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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상, 공약에서 빠지셨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포함돼 있다. 증세에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이 포함돼 있으니 확인해보시기 바란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날 현재까지 공개한 문 후보의 정책 공약 시리즈를 확인하면,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명시돼 있지 않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총 18개의 '내 삶을 바꾸는 정책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 중 법인세 인상 등 증세와 관련된 내용은 지난 12일 문 후보의 '경제비전-사람중심 성장경제' 기조연설로 채워져 있다.

여기서 문 후보는 "재정충당은 국민의 동의를 얻겠다. 국가부채의 증가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추진하겠다"라면서 "5년 간 세수자연증가분에서 50조 원을 조달하겠다. 부족한 부분은 법인세 실효세율 조정, 정책자금 운용배수 증대, 중복 비효율 사업에 대한 조정으로 충당하겠다.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증세하겠다"라고 밝혔다.

즉 법인세와 관련해서 실효세율을 조정하겠다고는 밝혔지만 법인세 인상 특히, 명목세율 인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은 것이다.

이는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이 포함돼 있다"는 문 후보의 발언과 배치된다.

지금까지 밝힌 '정책 시리즈'에는 없지만...

더불어민주당이 25일까지 발표한 총 18개의 '내 삶을 바꾸는 정책 시리즈' 중 일부. 법인세 실효세율 조정 등 증세에 대한 입장은 지난 1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제비전-사람중심 성장경제' 기조연설에 담겨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5일까지 발표한 총 18개의 '내 삶을 바꾸는 정책 시리즈' 중 일부. 법인세 실효세율 조정 등 증세에 대한 입장은 지난 1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제비전-사람중심 성장경제' 기조연설에 담겨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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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심 후보의 지적이 100% 맞다고만 볼 수는 없다.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증세하겠다'라는 대목이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이날 "증세에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이 포함돼 있다"고 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문 후보가 스스로 토론회를 통해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을 직접 거론한 적도 있다. 심 후보는 지난 13일 SBS·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문재인 후보는 (법인세) 명목세율 안 올린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증세 설계 순서에서 다른 증세를 먼저 하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해 국민 동의를 구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심 후보가 "자꾸 말을 바꾼다.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하나"라고 거듭 묻자, 문 후보는 "명목세율 25% 인상 (공약에) 포함된 것 아니냐. 제가 발표 안 한 것이지만 당연히 저희 공약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토론시작 전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 악수하는 심상정-문재인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토론시작 전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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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의 최종 공약집이 완성되지 않아서 사실 관계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지금껏 문 후보 측에서 밝힌 정책 공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문 후보의 정책 기조연설을 위주로 구성한 '내 삶을 바꾸는 정책 시리즈' 뿐이다. 여기에는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등과 같이 구체적인 수치와 재정설계 등의 구체적인 정책구조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문 후보 측에서 과표기준 500억 이상 기업의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대선공약집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도 지난 21일 보도된 바 있다.(관련기사) 이와 관련, 윤관석 민주당 공보단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최종 공약집은 주 후반께 나올 것으로 본다"라면서 "정책 우선순위나 수치 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지금 현재로서는 '문 후보의 공약에 법인세 인상이 빠졌다'는 심 후보의 주장이 대체로 사실이라고 보나, 문 후보의 최종 공약집이 완성되지 않은 점, 문 후보 본인이 최근 토론회에서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을 공약에 포함한다고 한 점을 감안해 이를 '논란'으로 판정했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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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심상정, #문재인, #법인세, #공약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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