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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부산·울산·경남 권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국민의당 부산·울산·경남 권역 합동연설회 참석한 박지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부산·울산·경남 권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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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기준 1만 170명 투표, 세 번 대박의 연속입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기자석을 향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현장투표가 부산·울산·경남에서 진행되던 28일, 거점투표소인 부산 벡스코 현장에서 한 말이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매 시간 경선 투표 참여자수를 페이스북·트위터 등 본인 SNS에 올렸다. 현장 기자들 사이에서 "공보실 알림보다 박 대표 페이스북을 보는 게 더 빠르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박 대표는 언행에 거침이 없다. 1942년생, 76세 나이에도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당을 이끈다. 현장 기자석에 수시로 와서 매시간 투표자수를 브리핑하고, 경선일마다 기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접촉면을 넓히는 언론을 향한 활동도 잊지 않는다. 안철수는 호남에 '보조타이어'라는 문재인 후보 측 송영길 선대본부장의 말에 "문재인은 '펑크(구멍)난 타이어'"라고 매섭게 응수하는 것도 그의 일이다.

특히 28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앞서 투표한 광주·전남·제주(25일), 전북(26일)과는 달리 국민의당 당원이 적고, 평일 선거여서 경선 흥행 부진이 예상됐다. 이를 의식한 듯 박 대표는 "오전 10시 현재 793명 투표, 지역 위원장님들 발로 뛰세요"라는 등 참여를 촉구했고, 이날 하루 동안에만 무려 40여 개 글을 게시했다.

고충은 없을까? 그는 이날 경선이 종료된 뒤 자정 무렵, 페이스북에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저는 제 체면이나 무엇도 가리지 않고 몸을 던진다. SNS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다. 기자들에게 사정도 잘 한다. 저와 함께 일하는 스탭 보좌진들은 죽을 지경이라는 걸 알면서도 밀고 나간다. 저라도 이렇게 해서 우리 당이 홍보되고 자극이 된다면 (그렇게)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저도 사람입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지역 경선이 시작되기까지 진통이 많았다. 당내 유력 주자인 손학규·안철수 후보의 경선 룰 합의가 수차례 불발됐던 탓이다. 다음은 그가 앞서 쓴 글이다.

"햇볕 나는 날엔 우산장사 아들을, 비오는 날은 소금장사 아들을 걱정하신 어머님이 계셨다는 옛날 얘기가 생각납니다. 제가 그러네요. 손학규 후보를 영입하는데 전력투구, 안철수-손학규 두 후보들 사이에서 비난받으며 경선 룰 합의 도출, 완전국민투표경선제 도입을 죽기 아니면 살기로 결정한 도박이 대박 터졌지만..." (3월 27일 오전 12:39)

"손학규를 영입하는데 제 지혜가 바닥났습니다. 경선 룰 합의에 안철수건 손학규건 죽이고 싶었습니다. 완전국민경선제 주장한 손학규는 저주의 대상이었고 여론조사 불응하는 안철수는 후보 등록하지 말라 했습니다. 완전국민투표경선? 탈모증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도박이 대박 났습니다. 우리당 당직자들 노고의 결과입니다." (3월 27일 오후 11:23/ 이후 일부 게시글 수정)

'정치 9단'으로 불리며 말할 때마다, 글을 쓸 때마다 기사가 되는 박지원 대표의 '개인기'는 전국 7개 지역을 순회하는 국민의당 경선에 큰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당의 한계도 명확해 보인다.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 26석 중 23석이 모두 호남 지역, 당원 약 55%도 호남에 몰려 있는 탓에 선거 열기도 호남 지역에 편중되게 나타난 것이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박주선, 안철수 후보가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부산·울산·경남 권역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부산·울산·경남 권역 합동연설회 지지 호소하는 국민의당 대선후보자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박주선, 안철수 후보가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부산·울산·경남 권역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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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호남 지역과 비호남 지역의 국민의당 경선 참여율의 차이는 컸다. 25일 광주·전남·제주에서 6만 2441명, 26일 전북에서 3만 382명 등 총 9만 2823명이 투표했으나 28일 부산·울산·경남에는 1만 180명이 참여했다. 경선이 끝날 때마다 "도박이 대박", "전북에서 홈런 쳤다"는 등 박 대표가 '대박'을 수차례 강조하는 데에선 오히려 조바심이 엿보이기도 한다. 당 경선 과정에 조직적인 동원 의혹이 있다는 일부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그런 와중에 박 대표는 홍석현 중앙일보 전 회장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만나는 등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소야대 정국이라 3단계 연정의 체제가 갖춰진다고 본다. 1단계로 당 후보 선출, 2단계 선출된 후보가 당과 협의, 3단계 연정"이라며 '3단계 연정론'을 제시하는 한편, "(저는) 그러한 것을 준비하고, 그러한 분을 만나 대화를 하는 것뿐이다. 그게 당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30일(목) 대구·경북·강원, 4월 1일(토) 경기, 2일(일) 서울·인천, 4일(화) 대전·충남·충북·세종 지역 경선을 앞두고 있다. 경선 일정이 이제 막 중반을 지나는 가운데, 25~28일 투표 누계에서 득표율 65.58%를 기록한 안철수 후보의 선출이 유력해보인다.

박 대표가 얘기하는 대로 끝까지 "성공적인 경선"이 돼 "이번 대선은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의 1:1 구도"가 될 수 있을까. 결과는 오는 4일 나올 예정이다.


태그:#박지원, #국민의당, #당대표, #안철수,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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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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