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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벚꽃이 지기 시작한 4월, '꽃만 피면 봄인가? 우리 권리가 꽃펴야 진짜 봄'을 외치는 청소노동자들이 있다. 최순실 예산은 6500억 원인데 청소노동자 임금 예산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립국악원 청소노동자, 매해 업체가 바뀔 때마다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임금, 고용, 단협 승계 투쟁을 벌여야 하는 아주대 청소노동자, 책임이 필요할 때는 서로 떠넘기기 바쁜 원청과 용역업체가 노조 탄압에는 한 몸이 되어 움직인다는 경북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40만에 이르는 청소노동자 대다수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이들이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 '청소노동자의 봄'을 준비하며 작성한 글을 토대로 <오마이뉴스>에 '청소노동자의 혹독한 겨울, 그리고 봄' 연속 기고를 보내와 싣는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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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모습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모습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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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았다.

4월 22일 토요일, 보신각에서부터 시작된 행진은 광화문까지 이어졌다. 전국에서 올라온 1000여 명의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자의 권리가 피는 진짜 봄을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빗자루와 손피켓에 요구안을 적어 권리를 외친 이들의 요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이었다.

"청소노동자의 봄은 최저임금 1만 원", "인권이 보장돼야 진짜 봄", "청소노동자의 봄은 고용안정", "차별이 없어져야 진짜 봄".

올해로 5회를 맞은 청소노동자 행진은 예년보다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매년 6월에 열리던 청소노동자행진이 벚꽃대선, 장미대선이라 불리는 꽃이 만발한 이 봄에 열리면서 '꽃만 피면 봄인가? 우리 권리가 꽃펴야 진짜 봄'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우리는 유령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라고 선언한 1회 청소노동자행진부터, 따뜻한 밥 한 끼 제대로 먹을 권리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현실을 폭로한 2회 청소노동자 행진의 '밥과 장미의 행진', 노동자라면 꿈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포기할 수 없는 꿈'을 주제로 한 3회 청소노동자행진, 마침내 '행복할 권리를 찾아서' 걸어온 4회 청소노동자행진까지 청소노동자의 일과 삶을 알린 지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청소노동자의 삶은 혹독한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최저임금, 반복되는 고용불안, 원청의 책임회피에 피곤한 간접고용 신분, 여전한 막말과 홀대에 가려진 인권, 그래서 권리를 말하면 가해지는 노조탄압.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청소노동자들의 모습.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청소노동자들의 모습.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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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선언한다.

3월 3일 청소노동자들은 세상을 바꾸는 토론회를 통해 직접 요구를 만들었고, 이를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에서 선언했다. 최저임금 1만 원은 먹고 살 수 있는 권리, 한 사람의 시민으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권리, 행복을 추구 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임금이 보장되야함을 선언한다.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쓰레기 치운다고 하찮은 취급받는 것이 아니다. 촛불을 들었던 그 혹독한 겨울에도 적폐가 가득한 사회를 깨끗이 쓸어버리고 청소하며,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말하던 청소노동자의 인권이 보장되야 새로운 세상이 온다. 고용안정이 되어야 한다.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밤잠 이루지 못하는 고용불안을, 사업비나 용역비의 숫자 놀음에 청소노동자의 삶과 권리가 놀아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야 봄이 온다.

용역인생 끝내고 청소노동자가 직접고용 되어야 봄이 온다.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 밥값, 상여금, 명절 선물 그 하나하나 마다 박혀 있는 서러운 차별이 없어져야 봄이 온다. 그리고 노조가 없다면 봄도 없다. 노조를 없애려는 사용자에 맞서 투쟁하며, 40만 청소노동자가 함께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청소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선언했다.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전북지역 청소노동자 노래패 '미녀시대'가 무대에 올라 노래공연 중이다.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전북지역 청소노동자 노래패 '미녀시대'가 무대에 올라 노래공연 중이다.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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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다.

그것도 촛불민심으로 적폐와 부조리를 끌어냈던 노동자와 시민들이 만든 유례없는 봄볕 가득한 대선이다. 누구는 벚꽃대선, 장미대선, 민들레 대선이라고 온갖 꽃을 비유해 말하는데, 과연 2017년 봄은 꽃만 폈다고 봄인가. 10명이 넘게 대선 후보가 나왔지만 노동자의 삶을 제대로 얘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노동3권 보장해서 노조 할 권리 보장하겠다는 후보를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꽃이 펴도 아직은 제대로 된 봄이 오지 않았다. 최저임금 1만원, 인권 보장, 고용안정, 차별해소. 그리고 이 모든 권리를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진짜 봄이다.

누구나에게 봄은 찾아온다. 그리고 누구나에게 꿈꾸고 싶은 청춘이 있다. 그런데 누군가의 봄, 그 봄이 어떻게 오는지 아는가. 봄은 절대 저절로 오지 않는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몇 번의 꽃샘추위를 보내기를 반복하며 비로소 꽃이 핀다.

지난 겨울, 청소노동자들은 당당했다. 적폐에 맞서 당당하게 외쳤고, 더러운 세상을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싹 쓸어버렸다. 이제 청소노동자들은 당당하고 찬란한 봄을 맞이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권리가 진짜 꽃피는 봄이 오기를 바라며 수많은 청소노동자들이 오늘도 투쟁 조끼를 입는다. 그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고 이겨내면서, 흩날리는 꽃잎 사이로 일터와 삶터에 울려 퍼질 청소노동자의 목소리 너머, 부디 찬란한 꽃길만 있길 바란다.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연극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지난 4월 22일, 5회 청소노동자 행진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연극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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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정지현 기자는 사회진보연대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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