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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47.8%로 1위를 차지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 호남 이어 충청까지 2연승 거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47.8%로 1위를 차지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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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후보가 안방 사수에 실패했다. 문재인 후보가 대세론을 굳혔다.

29일, 더불어민주당의 충청권(대전, 충남 충북, 세종) 대선 경선 결과 문재인 후보는 호남에 이어 충청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47.8%)로 2승을 차지했다. 안 후보(36.7%)와의 득표율 격차는 11.1%포인트에 달했다.

충청에서 문 후보의 승리는 사실상 '대세론 굳히기'를 의미한다. 안 후보의 안방마저 빼앗았기 때문이다. 결국,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얻은 승리의 파장이 충청으로 이어졌다. 문 후보는 뒤이은 자신의 안방인 영남과 수도권 경선을 큰 부담 없이 치르게 됐다.

문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도 여유를 보였다. 문 후보는 이날 "손을 잡아주면 충청도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심장이 될 것"이라며 지역별 공약을 제시했다. 다른 후보들이 큰 틀의 국가운영 정책과 당내 개혁 방향을 밝힐 때 틈새까지 파고들었다.

치명타를 맞은 건 안 후보다. 그는 호남 경선에서 문 후보와 약 10만 표 차가 났다. 안 후보에게 충청 경선은 계백의 황산벌처럼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자리였다. 안방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해 만회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꾀했다. 충청 선거인단은 13만여 명이다. 안 지사가 이날 최소 5%포인트 이상 문 후보를 따돌리겠다고 한 이유다.

하지만 충청에서도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영남에서 최대한 버틴 뒤 수도권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술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 비해 조직력에서 열세를 보였다. 당내 충청권 지역위원장 대부분이 문 후보를 돕고 있다. 현장 1차 직접 투표 결과를 보면 안 후보는 충남에서 우위를 점한 반면 나머지 지역에서 문 후보에게 밀렸다.

하지만 주된 패인은 '대연정'에 대한 공감 부족으로 보인다. 애초 안 후보 측은 "충청이 대연정 호감도가 비교적 높다"며 자신감을 보였었다. 실제 안 후보는 대선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여러 국민여론조사에서 충청지역 지지도 1위를 차지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47.8%로 1위를 차지한 후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36.7%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 충청서도 1위에 오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47.8%로 1위를 차지한 후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36.7%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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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당 당원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었음이 새삼 확인됐다. 주로 민주당 당원과 민주당 지지자가 참여한 당내 경선 참여 여론은 충청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대연정 제안은 우클릭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역으로 '대연정'의 진의에 대해 여전히 설명해야 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할 말이 많은 때에 '대연정' 해명에 발목이 잡힌 꼴이다.

호남경선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못한 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를 위해 경선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동했다는 얘기다.

'대연정' 발목 잡힌 안희정, '문재인 맞짱' 꿈꾸던 이재명도 빨간불

이재명 후보 또한 경선 가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안 후보가 충청에서 선전해 문 후보의 과반을 무너뜨려야 결선 투표의 희망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그러나 열세 지역인 충청에서 15.3%를 얻어 성공적인 방어를 했다는 자평이다. 이어지는 영남권 경선에서부터 2위 자리를 탈환할지 여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 후보 진영은 막판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압승해 문 후보와의 '맞짱 승부'를 꿈꾸고 있다.

당내 경선이지만 충청권의 선택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47.8%로 1위를 차지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36.7%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 호남에 이어 충청까지 2연승 거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오후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에서 47.8%로 1위를 차지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36.7%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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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유권자들은 충청대망론을 원하면서도 단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과정에서는 충남 출신 이해찬 후보가 경선에 나섰지만, 정동영 후보를 택했다.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때에도 충남 논산 출신 이인제 후보가 나섰지만, 노무현 후보를 뽑았다. 이번 경선에서도 선택 기준은 지역 출신이 아니었다.

안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죽어도 사는 길"이라며 "끝까지 믿고 가겠다"고 말했다. 또 "안희정의 도전으로 선과 악의 낡은 진영정치는 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까지 가면 경선에서 우리가 이긴다"며 자신감도 잃지 않았다.

문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충청도가 결심하면 정권 교체된다'고 외쳤다. 충청권 민주당 유권자는 문 후보의 손을 들었다. 이번 민주당 경선 결과가 전체 충청권 민심과 정권교체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충청권 경선결과로 문 후보가 대세론을 다졌다. 안 후보는 크게 흔들렸다. 이 후보도 장애물을 넘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주춤'한 상황이다.



태그:#민주당 경선, #안희정, #문재인, #이재명,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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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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