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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준규 조합원은 맥도날드와 단체교섭을 하기 위해 실명을 공개했다.
 최근 박준규 조합원은 맥도날드와 단체교섭을 하기 위해 실명을 공개했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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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내내, 1년 365일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전국 모든 맥도날드의 운영을 책임지는 이들이 있다.

크루(일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보다 늘 일찍 와서 로비, 주방, 카운터, 화장실, 창고를 비롯한 매장의 모든 상태를 점검하고, 기계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식자재와 포장재, 청소용품 등 각종 원자재들이 넉넉한지 체크하고,

부족하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충분한 양을 확보하고, 남는 양이나 부족한 양이 없게끔 효율적인 계획을 세워서 원자재를 주문 및 조달하고,

오늘 하루 목표 매출량은 얼마인지 확인한 뒤 목표달성을 위한 업무계획을 세우고, 하루 동안 누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누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계획하고,

크루들이 출근하면 그들을 배치한 뒤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지시하고, 주문이 많이 들어와 정신없이 바쁜 시간에도 제품이 신속하게 만들어지고 신속하게 고객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인원배치를 적절하게 하고,

필요하다면 제품생산에 직접 뛰어들기도 하고, 때가 되면 근로기준법이 정한 바에 따라 제때제때 휴식을 보내주고, 어느 크루를 어느 요일 어느 시간대에 배치할지 계획하고, 크루들의 급여를 넣어주고,

혹시라도 실제 근무시간보다 급여가 적게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언제나 신경 쓰고, 크루들이 올바른 절차와 규정대로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교육하고, 기계장비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하면 어떻게든 직접 손을 보거나 관련업체에 연락하여 조치를 취하고,

고객들 입장에서 매장이 편리하고 청결한지 늘 신경 쓰고, 현장에서 혹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들이치는 고객 여러분의 불만사항을 직접 듣고 사과 및 공감해주며 문제를 해결해주고,

고객의 요구와 항의가 아무리 자신을 상처 입히더라도 그것은 언제나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자신을 낮추고, 고객들과 크루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의 편의를 위한 여러 가지 시설과 장비를 제공하고,

수입금을 정산하고 문서화하여 입금 및 보고하며, 이 모든 일들을 함과 동시에 카운터라는 영업의 최전선에서 크루들과 함께 수많은 고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며, 마치 전쟁을 치르는 일선 사령관처럼 모든 상황들을 감내하고 컨트롤하고 책임지는 이들, 그것이 맥도날드의 '매니저'이다.

맥도날드 매니저 업무소개
 맥도날드 매니저 업무소개
ⓒ 맥도날드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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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직이라고?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을 해야 하는 '다기능공'이라고 불러라 

도입부에 해당하는 여기까지만 읽어도, 상당히 숨이 막힐 것이다. 저 길디긴 문단 전체가 하나의 문장이다. 매니저란 바로 저 기나긴 문장처럼, 숨 쉴 틈도 없이 일해야만 하는 존재이다.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대처해야 하는 사람이므로, 매장 내의 모든 것들에 대해 완전하게 알고 있어야만 한다. 빵과 패티를 굽는 절차에서부터 버거나 음료를 만드는 절차, 포장하는 방법, 고객의 주문을 받고 처리하는 방법, 기계장비 세팅하는 방법과 정비 및 점검하는 방법까지,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크루들에게 적절하게 일을 맡기고 교육할 수 있다. 또한 그래야만, 크루가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잘 몰라서 질문해올 때 적절한 가르침을 줄 수 있으며, 잘못된 방법으로 일을 수행할 경우에 적절하게 지적하고 수정해줄 수 있다.

매니저가 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맥도날드 본사가 진행하는 교육 내용을 보면, 매니저의 본래 역할은 여러 작업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크루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휘하고 지시하는 역할이라고 설명된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게 돌아가지만은 않는다. 질병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크루가 생기거나, 교대로 휴식을 보내야 하거나, 또는 주문이 많이 밀려 있는데 음식은 빨리 나오지 않고 있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런치타임이나 주말처럼 기본적으로 고객이 많이 몰려드는 시간대라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는 매니저도 위에서 설명한 각종 작업들(주문받기, 포장하기, 음식 만들기 등)을 직접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매일 꼭 생긴다. 특히 본사나 상급 관리자들로부터 비용절감(사실상 인건비 절감)에 대한 압력이 들어온다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 하루에 배치하는 크루들의 수를 줄이거나, 배치하더라도 적은 시간동안만 배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매니저가 크루들과 함께 직접 여러 작업들을 해야 하는 시간도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매니저 본연의 업무들인 정산, 각종 서류작업도 당연히 해야 한다.

자기 시프트(자신이 매장운영 근무를 하는 시간) 때 다 못하면 다음 매니저와 교대를 하고 난 이후에라도. 또한 기계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직접 점검하고 정비할 수 있어야 한다. 잘 모르면 매뉴얼을 찾아보고서라도. 또한 신제품이 출시되면 해당 제품에 맞는 온도와 조리시간 등등을 직접 설정할 수 있을 정도로 기계에 완벽하게 익숙해져야만 한다.

맥도날드는 매니저 지원자를 모집할 때 '매장관리직'을 모집한다는 말을 광고에 내건다. 매장관리직이라는 용어만 보면 매니저가 마치 계획이나 경영만 하는 전문직이라도 되는 것인 양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매니저의 본질을 표현하기에는 관리직이라는 말보다는 '다기능공'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책임지면서 여러 사람이 할 역할을 한 몸에 맡는, 그래서 실상 남들보다 몇 배나 더한 노동 강도를 온 몸으로 느껴야 하는 다기능공 말이다.

크루부터 시작해 트레이너, 스윙 매니저, 세컨 매니저, 퍼스트 매니저 순으로 진급할 수 있다.
 크루부터 시작해 트레이너, 스윙 매니저, 세컨 매니저, 퍼스트 매니저 순으로 진급할 수 있다.
ⓒ 맥도날드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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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제 매니저'라는 불합리한 제도

맥도날드의 매니저는 여러 직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 매장 내에서 가장 높은 직급인 레스토랑 매니저(Restaurant Manager - RM이라고도 부르며, 이 사람이 바로 점장이다.)부터 퍼스트 어시스턴트 매니저(1st Assistant Manager - 퍼스트매니저), 세컨드 어시스턴트 매니저(2nd Assistant Manager - 세컨드매니저), 스윙매니저(Swing Manager), 이렇게 총 4단계의 직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장과 퍼스트매니저 및 세컨드매니저는 월급제 직원이지만, 매니저 중 가장 낮은 직급인 스윙매니저는 시급제 직원이다. 즉, 고용형태 자체만 놓고 보면 아르바이트 노동자다. 그래서 맥도날드의 다른 크루들과 마찬가지로 스윙매니저 역시 출퇴근 때 지문인식기로 지문을 찍어 출퇴근시간을 기록한다.

매니저 공채를 통해 입사한 사람들은 매니저 트레이니(Manager Trainee - 보통은 MT라고 부른다)라는 일종의 교육생 기간을 거쳐 곧바로 세컨드 매니저로 일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 밑의 스윙매니저는 무엇이냐?

크루(일반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일정한 교육과정과 시험을 거쳐 매니저로 승급한 경우이다. 크루는 바로 이 스윙매니저라는 시급제 매니저 단계를 거쳐야만 비로소 월급제 매니저인 세컨드 매니저로 승진할 기회를 얻게 된다. 맥도날드의 경우는 외부공채보다는 주로 크루들 중에서 스윙매니저를 뽑아 승진시키는 경우가 더 많다.

이 스윙매니저라는 제도는, 시급제 노동의 폐단을 다른 어느 직종보다도 적나라하게 드러내준다. 모든 시급제 노동자들에게는 그 날 하루에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근무를 한다고 정해놓는 '소정근로시간'이라는 게 있다.

그리고 그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게 되면 그것은 연장근무가 되어 연장수당이 붙는다. 자신이 원래 일하기로 한 시간보다 훨씬 일을 더 많이 하여 늦게 퇴근하게 되면, 설령 연장수당을 받는다 하더라도 몸이 힘들고 기분도 썩 좋지만은 않게 마련이다.

허나 패스트푸드점, 카페, 편의점 등 여러 시급제 노동의 현장에서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장이나 점주나 회사가 시켜서 연장근무를 했는데도 그 대가를 지급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 이런 연장근무를 무급으로, 그것도 '자발적'으로 해야만 한다면 어떻겠는가? 그것은 그야말로 (사회적 취약계층도 아닌) 자본에 대한 '봉사활동'을 하는 꼴 아니겠는가? 그런데 맥도날드의 스윙매니저들에게는 이런 '봉사활동'이 그야말로 일상화되어 있다. 대부분의 스윙매니저들이 실제로는 자신의 소정근로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것도 무급으로 일한다.

이는 맥도날드 매니저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일의 사이클과 소정근로시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매니저는 자신이 매장을 운영하는 시프트 시간 이외에도 프리시프트(Pre-shift)와 포스트시프트(Post-shift)라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프리시프트는 시프트 전에 하는 사전작업으로, 원자재의 유효기간이나 양을 확인하고 기계장비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날그날의 특이사항이나 운영 중점사항 등을 확인하는 일이다.

포스트시프트는 시프트가 다 끝나고 다음 매니저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업무교대를 다 한 뒤에 하는 사후작업으로, 수익금 정산이나 각종 서류작업 및 다음 근무 계획 등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프리시프트에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포스트시프트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매장 운영근무인 시프트 시간 이외에도 앞뒤로 추가적인 근무가 이미 배정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스윙매니저의 소정근로시간은 순수하게 시프트를 보는 시간인 8시간만으로 책정된다. 프리시프트 시간과 포스트시프트 시간은 엄연한 근무임에도 불구하고 소정근로시간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추가 노동은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자기 시프트 동안 해야 하는 업무들이 있는데, 멀티태스킹(동시에 여러 가지에 신경 쓰며 여러 가지 일을 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그 업무들을 시간 내에 다 끝내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소정근로시간인 8시간을 훨씬 넘겨 하루에 10시간, 많게는 12시간까지 일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크루들이 근무 시작과 끝에 지문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윙매니저도 시급제 직원이므로 지문을 찍어야 하는데, 대개는 퇴근시간이 되면 일단 퇴근 지문을 찍고 나서 그 다음에 남은 일들을 한다.

시프트 뒤에 하는 업무인 포스트시프트를 비롯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업무(예를 들면 사물함 관리나 유니폼 관리, 게시판 관리 등이 있다)를 다 끝내려면 시프트 이외에도 최소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소정근로시간을 훌쩍 넘겨서 퇴근을 찍게 되면 그 초과분이 전부 연장근무로 간주되어, 그 시간에 해당하는 급여는 연장급여로 처리되기에, 그것을 막기 위해 퇴근을 찍고 일을 하는 것이다.

이는 시프트 전의 사전작업인 프리시프트를 수행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출근을 해서도 곧바로 출근지문을 찍는 것이 아니라, 프리시프트를 다 수행하고 난 뒤에 비로소 출근을 찍는다.

출근하자마자 곧바로 출근 지문을 찍으면, 프리시프트를 수행하는 시간 역시 (소정근로시간 외의 근무이므로) 전부 연장근무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소정근로시간인 하루 8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인 9시간 30분 또는 10시간 30분, 심한 경우 그 이상을 일하고도, 실제 급여는 8시간 분밖에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합리하다 느끼면서도 스윙매니저들 스스로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비용절감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비용을 절감해 매출을 올려야 하는 각 매장의 입장에서 손을 대기 가장 쉬운 부분은 바로 레이버 코스트(인건비 등 노동비용)다.

그날그날 발생한 직원 전체의 총 연장시간이 얼마나 되는지까지도 상급자들에게 보고해야 하며, 그런 것을 통한 '비용절감'이 각 매장에 대한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매니저 본인들 스스로가 자신의 연장수당이 어떻게든 발생하지 않게 하려고, 퇴근을 찍고 잔업을 한다.

내 연장수당이 너무 많이 발생하면 상급 관리직뿐만이 아니라 점장이나 선임매니저도 분명히 나를 질책할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월급제가 낫겠다'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스윙매니저 제도가 가진 근본적 불합리함이다.

아니, 더 나아가 시급제라는 노동형태 자체가 가진 근본적 불합리함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애초에 시급제가 적용되어서는 안 될 직무에까지 무리하게 시급제를 적용함으로써 발생하는 폐단은, 착취라는 형태로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참고로 2017년 현재 맥도날드 스윙매니저의 시급은 6970원으로, 일반 크루들의 시급인 법정 최저임금보다 500원 더 높을 뿐이다.

'자발적' 초과착취

자신의 법정 근로시간을 아득히 뛰어넘는 초과착취의 문제는 비단 근무시간에만 해당되지 않고 매니저들의 일상 전반을 옥죄어 온다. 우선 오전-오후-야간 교대제로 근무일 및 휴일이 완전히 불규칙해지다 보니 생활리듬 및 건강관리에도 문제가 생기며, 독서나 학원수강, 취미생활 같은 자기계발 활동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근무 중에도, 매니저들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정해진 휴식시간 보장을 사실상 받지 못한다. 매장을 책임져야 하기에 한시라도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식사도 일하면서 틈틈이 알아서 해야 할 정도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카운터를 보면서 서류작업을 하는 한편으로 고객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햄버거를 숨겨두고 그것을 몰래몰래 먹으면서 일을 한 적도 있다. 퇴근했다고 해서 일을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매장의 업무용 이메일을 스마트폰으로 연동해서 항상 본사나 상급자들로부터 어떤 지시사항이 와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다음 근무 때에는 크루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까 같은 계획도 미리 세워야 한다.

스윙매니저라는 시급제 매니저에서 더 노력(?)하여 월급제 매니저로 승진하게 되면, 그리고 더욱 더 노력하고 참고 견뎌 부점장, 점장으로까지 승진하면 위에서 말한 모든 어려움으로부터 해방될까? 아니,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노동 강도가 더욱 더 강해진다.

월급제 매니저의 경우 원자재 주문 및 관리, 크루 스케줄 관리 등 시프트 이외의 업무가 스윙매니저보다 더 많이 부여된다. 시급제 직원보다 급여를 더 많이 받는 월급제 직원이라는 게 비수가 되어, 하루 8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는 게 거의 당연시되어 버린다.

자기 시프트 시간이 끝난 이후일지라도 손님이 많이 와서 바빠지거나 하면 일을 돕느라 퇴근을 제때 하지 못하기도 하고, 심지어 일거리를 가져가서 퇴근 뒤에도 일하거나 쉬는 날에도 나와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

점장이나 부점장쯤 되면 모든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돌발 상황  발생 시 그에 대처해야 한다는 책임이 주어지기에, 출퇴근시간에 관계없이 매장운영 및 업무와 관련해서 늘 신경을 써야 하고,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매장에 나와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전 세계 많은 노동자들에게 영감을 준 칼 맑스(Karl Marx)는, 자본주의 사회는 이윤을 위해 늘 노동자들에게 자신이 받는 임금보다 더 많은 양의 일을 시키고, 그것이 바로 잉여가치가 되어 자본가들이 갖는 이윤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가치의 한 부분을 언제나 자본이(혹은 자본가가) 가져가버리기 때문에, 자본주의 하에서의 노동자는 설령 법으로 정해진 임금, 근로계약서상으로 정해진 임금을 온전히 다 받더라도, 노동자 자신이 만들어낸 가치의 전체가 아니라 일부밖에 못 받는 것이다.

법정 임금을 온전히 다 받더라도 그것은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착취이다. 그런 마당에, 아예 받지도 못한다면 그것은 '몇 배나 더 심한 초과착취'이다.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업계는 잘못된 관행을 통해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노동부분을 늘려나감으로써 노동자들에 대한 초과착취를 몸소 실현하고 있다. 그 초과착취가 적나라하게 적용되는 곳이 바로 매니저, 그 중에서도 시급제로 일하는 스윙매니저이다.

알바노조는 맥도날드와 단체교섭에 돌입한다.
 알바노조는 맥도날드와 단체교섭에 돌입한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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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는 노동자다

하루 24시간 내내, 1년 365일 내내 육체와 정신을 다 바쳐 노동하는 이들이 있다. 전쟁과도 같은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트라우마를 감내하는 이들, 상황이 완벽하게 돌아가도록 만들기 위해 스스로가 모든 일을 다 하면서 혼자서도 여러 사람 몫을 할 수 있는 다기능공이 되어야만 하는 이들,

깨어있는 시간 내내 매장의 모든 재산과 인력들을 돌보기 위해 신경 쓰느라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조차 돌볼 수 없는 이들,

회사로부터는 매장관리직이라고 불리며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갖는 특별한 존재이자 프로같은 존재라고 불리지만, 실상은 생계와 진급을 미끼로 자신의 급여보다 몇 배나 되는 일을 더 해야만 하는 극한의 착취를 참아내야 하는 이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자신이 노동자라는 진실을 결코 가릴 수 없는 이들, 그것이 바로 맥도날드의 '노동자라 불리지 않는 노동자', 매니저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박준규는 현직 맥도날드 노동자입니다. 알바노조는 한국최초로 맥도날드와 단체교섭을 진행합니다. 알바노조에 매니저, 크루, 라이더, 메인테너스 등 모든 직급 노동자들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문의 02.3144.0936 albanodong@gmdil.com



태그:#맥도날드, #알바노조, #단체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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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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