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 7회. 전,후기 통합 우승(1985년)까지 합치면 총 8회 우승이다. KBO리그 출범 후 지난 35년 동안 무려 1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특히 통합4연패를 달성하던 2011~2014년에는 '야구란 8~9개 구단이 투닥거리다가 결국 파란 팀이 이기는 경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KBO리그 최다 우승팀은 10회 우승의 KIA(해태) 타이거즈이지만 KBO리그 최고의 명문팀은 삼성 라이온즈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리그 출범 후 단 한 번도 6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명문 중의 명문 삼성이 작년 시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속담까지 깨버리며 1년 만에 2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삼성 전력을 지탱해 주던 외국인 선수들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한 시즌 최다 홀드, 역대 최다 홀드 기록을 가진 최고의 셋업맨은 도박 스캔들에 연루됐다. 2만4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새 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볼 면목이 없었다.

7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통합 4연패를 이끌었던 '야통' 류중일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현역 시절 '소리 없는 강자'로 불리던 김한수 타격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삼성은 90년대 중반 3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1994~1996년)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1세기 들어 가을야구에 실패한 것은 단 한 번(2009년)뿐이다. 한 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라지만 2년 연속 실패는 최고 명문 구단 삼성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투수] 저렴한(?) 외국인 투수, 그래도 작년보단 낫겠지

작년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와 앨런 웹스터는 시범경기에서 4승을 합작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정규리그에서도 지조 있게(?) 4승을 합작했다. 새로 데려온 요한 플란데도 2승에 그쳤고 아놀드 레온은 외국인 투수를 가장한 관광객이었다. 삼성팬들은 에스마일린 카리대의 안부가 궁금하다며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은 올 시즌 204cm의 장신 투수 앤서니 레나도와 일본 프로야구 경력이 있는 재크 페트릭을 영입했다. 두 선수의 몸값을 합쳐도(150만 달러) 한화 이글스의 알렉시 오간도(180만 달러)나 KIA타이거즈의 헥터 노에시(170만 달러) 한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국인 선수들의 현실적인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다고 봤을 때 삼성은 FA 투수 우규민과 터줏대감 윤성환, 그리고 명예회복을 노리는 장원삼 등 토종 선발진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작년 시즌 풀타임 마무리로 활약하며 25세이브를 올린 심창민이 올해도 변함없이 뒷문을 책임진다고 기대한다면 삼성 불펜은 선발 투수와 심창민을 연결해 줄 필승조 구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좌완 박근홍과 백정현, 우완 김승현과 이승현, 잠수함 권오준과 김대우 등이 있지만 1이닝 정도를 확실히 믿고 맡길 수 있는 검증된 '믿을맨'이 부족하다는 것이 삼성 불펜의 약점이다.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경주고 출신 루키 장지훈의 활약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차세대 선발 투수로 키우고 있는 2016년 1차 지명 선수 최충연이 시범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1.57로 무너진 것과 달리 장지훈은 시범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1패1홀드1.50을 기록했다. 특히 피안타율이 .150에 불과해 제구력만 안정된다면 입단 첫 해부터 1군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주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 예상 라인업

2017년 삼성 라이온즈 예상 라인업 ⓒ 양형석


[타선] '국민타자'와 함께 하는 마지막 시즌

팀 타율 3할을 넘기던 시절 만큼은 아니었지만 삼성은 작년 시즌에도 팀 타율 3위(.293), 팀 안타 2위(1492개), 팀 득점3위(852점)에 오르며 나쁘지 않은 공격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삼성은 작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 공격의 중심이었던 최형우(KIA)가 팀을 옮겼다. 이로써 삼성은 통합 4연패의 주역이었던 중심타선 3인방 채태인(넥센 히어로즈), 최형우, 박석민(NC다이노스)이 완전히 해체됐다.

작년 시즌 시범 경기 타율 4할을 기록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는 시즌 내내 부상에 허덕이다가 44경기만 출전한 채 일찌감치 짐을 쌌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 5년 경력의 오른손 거포 다린 러프를 영입했다. 러프가 4번 타자로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삼성은 최형우의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타선의 좌우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김한수 감독은 올 시즌 차세대 간판타자 구자욱을 우익수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해민이 중견수, 구자욱이 우익수로 고정되면서 좌익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군에서 복귀한 김헌곤과 2011년 신인왕 출신의 배영섭, 여기에 뛰어난 수비와 팀 내에서 손 꼽히는 도루 능력을 가진 이영욱도 있다. 17년 연속 100안타에 도전하는 박한이 활용법 역시 김한수 감독의 고민거리다.

삼성의 영구결번 예약자이자 KBO리그의 전설 이승엽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작년 시즌 타율 .303 27홈런118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은퇴하는 것이 쉽게 이해되진 않지만 이승엽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낸 듯 하다. 한국 야구사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많은 업적을 남긴 '국민타자'가 어떤 마지막 시즌을 보낼지 지켜 보는 것도 올해 삼성 야구를 즐기는 커다란 관전 포인트다.

[키플레이어] 잠실 떠난 이원석, 장타 터질까

삼성은 지난 2004 시즌이 끝난 후 선동열 감독이 부임하면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현대 유니콘스로부터 FA 최대어 심정수와 박진만(이상 은퇴)을 동시에 영입했다. 삼성에게는 좋은 선수를 돈으로 사들여 전력을 키운다는 의미의 '돈성'이라는 부정적인 닉네임이 따라 붙었다. 그런 시선들을 의식했기 때문일까. 삼성은 심정수와 박진만을 마지막으로 10년 넘게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았다.

그런 삼성이 무려 12년 만에 수혈한 외부FA가 바로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하던 멀티 내야수 이원석이다. 2014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이원석은 상무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작년 시즌이 끝나고 뒤늦게 FA를 신청했다. 2년 동안 1군 경기를 거의 소화하지 못했지만 삼성은 이원석에게 4년27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그만큼 이원석이 가진 능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박석민의 이적과 발디리스의 부진으로 작년 시즌 마땅한 3루 요원이 없었던 삼성은 올 시즌 이원석을 주전 3루수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원석은 시범경기에서도 주로 3루수로 활약하며 타율 .391 1홈런으로 시즌 개막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이원석이 붙박이 3루수로 활약해준다면 2루에 백상원과 조동찬,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강한울을 번갈아 투입하며 내야진을 더욱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원석은 두산 소속이던 지난 2013년 85경기만 뛰고도 10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다. 작년 시즌에도 상무에서 복귀해 7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드넓은 잠실구장을 벗어난 이원석이 타자친화형 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기대만큼의 장타를 터트려 준다면 올 시즌 삼성의 타선은 크게 힘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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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전력분석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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