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06 15:02최종 업데이트 18.09.21 16:16
유승민 의원이 지난 3월 28일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낙승이었다. 그는 '경쟁자'였던 남경필 경기지사를 경선에서 25.8%p 차로 득표하면서 승리했다. 이미 경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국민정책평가단 투표에서도 전승을 거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3년 전만 하더라도 '대선후보 유승민'을 상상하긴 어려웠다. 당장 2014년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의 12월 4주차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여권 후보 중 유 후보의 이름은 없었다. 당시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린 이는 김무성 바른정당 선거대책위원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현 경남지사) 정도였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의 같은 해 12월 2주차 조사에서도 유 후보는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2015년이다. 그 해 2월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혀 5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러나 이 때 부각된 존재감은 그를 대선주자로 확고히 자리잡게 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은 그 해 7월 17일 정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발표 이후 1주일 만에 유 후보를 추가해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를 다시 발표하기도 했다. 즉, 유 후보에게 2015년은 '시련의 해'였지만 정치적 자산을 확보한 해이기도 한 셈이다.




이는 유 후보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살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가 유 후보의 정치자금 사용내역(2012년부터 2016년까지)을 분석한 결과, 그는 2015년 한 해 '소통'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크게 늘려 썼다.





 






2015년 간담회·언론 비용에 쓴 정치자금 크게 늘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2012년 5월 2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유 후보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분석한 바 있다(관련 기사 : 2012-2014 유승민 정치자금). 같은 기간 유 후보는 ▲ 간담회 4427만여 원 ▲ 사무실 5377만 원 ▲ 언론 2770만 원 ▲ 인건비 8110만 원 ▲ 정책 101만여 원 ▲ 정치 1억2000만 원 ▲ 차량 1억883만여 원 ▲ 홍보 2423만여 원 ▲ 후원 260만 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했다.  





 





<오마이뉴스>는 유 후보가 2015년 1월부터 2016년 5월 3일까지 사용한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추가로 분석했다. 2016년 정치자금(1월~5월) 사용내역이 당시 20대 총선으로 선거비용 등으로 분류돼 기존의 정치자금 사용내역과 비교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분석 결과와 동일한 기준을 놓고 비교할 수 있는 것은 2015년 정치자금 사용내역이었다. 그 결과, 추가 분석한 유 후보의 정치자금 사용내역 중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의원·상임위·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비용과 기자 식대·다과 등의 '언론' 비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유 후보는 2015년 정치자금 중 '간담회' 비용으로 약 5153만 원을 썼다. 이는 같은 해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약 2억1547만 원)의 23.9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2014년 정치자금(약 1억3268만 원) 중 '간담회' 비용으로 약 1328만 원(10.01%)를 지출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는 2012년 때는 정치자금(약 2억1977만 원) 중 8.30%(약 1826만 원), 2013년 때는 정치자금(약 1억1105만여 원) 중 11.46%(약 1273만 원)를 '간담회' 비용으로 쓴 바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지출한 '간담회' 비용 합산액(4427만여 원)보다 2015년 한해에만 더 큰 돈을 쓴 셈이다. 




'언론' 비용도 크게 늘었다. 유 후보는 2015년 약 4662만여 원을 '언론' 비용으로 썼다. 이는 전년(2014년) 대비 약 3329만 원 증가한 금액으로 2015년에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의 21.64%에 이른다. 




2012년과 2013년의 '언론' 명목 정치자금 사용액과 비교할 때도 그 편차가 크다. 유 후보는 2012년 정치자금의 5.61%, 2013년 정치자금의 1.82%, 2014년 정치자금의 10.05% 정도만 '언론' 비용으로 지출했다. 앞서 '간담회' 비용과 마찬가지로 2015년 지출된 '언론' 비용(약 4662만여 원)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같은 목적으로 지출된 정치자금 합산액(약 2770만 원)보다 1.68배 더 많은 액수다.




유 후보는 대다수 이러한 '간담회'·'언론' 명목 정치자금을 원내대표 재임 시기(2015년 2월 3일~2015년 7월 8일)에 상당수 썼다. 그는 2015년 '간담회' 비용 약 5153만 원 중 64%에 이르는 3300만 원을 원내대표 재임 시기에 썼고, 이 중 약 2071만 원이 상임위와 의원 대상 간담회에 사용됐다. 같은 시기 전문가 및 정책개발 간담회 목적으로 지출된 비용은 약 1214만여 원이었다. 2015년 '언론' 비용에 쓴 정치자금 총액 4662만 원 중 78%에 이르는 3644만여 원도 같은 시기에 지출됐다.




유 후보가 2015년 의원·전문가(간담회 목적 정치자금) 혹은 기자(언론 목적 정치자금)를 만나 주로 찾은 곳은 고급 식당이었다. 여의도와 광화문의 중식당 '싱카이'를 39회 찾았고, 여의도의 일식집인 '키사라'에 25회 방문했다. 종로구의 한식당인 '향연'은 11회 방문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로 분석 기간을 늘리면 유 후보가 간담회·언론 목적으로 사용한 정치자금(식대) 사용처는 '키사라'가 81회, '싱카이'가 60회, '향연'이 11회였다.     




이외에 눈에 띄는 것은 '인건비-금융-여론조사·컨설팅-송사-정치활동'에 사용한 항목인 '정치' 비용 정도다. 유 후보는 2012년 '정치' 비용으로 1억2000만 원을 사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본인에게 상환한 금융비용이라 실질적인 정치활동을 위한 비용이라 보기 어려웠다. 유 후보는 그 뒤로 2년간 '정치' 비용으로 정치자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다가 2015년 11월 여론조사와 컨설팅 비용으로 550만 원을 시대정신연구소(여론조사-정치컨설팅 업체)에 지출했다. 2016년 20대 총선 공천 등을 염두에 두고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총선 때 선거비용 1억2568만여 원 사용




20대 총선이 있던 2016년 정치자금 사용내역(1월 3일~5월 3일)은 크게 선거 후 그 비용을 보전·청구할 수 있는 '선거비용' 항목과 '선거비용 외' 항목으로 분류했다. '선거비용' 항목과 '선거비용 외' 항목에 쓴 정치자금은 각각 총 1억2568만여 원과 총 2억4616만여 원이었다.




유 후보의 선거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선거사무장 등 선거사무관계자에게 지급한 수당 ·실비 등의 '수당' 명목이었다. 선거벽보·선거공보·후보자 사진의 작성 비용 등의 '공보' 명목 비용과 문자발송비용 등의 '문자' 명목 비용, 그리고 유세차 구입 및 임차료, 로고송 제작 등의 '연설·대담' 명목 비용과 선거사무소 등에 설치·게시하는 간판·현수막 설치 비용 등의 '간판-현수막' 명목 비용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유 후보는 '수당' 명목으로 선거비용 중 25.10%, 3155만여 원을 썼다. '공보' 명목으로는 선거비용 중 24.63%인 3095만여 원을 썼다. 또 '문자' 명목으로는 2208만 원, '연설·대담' 명목으로는 약 2116만 원, '간판-현수막' 명목으로는 1644만여 원을 지출했다.




'선거비용 외' 항목에서는 공천 등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에 소요되는 비용 등인 '정당비용'이 압도적으로 컸다. 유 후보는 이 명목으로 '선거비용 외' 항목 중 60.13%에 달하는 1억4803만여 원을 썼다. 이 외에는 ▲ 사무실 기본경비 2451만여 원 ▲ 지역 유급사무원 및 아르바이트를 대상으로 한 인건비용 1785만 원 ▲ 당선감사 현수막, 의정보고서 제작 등을 위한 공보비용 약 1721만 원 ▲ 기탁금 등의 수수료 1630만 원 등을 '선거비용 외' 항목으로 지출했다.




'선거비용 외' 항목에서 여론조사 비용 550만 원을 같은 해 3월 10일 지출하기도 했다. 이는 '선거비용 외' 항목 중 정책개발비로 분류된다. 유 후보가 그 이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정책 명목으로 지출한 비용은 2012년 101만1700원이 유일하다.   




한편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2012년~2016년 정치자금 사용내역은 첨부파일 혹은 링크된 구글드라이브(goo.gl/UHB09P)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2012년-2014년 국회의원 정치자금을 공개한 데 이어 2015년과 2016년(6월까지) 국회의원(문재인)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추가로 공개합니다. 구체적인 정치자금 사용내역은 기사 본문에 파일로 첨부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관련자료를 다운로드해서 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용내역이 있다면 제보게시판이나 기자쪽지로 보내주시면 검토해서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많이 활용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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