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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대책회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이 충남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과 졸업생 3513명 선언, 특성화고 교사 242명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 참가자들은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즉각 중단하고, 이후 특성화고 교육과정과 실습 교육을 정상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이번 선언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주제로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까지 포함한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처음으로 모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4월 28일 교육부 앞에서 열린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 졸업생, 교사 선언 발표> 기자회견
 4월 28일 교육부 앞에서 열린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 졸업생, 교사 선언 발표> 기자회견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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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교사 선언을 발표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창익 위원장은 "그동안 현장실습과 취업 때문에 발생한 사건과 사고로 학생들이 다치고 상처받을 때, 교사들은 공범자로 몰려왔다"며 "학생들에게 순종과 침묵이 아니라 '법률이 정한 노동권'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노동의 소중함'을 가르치기 위해 교사들이 선언에 나섰다"고 전했다.

교사들은 선언을 통해 ▲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즉각 중단 ▲ 특성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왜곡시키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즉각 폐지 ▲ 특성화 고등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외쳤다. 이번 특성화고 교사 선언에는 전국 90개 학교 242명의 교사가 실명으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과 졸업생 3513명의 7대 선언과 3대 요구도 발표됐다. 선언은 ▲ 전공과 무관하게 진행하는 현장실습을 거부할 권리 ▲ 안전하고 건강한 교육환경과 실습환경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전문교과를 익힐 권리 ▲ 정부와 교육청, 학교에 현장실습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들을 권리 ▲ 여러 종류의 현장실습 중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 ▲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즉시 하던 일을 멈추고 나와 동료를 스스로 보호할 권리 ▲ 현장실습을 중도에 중단했을 때 두려움 없이 학교에 돌아갈 권리 ▲ 적절한 노동시간과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을 권리를 담았다.

전북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한현수 공동집행위원장은 "이 선언은 이 사회에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요청하고 선언하는 활동이며, 특성화고 현장실습 당사자들의 자기 결정권과 자기 존엄권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집행위원장은 "이번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처럼 버거운 노동의 무게를 짊어지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힘겨움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어렵고 힘드니까 바꿔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부당하니 하지 않겠노라고 말하지 못하는 학생, 노동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4월 28일 열린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 졸업생, 교사 선언 발표> 기자회견 참가자가 교육부 앞에서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4월 28일 열린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 졸업생, 교사 선언 발표> 기자회견 참가자가 교육부 앞에서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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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발언에 나선 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이행찬 사무국장은 "지금도 특성화고에는 '자랑스러운 얼굴'이라며 취업자 얼굴과 명단이 붙어있다. 이런 환경에서 학생들은 힘든 일을 겪어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주입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인권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이 잘 참고 일할 수 있게 지도해 달라는 교장도 있다"며 교육당국이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청했다.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바라는 특성화고 학생, 졸업생 선언'에는 재학생 1336명, 졸업생 1635명, 온라인 서명 542명 등 총 3513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랑하는 후배들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라'는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자의 목소리, 건강하고 안전하게 노동과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특성화고 재학생의 절절함, 교단에서 당당하게 노동자의 권리를 가르치겠다는 교사들의 간절함에 교육당국이 귀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4월 28일 세계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대구와 부산 등지에서는 특성화고 현장실습 도중 자살하고 사망한 현장실습생, 현장실습노동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마련되기도 했다.


태그:#현장실습, #교육부, #LG유플러스현장실습생사망대책회의,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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