공신인 유시민 작가가 <썰전>을 통해 넓힌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제 '에듀 예능'의 영역에 도전할 기세다.

주춤했던 <썰전>의 시청률도 다시 회복세다. 지난 11월 '최순실 게이트' 당시 9%대를 기록하며 최고 정점을 찍었던 <썰전>. 지난 4월 대선 후보 토론회 등의 영향으로 4%대까지 추락했다 최근 6%대를 회복했다. 또 유일한 본격 '정치예능'답게 5명의 대선후보를 모두 초대하는 영향력을 과시했다. 

유 작가의 인지도와 호감도 역시 <썰전>을 통해 대폭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참여정부 당시 열린우리당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쳐 국민참여당에서 정의당으로 둥지를 옮겼던 '정치인' 유시민은 20대는 물론 10대에게까지 얼굴을 알린 것도 모자라 나영석 PD에게 캐스팅된 유명 작가로 위상을 재정립하고 있다. 어쩌면 <썰전>이 가진 '정치예능'이란 장르의 속성과 '작가'로 자신의 위치를 국한시키고 있는 유시민 작가의 전략이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뉴스룸>의 시청률은 조정 상태에 들어간 형국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차 대국민사과를 이끌어낸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로 정점을 찍었던 <뉴스룸>의 시청률은 최근 주중 6%대, 주말 4%대로 고착되는 양상이다. 최근 동시간대 SBS <8시 뉴스>가 4~5%대, MBC <뉴스데스크>가 5~6%를 기록하며 <뉴스룸>과 열띤 경합 중이다.

문제는 조기대선 국면을 지나며 독보적이었던 <뉴스룸>의 신뢰감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손석희 앵커는 앵커브리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문재인 후보에 관한 <뉴스룸>의 그래프 오류가 여러 차례 반복된 데 대한 사과와 해명이었다. 문재인 후보의 열성 지지층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와중에 지난달 18일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숫자를 반대로 기재하는 오류가 사과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JTBC 홍석현 회장의 대선 출마와 관련돼 이미 편향성 논란에 대해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직접 해명했던 전례도 있었다. 이후 <뉴스룸>과 JTBC가 특정 후보에 편향성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뉴스룸>은 결국 내부와 외부의 적(?)으로부터 공정성과 형평성을 사수해내야 하는 위기에 빠진 셈이다.

JTBC는 오는 9일 19대 대선 개표방송을 광화문광장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촛불정국'에서 인정을 받은 JTBC와 <뉴스룸>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1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뉴스룸>의 그래픽 오류 건은 이전부터 수 차례 이상 지적되어 왔다.

지난달 1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뉴스룸>의 그래픽 오류 건은 이전부터 수 차례 이상 지적되어 왔다. ⓒ jtbc



유시민 김어준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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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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