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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살아가기에는 버거울 것이 분명한 가엾은 길고양이를 발견한 캣맘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구조하여 모금을 하거나 자비를 들여 치료하고, 가정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입양을 보낸다. 하지만 그 구조와 입양의 꽃길에도 사각지대는 있었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구조는 그 작은 생명의 삶을 오히려 더 피폐하게 만드는 길일지도 모른다.

철장 안에서 나오지 못하는 고양이

지난 3월 초, 한 고양이 커뮤니티에 안타까운 글이 올라왔다.

동네 동물병원에 치즈색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는데, 어느 분이 다리 부러진 새끼 길고양이를 발견해 치료해달라고 맡긴 것이란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동물병원에 그대로 있기에 사정을 물어봤다. 동물병원에서는 처음에 구조해 맡기신 분이 다리 치료 후 데려간다고 했으나 "임신을 했다"며 데려갈 수 없다고 통보하는 바람에 결국 병원에서 내내 지내고 있다고 했다.

몸집은 커지는데 작은 철장 안에만 몇 달이고 갇혀 있으니, 병원 내에서라도 돌아다니게 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철장에서 풀어준 적이 있는데 사료 포대를 뜯어 먹는 바람에 다시 가둬놨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리가 부러져서 병원에 들어왔으나 치료 후에도 갈 곳이 없어 철장 안에서 어느새 성묘가 되어버린 고양이. 사연이 공유되자 안타까운 마음에 일단 집에 데려가 보호하다가 입양처를 구해주겠다는 고마운 구조자가 나타났다. '마틸다'라는 예쁜 이름도 지어주고 본격 입양전선에 올려보려 했으나, 막상 고양이를 직접 만나보니 상황이 심각했다.

다리를 다쳐 병원에 맡겨진 고양이인데 아직도 다리 상태가 나빠 보였다. 다른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해보니 골수염이 진행되고 다리가 썩어 절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새끼 고양이 때부터 약 8개월이 될 때까지, 그 작은 철장에서 갇혀 지내는 동안 다리가 썩어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애초에 이 치즈색 고양이를 발견해 다리를 치료해 달라고 병원에 맡겼을 때에는 분명 생명을 구하기 위한 선의였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후의 삶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았고, 누구를 위한 구조도 아닌 셈이 되었다.

 다리 절단 후 입양된 마틸다
 다리 절단 후 입양된 마틸다
ⓒ 깐깐한지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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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대신에 얻은 가족

고양이는 결국 다리 하나를 절단했다. 하지만 다행히 좋은 소식도 찾아왔다. 다리 절단 수술에서 채 회복하기도 전에, 고양이를 선뜻 가족으로 맞이하겠다는 입양자가 나타난 것. '깐깐한지니씨'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 입양자 부부는 마틸다의 사연에 눈물을 펑펑 쏟았단다.

"인터넷에서 사연을 접한 순간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첫 구조자와 수의사에 대해 화도 났고요. 그래도 치료만 잘 받으면 지금이라도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고 대성통곡했죠. 단순히 장애를 갖게 된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보통의 고양이들이라면 한창 뛰어놀았어야 했는데, 결국 사람들의 탓으로 더 이상 네 다리로 뛰어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장애묘를 입양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망설이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건강한 고양이들에 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 하지만 이들 부부는 마틸다의 장애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답한다.

"저희 부부는 원래 일곱 마리 고양이를 입양하자고 마음먹었는데, 그때 다짐했던 것이 바로 '여섯, 일곱째 아이들은 장애묘를 입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부부만큼은 손을 내밀어 주고 싶었거든요. 저희 집에 '분이'라는 고양이도 상안검결손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저희에게 너무나 큰 행복을 주는 아이예요. 마틸다 역시, 네 다리가 모두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건 전혀 문제 될 게 없었어요.

물론 장애의 정도에 따라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할 수 있지만, 마틸다처럼 다리 하나가 없는 고양이들도 기본 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매일매일 관찰하고 혹시 모를 안 좋은 변화에 대해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살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반려동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틸다의 경우, 누구든 구조 후 책임지고 관심을 기울여주는 이가 있었다면 다리를 절단하는 데까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람의 탓으로 생긴 장애다. 하지만 장애가 있더라도, 가족이 있다면 잘 살아갈 수 있다.

 입양된 고양이 마틸다
 입양된 고양이 마틸다
ⓒ 깐깐한지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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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 남동생이 '유기묘, 유기견도 결국 동물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맞아요. 그 동물들은 결국 누군가에게 버려졌다는 이유로, 또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외면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기묘도, 장애묘도 보통의 고양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반려동물을 들이려는 분들은 사지 말고 꼭 입양해 주세요. 똑같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고, 더불어 그 유기묘, 장애묘에겐 한 세상이 바뀌는 일이랍니다."

사람의 손에 버려지거나 다치고, 혹은 사람에게 구조되어 도움을 받는 등 길 위의 많은 고양이들의 삶이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길고양이를 '냥줍'하거나, 아픈 동물을 '구조'할 경우에는 그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에 대한 결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잠시 집에서 예뻐하다 내보내거나, 병원에 데려다 맡기고 손을 떼는 것은 도리어 그 생명의 삶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자그마한 철장에 갇혀 지내던 마틸다는 다리를 하나 잃었지만, 다행히 장애마저 보듬어줄 진정한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이와 같은 무책임한 구조와 그 후의 유기 및 방치는 또 다른 이름의 학대가 될 수 있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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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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