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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단원고약전 138명의 작가들이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아이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 단원고약전
▲ 416단원고약전 138명의 작가들이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아이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 단원고약전
ⓒ 굿플러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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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가족협의회 홈페이지에 가면 '기억해요'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별이 된 아이들의 생일에 맞춰 짧은 생을 소개합니다. '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이 되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기억해야 할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하나하나 귀하고 소중해서 그 아이들이 우리 곁에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살아있을 때는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던 우리들도 이렇게 알아갈수록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커지는데 엄마, 아빠 그리고 가족들, 친구들은 그 부재의 자리가 얼마나 클까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려옵니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세월호에서는 304명의 과거와 현재가 미래가 부서졌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304명의 일생이 정부의 미진한 대처 속에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들을 그리 아프게 보낸 지 3년이 지났습니다. '416단원고약전'은 그 아이들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았던 수진이

약전에 나온 수진이  단원고 2학년 1반 김수진 학생의 이야기인 ‘사랑하는 방법을 아세요?' 페이지
▲ 약전에 나온 수진이 단원고 2학년 1반 김수진 학생의 이야기인 ‘사랑하는 방법을 아세요?' 페이지
ⓒ 권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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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은 1반 수진이(단원고 2학년 1반 김수진)의 생일입니다. 잠수사 아저씨가 세월호 속에서 발견한 7반 정인이를 먼저 데리고 나가려고 하자 움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진이를 데리고 나가자 정인이가 움직였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세 자매 중 막내인 수진이가 가족을 얼마나 살뜰히 챙기는지는 '416단원고약전' 1권에 나오는 '사랑하는 방법을 아세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막내지만 정리정돈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용돈도 알아서 아껴 쓰는 아이였습니다.

엄마의 퇴근길 시장바구니가 무거울 때 전화하면 "알았어, 기다려 엄마"하고 군말 없이 달려 나오던 딸, 엄마 생일에는 친구들로부터 일일이 엄마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수첩에 받고는 "마미! 오늘 하루 즐겁게 지내욤. 엄마 많이 아프지 말고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고, 오늘은 엄마를 위해서 날씨도 좋고 꽃도 많이 폈네! 생신 축하합니다. 오메데토우 고자이마스!" 이렇게 엄마를 감동시키는 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수진이 별은 유난히 반짝일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 모든 분들을..."

웅기가 수학여행 떠나던 날 모습을 담은 삽화  단원고 2학년 4반 김웅기학생은 아빠가 사준 옷과 큰형의 캐리어를 들고 ‘여행, 잘 다녀오겠습니다. 사랑해요!’ 라는 말을 남기고 수학여행을 떠났다.
▲ 웅기가 수학여행 떠나던 날 모습을 담은 삽화 단원고 2학년 4반 김웅기학생은 아빠가 사준 옷과 큰형의 캐리어를 들고 ‘여행, 잘 다녀오겠습니다. 사랑해요!’ 라는 말을 남기고 수학여행을 떠났다.
ⓒ 권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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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침몰하고 공개된 아이들의 문자들이 또 한 번 많은 이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했습니다. 엄마와 아빠를 찾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마지막 보내는 메시지들 중에는 2학년 4반 웅기(단원고 2학년 4반 김웅기)의 마지막 말도 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모든 분들을..."

그리고 웅기는 4월 29일 수학여행 하루 전날 아버지가 사 준 줄무늬 남색 셔츠에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은 모습으로 부모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웅기는 위로 두 형이 있는 세 형제 중 막내입니다. 아들이 둘 있으니 밑에는 딸이었으면 했다는 아빠에게 막내 웅기는 재롱도 많이 부리고 예쁜 짓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이 수학여행에 입고 갈 옷을 사달라고 했답니다. 그날 웅기는 아빠와 둘이서 옷도 사고 돈가스를 먹으면서 오랜만에 즐거웠다고 합니다.

아빠가 사준 옷과 큰형의 캐리어를 들고 '여행, 잘 다녀오겠습니다. 사랑해요!' 가족들에게 인사를 남기고 수학여행을 떠난 웅기. 이제 별이 되어서 엄마와 아빠, 형들이 바라보는 하늘에서 늘 웃고 있겠지요.

마지막 남긴 말이 마지막이 됐어요

단원고 2학년 6반 권순범 순범이 누나는 순범이를 보내고 많이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생일 때 사준 비싼잠바를 다시는 안사준다는 말이 진짜 마지막이 됐기 때문입니다.
▲ 단원고 2학년 6반 권순범 순범이 누나는 순범이를 보내고 많이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생일 때 사준 비싼잠바를 다시는 안사준다는 말이 진짜 마지막이 됐기 때문입니다.
ⓒ 권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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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둘인 6반 순범이는(단원고 2학년 6반 권순범) 엄마와 생일이 같습니다. 12월 20일. 순범이가 이 세상에서 보낸 마지막 생일인 2013년 겨울, 누나는 오징어볶음과 미역국으로 생일상을 차려놓고는 '누나 공부해야 되는데 너를 위해 이렇게 준비했다. 아침에 꼭 먹고 가라'고 카톡으로 메시지를 남겼답니다.

'나는 네가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잘 크길 바란다. 난 너 없으면 못 산다.'

하지만 누나는 마지막 문장으로 아직도 명치끝이 아립니다. 비싼 겨울 점퍼를 선물로 사주고는 '다음부턴 이렇게 비싼 거 안 사준다'고 남긴 말 때문입니다. 그게 정말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던 순범이 누나는 한동안 카톡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어디 가서 유가족인 거 말 안 해요. 가게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유가족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고요. 그래서 숨기게 돼요. '동생 있어요?라고 물으면 이제는 동생 있다고, 열아홉 살이라고, 일부러 속이는 건 아니에요. 여기엔 없지만 있긴 있으니까요. 거짓말이 아니니까요."

누나의 말이 가슴을 찌릅니다.

"깨끗한 모습으로 돌아와 줘서 고마워, 온유야"

단원고 2학년 2반 양온유   온유가 바다에서 꺼내졌을 때, 엄마가 말했습니다. 
“우리 온유, 이렇게 깨끗한 모습으로 엄마한테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 
엄마의 말을 들은 것처럼 그동안 꼭 쥐고 있던 온유의 손가락이 펴졌다고 합니다. 검시관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놀라워했답니다.
▲ 단원고 2학년 2반 양온유 온유가 바다에서 꺼내졌을 때, 엄마가 말했습니다. “우리 온유, 이렇게 깨끗한 모습으로 엄마한테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 엄마의 말을 들은 것처럼 그동안 꼭 쥐고 있던 온유의 손가락이 펴졌다고 합니다. 검시관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놀라워했답니다.
ⓒ 권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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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가 학생 대표를 하고 싶어 해요. 그 친구가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면서 내가 출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2반 온유는(단원고 2학년 2반 양온유) 그런 아이였습니다.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아이. 책임감이 투철한 아이였죠. 1학년 학생 대표를 지냈던 온유는 2학년에 가서도 반장을 했습니다. 그런 온유였기에 사고 소식을 들은 부모님은 두려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팽목항에서 그 예감을 절망스럽게 확인했습니다. 살아온 친구들의 증언에 의하면 온유는 사고 당시 무사히 갑판에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갑판에서 구조를 기다리지 않고 다시 선실로 뛰어갔습니다. 구명조끼도 갖춰 입지 않았지만 '살려달라'는 친구들의 말에 이끌려 조금도 망설임 없이 선실로 뛰어들어간 겁니다.

교회 해외봉사단으로 필리핀에 가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비용을 모았던 온유는 자신의 태몽인 바다처럼 그렇게 짧은 생을 바다에서 마쳤습니다. 온유가 바다에서 꺼내졌을 때, 엄마가 말했습니다.

"우리 온유, 이렇게 깨끗한 모습으로 엄마한테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

엄마의 말을 들은 것처럼 그동안 꼭 쥐고 있던 온유의 손가락이 펴졌다고 합니다. 검시관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놀라워했답니다.

"사랑한다. 우리 딸이지만 참 빛나보이던 네가 그곳에서 편히 쉬길."

엄마아빠의 바람처럼 온유는 하늘나라에서도 제일 먼저 친구들을 챙기며 자신의 몫을 잘할 겁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아이들의 기억을 읽어주세요

시간이 지나도 그리움은 깊어지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아무리 세월이 가고 시간이 지나도 그리움이 더 커져만 갑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옆에서 함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단원고약전은 세월호에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 시간이 지나도 그리움은 깊어지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아무리 세월이 가고 시간이 지나도 그리움이 더 커져만 갑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옆에서 함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단원고약전은 세월호에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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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단원고약전'은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별이 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너무도 많은 꿈과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싶었던 아이들. 먼 바다로 항해를 떠나 이제는 별이 된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을 기억하는 것이고 잊지 않는 것입니다.

138명의 작가들이 엄마아빠의 아들이자 딸로, 선생님의 제자로, 친구들의 친구로 살았던 단원고 2학년 아이들의 울고 웃었던 이야기, 기쁘고 행복했던 이야기, 슬프고 아팠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우리 시대 청소년의 생각과 가치, 문화가 담긴 책이기도 한 '416단원고약전'을 보다 많은 도서관에 비치될 수 있도록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 신청해주세요.

*이 기사는 '단원고약전'을 토대로 작성됐음을 밝히며 단원고약전작가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도서 구입이 어려운 작은도서관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다음 스토리펀딩'으로 진행했으며 목표치 달성으로 전국 100곳의 작은도서관에 보낼 예정입니다. 이 기사는 펀딩에 게재된 기사이며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진실규명을 위해 단원고약전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국의 공공도서관에도 비치될 수 있도록 오마이뉴스에 다시 한번 게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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