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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9일 대구 동성로를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오른쪽이 안 후보의 핵심측근인 사공정규 최고위원이고, 왼쪽이 사공정규 최고위원의 초등학교 동창인 고흥무 대구선대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다.
 지난 3월 29일 대구 동성로를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오른쪽이 안 후보의 핵심측근인 사공정규 최고위원이고, 왼쪽이 사공정규 최고위원의 초등학교 동창인 고흥무 대구선대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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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선거대책위 고위인사가 마약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고흥무(54)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선거대책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청소년보호법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아래 마약류관리법) 등을 위반해 수감생활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흥무 본부장은 지난 4월 21일 김영조 전 대구영진전문대 부총장과 임병식 포항대 교수 등과 함께 대구광역시당 공동선거대책본부장에 위촉됐다. 고 본부장은 현재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부위원장, 안철수 후보 외곽지지조직인 '안철수와 국민의시대'(국민의시대) 대구광역시 대표도 맡고 있다.

고 본부장은 지난 3월 29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구 동성로를 방문했을 때 사공정규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함께 안 후보 바로 옆에서 후보를 수행했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대구본본 수성지부 수성5지회장, 2014년에는 <대구광역일보>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박사모 지회장이었던 그가 안철수 후보 외곽지지조직의 지역대표로 변신한 경력이 눈길을 끈다.

1997년-2001년, 청소년보호법-마약관리법 위반으로 수감생활

대구출신인 고흥무 본부장은 지난 1997년 10월과 1999년 2월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이어 2000년 10월과 2001년 11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돼 수감생활을 했다.

'마약법',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대마관리법'으로 구분돼 시행되던 법들이 지난 2000년 1월 '마약류관리법'으로 통합·제정됐다. 마약류는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나누어지고, '마약'에는 양귀비와 아편, 코카잎 등이 포함된다(관련법).

고 본부장의 청소년보호법 위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마약류관리법 위반은 히로뽕 투약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동성로파에서 활동했던 A씨(동성로 구파)는 지난 4월 24일 대구에서 기자를 만나 "고 본부장이 마약 전과를 몇 개 가지고 있는데 히로뽕을 직접 투약해서 잡혀간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고 본부장의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히로뽕 투약과 관련돼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히로뽕은 각성제의 하나로 인체에 들어가면 강력한 흥분작용을 일으키고, 남용할 경우 불면, 환각 등의 중독현상이 나타난다.

20대부터 고 본부장을 알고 지내왔다는 A씨는 "고 본부장이 카드 도박도 했고, 오락실을 운영하기도 했다"라며 "절도, 마약 등의 전과가 있는데 어떻게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부위원장과 선거대책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됐는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대구 폭력조직 동성로 구파 관련설... 경찰쪽 "조직원 아니다"

일부에서는 고 본부장이 대구 동성로파와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 동성로파는 대구 동성로에서 주로 활동하는 폭력조직으로 대구지역에서 '향촌동파'와 양대 계파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대구지역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동성로파는 아직도 경찰에서 관리하는 폭력조직으로 현재 조직원이 70여 명에 이른다"라며 "하지만 동성로파 조직원에 '고흥무'는 없다"라고 전했다.

동성로파에서 활동했던 A씨도 "고 본부장이 동성로파 식구들과 잘 알고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성로파 정식 조직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동성로 구파인 B씨는 "고 본부장이 조폭 계보에는 없지만 (대구 폭력조직 양대 계파인) 동성로파, 향촌동파와 친하다"라고 전했다.

안철수 최측근 사공정규 최고위원과 초등학교 동창 

마약 전과 등에도 불구하고 고 본부장이 대구광역시당 부위원장과 선거대책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의 자리에 오른 것와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사공정규(53) 국민의당 최고위원과의 '학연'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고 본부장과 사공정규 위원장은 대구 대봉초등학교 동창이다.

동국대 의대(경주 캠퍼스) 교수인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현재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위원장과 전국시·도위원장협의회 공동대표, '국민의시대' 대표 등을 맡고 있다. 고 본부장도 '국민의시대' 대구광역시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안 후보의 핵심측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안철수 후보의 최측근들로 구성됐던 '서초동그룹'의 일원으로 분류된다.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 곽수종 전 새정치연합 총무팀장과 강인철 전 조직1팀장, 서정성 광주시의원(안과 의사), 사공정규 동국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서초동그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기 전부터 후보에서 사퇴할 때까지 서울 서초동 인근에서 안 후보와 주요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정신과 전문의인 그는 흥미롭게도 안 후보의 멘토이자 비선실세로 평가받는 박경철 원장과 영남대 의대 동창(83학번)이다.

<영남일보>는 지난 2일자 기사('19대 대선 이끄는 TK사람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파워라인')에서 "사공 교수는 영남대 의대 출신의 정신과 의사로 안 후보와 같은 의사 출신이란 점에서 동지애가 크다고 한다"라며 "지난 대선에서 부터 인연을 맺어왔으며, 정치적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안 후보를 돕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라고 전했다.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지난 2014년 안 후보가 만든 신당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치연합의 전신) 추진위원 8인 중 한명이었다. 지난 2016년 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위원장에 선출됐다. 현재는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선거대책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겸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보수의 전략적 투표'로 주목받고 있는 대구지역 선거운동을 총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마약 전과 처음 듣는 얘기... 정당활동에 제한 없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4월 25일부터 사공정규 최고위원과 고흥무 본부장에게 해명을 듣기 위해 수십 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취재기자의 핸드폰에 "문자로 용건을 부탁드려도 될까요?"라는 문자만 반복해 보내며 기자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취재기자는 지난 4월 25일 고 본부장에게 문자를 보내 ▲ 마약류관리법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 사공정규 최고위원 뒷배경설 ▲ 대구 동성로파 연루설 ▲ 국민의당 경선 당시 대구 동성로파 조직 동원 의혹 등을 해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3일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4월 26일 김대환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선거대책위 상황실장(대구광역시당 사무2처장)이 취재기자에게 전화해왔다. 김 실장은 먼저 고 본부장의 마약 전과 등과 관련해 "처음 듣는 얘기다"라며 "설령 (그런 전과가 있다고 해도) 누구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신원조회를 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공직에 나갈 때는 다르겠지만 자기가 관심이 있으면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정당활동에는 어떤 제한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선거운동을 한번 해보겠다고 오는데 검증한다면서 신원조회를 할 수 없지 않나?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라며 "그런 부분(전과 등)이 있다고 선거운동을 하지 말라고 할 당이 얼마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김 실장은 "고 본부장은 50명 가까이 되는 선거본부장 중 한명일 뿐이다"라며 "선거본부장이지만 (사무실에) 잘 나오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취재기자가 지난 4월 25일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사무실에 갔을 때 시당의 한 관계자도 "고 본부장 얼굴도 모르고 뭐 하는지도 모른다"라고 전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조직을 확대해야 선거운동이 되는 거니까 선거본부장을 100명까지 확대하는 중이다"라며 "자천 타천으로 선거본부장을 위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쪽(안철수 후보)이 유리하다 싶으니까 이쪽에서 활동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김 실장은 고 본부장의 발탁과 관련해서는 "잘은 모르는데 고 본부장은 (사공정규) 위원장하고 좀 아는 사이다"라며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것은 맞지만 (어떻게 발탁됐는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안철수-고흥무 통화 "경선과 본선에서 도와주시면 역사가 바뀐다"

김 실장은 고 본부장이 "50명 선거본부장 중 한명일 뿐이다"라고 주장하지만, 고 본부장이 지난 3월 29일 바로 옆에서 안 후보를 수행했고, 이에 앞서 3월 21일 안 후보가 고 본부장과 한 전화통화에서 "도와 달라"라고 요청한 장면이 포착됐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고 본부장은 지난 3월 21일 국민의시대 대구광역시 대표자회의에서 스피커폰으로 안 후보와 통화하면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했고, 안 후보도 "이번 경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번 경선, 그리고 다음 본선 때 도와주시면 우리나라 역사를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적극적인 선거지원을 요청했다.

안 후보와 고 본부장의 스피커폰 통화가 이루어진 3월 21일에도, 안 후보가 대구 동성로를 찾은 3월 29일에도 안 후보의 핵심측근인 사공정규 최고위원과 그의 초등학교 동창인 고 본부장은 함께했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태그:#고흥무, #사공정규, #국민의당 대구광역시당, #마약 전과, #박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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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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