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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발굴 전문가 박선주 "전문가 아니면 동물뼈 사람뼈 식별 못해"
ⓒ 김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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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장윤선의 팟짱>'이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의 팟짱
■ 채널 :
오마이TV웹 http://omn.kr/tv
유튜브 http://omn.kr/fjo3
카카오TV http://omn.kr/mp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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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
■ 출연 : 박선주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아래는 29일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과 박선주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가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박선주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박선주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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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어제(28일) 세월호 인양 과정 중에 반잠수식 선박에서 발견된 골편은 결국 동물의 뼛조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는 이와 관련해 보다 정확한 검증을 위해 DNA 감식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들은 당시 화물칸에 냉동 식재료 차가 있었기 때문에 혹시 이 안에 있었던 식재료로 쓰인 동물 뼛조각이 아니냐는 추론도 하고 있습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소동 앞에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또 한 번 눈물을 쏟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희가 선체 인양 이후에 유해 발굴 과정과 주요 쟁점에 대해서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님 모시고 자세한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오십쇼.
"네.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단장을 최초로 지내셨고요. 진실화해위원회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조사 단장을 역임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유해 발굴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교수님 어제 정말 어처구니없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유골이라고 했거든요. 그랬다가 해수부가 갑자기 동물 뼈라고 다섯 시간 만에 정정했습니다. 골편을 보면 사람인지, 동물인지, 새인지 구분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모양이죠?
"네. 그건 어려운데요. 사실은 거기 18cm 정도 되는 게 있다고 했거든요. 같이 나왔나 본데. 18cm 정도면 상당히 큰 부위이기 때문에 훈련을 잘 받았으면, 동물 건지 사람 건지는 구분이 되죠. 상태가 어떤지, 저는 TV만 보고 얘기하니까요. TV에 사진이라도 올라왔으면, '아 이거' 할 텐데 그런 게 전혀 없었고요. 또 그걸 발표하기 전에 신중하게 전문가한테 확인을 구하고, 사람 거라고 확실히 밝혀지면 그때 발표하는 게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오늘(29일) 오전 해양수산부에서 브리핑을 했는데요. 영상 촬영 같은 건 자신들의 몫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건 국과수의 역할이어서 영상 촬영은 별도로 하지 않았다.
"모든 발굴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자료를 남기는 거거든요. 그중의 하나가 사진입니다. 현장 그대로 여러 방향에서 사진을 찍어서 남기고, 비디오를 촬영해서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다시 보는 작업이 발굴할 때는 꼭 필요합니다. 저희도 현장에서 유해 발굴할 때, 발굴하기 전에 찍고, 발굴 중간중간 찍고, 다 끝나서 찍고, 실내작업 들어가서 감식할 때 또 찍고. 사진을 몇십장씩 찍습니다."

-이게 사실 증거죠.
"네. 그게 증거니까. 저도 3일 전에 국회에서 수습 방안을 말할 때 그 얘기를 했거든요. 모든 과정은 전부 다 영상 기록과 사진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 그리고 또 간 사람이 발굴일지에 다 적어줘야 한다. 이 세 개가 남아야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비교해 가면서 찾아볼 수가 있죠."

-해수부에 따르면 영상기록은 없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게 어디서 수습됐는지는 추정하기 어렵다는 게 오늘 아침 이철조 단장의 설명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초에 나온 장소가 있을 것 아닙니까? 거기서부터 찍어나가는 거죠. 그 전에 흘러나온 건 모르니까요. 최초부터 찍어 놓고. 그다음에 이게 어디서 흘러나왔을까? 무슨 동물 뼈일까? 사람 뼈일까? 이걸 순서대로 해나가야 하죠.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가야 하는데, 교과서적인 방법이 아니고요. 또 해수부가 그런 걸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 같아요."

-이 선체 인양의 목적이 무엇인가? 어느 목적에 충실한 인양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요. 해수부는 배를 먼저 꺼내는 작업에 충실한 것 아닌가. 인양의 목적은 사람을 찾는 건데, 사람 찾는 것보다 배만 우선 꺼내겠다는 생각을 갖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아침 나온 내용이 몇 가지 있습니다. 무게가 8500톤에서 배수 작업이 원만하게 안 되고, 배수를 하겠다고 구멍을 뚫었는데, 거기서 기름 유출이 되면서 작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인 건데요. 중요한 건 유실방지망 같은 걸 제대로 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배를 이동했습니다. 유실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배가 좌현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미수습자들이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만약 우현 쪽 유실망이 있는 쪽에 유해들이 있다면, 그 반대쪽으로 갈 가능성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 반대쪽 방향에 한두 명이라도 있었다. 그러면 그 밑에는 유실망을 안 했거든요. 바닥에 붙어 있었으니까. 근데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평형이 깨지니까 유실이 될 가능성이 좀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그쪽에 미수습자가 없기를 바라야죠."

-해수부 장관 등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좌현 선미 쪽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자기들이 한 거 보면 좌현 선미 쪽에 있고, 선수에도 3명인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걸 감안해서 그쪽과 연결된 창문들은 다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하죠. 좌현에 넘어져 있던 그쪽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막아주고 나서 배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수부는 지금 유실방지망을 설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추가 설치 계획 없다.
"왼쪽은 안 하겠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왼쪽에 유해가 없다고 생각하나 보죠. 그쪽 방에는."

-근데 그걸 단정할 수 있습니까? 왜냐면 지금 동물 뼛조각이 발견된 장소도 원래 화물칸에 있었던 게 나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글쎄요. 화물칸에 있을 때 그것도 상자 안에 들어있다든지 그랬지, 고기가 그냥 바깥에 나와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상황인지 전혀 저희가 모르니까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상당히 어려운데요. 만약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반대쪽에 선실, 특히 객실 쪽의 창문은 지금이라도 막아주는 게 좋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 산 동물이 실렸다는 걸 저희가 뉴스로 듣지 못했고, 또 하나 제주도에는 살아 있는 돼지는 싣고 갈 수가 없다면서요.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산채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죽은 동물 뼈일 텐데요. 물론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들은 당시 화물칸에 식자재를 넣어둔 냉동 탑차 있잖습니까? 그 차에 있었던 게 흘러나온 거 아니냐는 추론을 하고 있거든요.
"네. 뭐 가능한 얘기죠. 근데 그건 저희가 선체 안에 들어가서 조사해봐야 하고요. DNA 감식하겠다는 게 사람과 돼지는 DNA 구조가 다르니까, 다른 구조로 나타나면 다른 동물 뼈라고 할 수 있고. 그게 왜 거기 나와 있는지는 선체 안을 조사해서 탑차 같은 게 있다면 그게 밝혀지겠죠."

-돼지 뼈라고 했어요. 그건 확정할 수 있습니까? 육안으로 감식 가능한 건가요?
"18cm 정도면 작은 뼈는 아니거든요. 돼지가 다리가 있는 건데. 근데 어떤 뼈인지를 사진을 안 봐서 몰라요."

-지금 자료를 남겨 놓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정확하게 판단할 수가 없는.
"자료가 있으면 저희가 그걸 보고, 이건 돼지 뼈 어느 부위라는 걸 알 수가 있는데. 그런 자료를 좀 공개하든지, 국과수에 가 있으면 국과수에서 전문가들한테 볼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건 육안으로 저희가 해부학적으로 판단하는 거고, DNA 검사를 하면 사람과 동물은 구조가 다르니까요. 그건 밝혀질 겁니다."

-감식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까?
"부지런히 하면 2주 정도면 충분히 나올 수 있죠."

-만약에 화물칸에 있었던 식자재라고 한다면, 이게 뒤집어져서 A데크로 올라온 거 아니겠어요? A데크, B데크는 사람들이 있던 객실이고, C데크, D데크 화물칸이라고 하면 화물칸에 있던 게 위로 올라온 거 아니겠어요?
"그렇게까지 화물이 뒤집히면서 올라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추정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결국 선후 관계를 다 살펴봐야 하는데요. 그런 걸 살펴볼 수가 없으니까 쉽게 단정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죠."

-오늘 아침 이철조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동물의 골편이 뻘에 박혀있었던 걸 빼낸 거라고 했는데요. 지금 뻘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 뻘과 함께 뼛조각들이 유실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저희가 3일 전에 국회에서 수습 방안을 얘기할 때, 물속에서 유해가 3년 동안 있었을 어떻게 변했을까. 그걸 연구하는 학문 분야가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그런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자료도 없고, 외국 자료들을 가지고 일반론으로 보니까. 한 달, 두 달, 석 달, 16개월, 36개월, 12년, 32년 이런 샘플들이 쭉 있는데요. 거기 보니까 3년쯤 되면 조직은 다 떨어져서 없고, 뼈도 관절이 붙어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나와 있어요. 그리고 손가락, 발가락 같은 건 다 없어져 버리고. 머리도 굴러떨어져서 없고. 큰 뼈들도 가라앉아서 이제 뻘 문제가 나오는데, 저희가 수습할 때 조심할 게 뻘이 만약 객실 안에 들어와서 있다면 얼마큼 있는지, 혹시 뻘이 두꺼워서 그 밑에 있는지. 아니면 별로 두껍게 쌓이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런 경우에 잔뼈들은 그 안에 있을 수 있고, 치아 같은 것도 빠지면 거기 빠질 수도 있고. 그런 문제가 있죠.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게 아이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얘기가 나와 있죠? 구명조끼가 있을 때 사실 시신은 한 번 물에 가라앉았다가 떠오르죠. 부패하면서 가스가 생기면 떠올랐다가 가스가 빠지면 가라앉죠. 그런데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입었기 때문에 일반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시신과 같은 과정을 거쳤는가. 아니면 천천히 가라앉았을까. 그런 것도 전부 다 검토를 해봐야 합니다. 처음 시신이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죽어서 물 위에 떴다. 그랬을 때 제일 먼저 공격하는 게 물고기들이죠. 그다음에 시신이 시간이 지나서 관절이 분리되는 단계에 오면 분리된 뼈들이 사용한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많이 사용할수록 빨리 분리가 일어나는데요. 그래서 바닥에 떨어진다든지 하면, 대개 36개월쯤 되면 다 분리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밑에 가라앉았을 거고, 가라앉는 그 순간부터는 바닥에 사는 생물들이 달라붙어서 영향을 미치게 되고. 바닷속은 아주 복잡해요.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유해가 바닥에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거기에 뻘이 위에 쌓이기 시작해서 쌓였다. 근데 그 뻘을 뽑아낸다고 하면 유해가 같이 따라 나올 가능성이 많죠."

-그럼 이 뻘이 굉장히 중요하네요.
"그렇죠. 근데 뻘이 안 쌓였으면 다행인데, 맹골수도 밑바닥에 뻘이 얼마나 쌓이는지 연구된 게 없잖아요. 게다가 배 안이니까. 물론 뼈들이 조류, 온도, 염분 이런 영향도 받겠지만. 뻘이 만약 쌓여있다면 그런 문제가 있고. 안 쌓였을 수도 있고. 조금밖에 안 쌓였을 수도 있고. 일단 해수부가 서두르지 말고, 학생들이 있다고 추정되는 장소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먼저 수색대 선발이 들어가서 현장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되죠. 예를 들어서 뼈들이 일부는 붙어있고, 또 떨어져 있지만, 한 사람씩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떨어져서 서로 엉켜서 구분하기 어렵다든지. 그걸 가지고 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체를 세울지 말지, 어떤 방법으로 유해를 찾을지가 논의되어야 하는데, 그런 논의가 전혀 안 되어 있죠."

-그러니까 지금 일에 두서가 없어요. 해수부가 우선 배부터 꺼낸다는 것에 몰두해서 정작 진짜 중요한 사람 찾는 일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가. 지금 가족들의 마음은 이게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 매우 심각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럼 교수님 세월호가 누워 있었던 현장 수색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어요. 뻘을 파고 수색하는 작업이요.
"지금 펜스도 쳐 있지 않습니까? 거길 잠수부가 들어가서 세 번, 네 번 보겠다고 하는데, 눈으로는 찾기가 어렵고. 외국 보면 쌍끌이 같은 걸로, 네모로 격자무늬로 돼 있죠. 그게 쭉 바닥을 파듯이 훑어서 들어 올리는 거죠. 들어 올려서 뻘 같은 건 망 사이로 빠져나가고, 걸려있는 것들을 쭉 찾아서 뼛조각이나 치아 같은 것들이 있다면 건져낼 수 있죠. 그건 지상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입니다."

-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대뼈, 속뼈, 치아 정도만 발굴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뼈가 사람 몸에 206개가 있어요. 그 뼈를 형태에 따라서 긴 뼈, 짧은 뼈, 머리뼈, 편평뼈. 불규칙 뼈라고 해서 등뼈라고 하거든요. 그중에서 손가락, 발가락 같은 건 분실됐을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육상에서 움직이지 않는데도 발굴해 보면 손가락, 발가락뼈가 남는 경우가 드물어요. 그런 것들은 미리 삭든지, 아니면 빠져나가 버릴 수도 있고. 가장 잘 남아 있는 게 치아인데요. 치아는 아래턱까지 박혀 있으니까 되는데, 머리뼈가 부패해 떨어져서 굴러나갔다든지 하면 안면 부위가 상해서 떨어져 나가죠. 다 붙어있는 것들이니까. 그래서 따로 떨어져서 뻘에 박혀있다든지 했을 텐데, 뻘을 조사하지 않고 그냥 빼 버리면 유실될 가능성이 있게 되는 거죠."

-좌현 화물 램프를 절단했거든요. 그걸 바닷속에 빠뜨렸는데. 괜찮다. 이철조 단장은 컨테이너가 막고 있기 때문에 유실 가능성은 없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어요. 그럼 이 해수부의 해명이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건 아닐까요?
"지금 해수부가 얘기하는 건 램프가 선창에 관련되어 있는 거지, 객실은 아니라는 거거든요. 갑판에 의해서 객실하고 선창이 구분되어 있잖아요. 그럼 그게 열렸어도 객실 건 선창으로 들어갈 확률은 높지 않죠. 근데 문제는 선창 안에 차들이 있는데, 거기에 승객 명부 없이 그냥 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실종자로서 경찰에 신고가 돼 있는지 그걸 모르겠어요. 경찰이 발표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사람들 건 유실될 가능성이 있죠. 그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니까."

-선체 조사의 ABC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우왕좌왕하고 있는데요.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진 상태이고요. 배수를 하려고 했더니, 기름이 나와서 다시 틀어막고. 천공을 굉장히 많이 뚫어놓은 상태이고요. 지금도 101개 정도에는 유실방지망이 없는 상황에서 오는 겁니다. 30일에 출발해서 31일 자정 혹은 새벽 무렵에 도착하게 될 텐데요. 해수부가 초반부터 배를 절단하겠다고 주장했다가, 지금은 전문가들의 반대로 일단 입장을 번복한 상황입니다. 일단 선체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희 수습 방안에서 논의한 게 그런 걸 발굴하려면 계획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하느냐는 거죠. 중요한 조사 목적이 유해를 찾는 거니까. 그걸 찾고자 할 때 생겨날 수 있는 문제가 뭐가 있는가. 객실 안에 있었을 때, 객실이 지금 옆으로 누워져 있으니까. 가능한 문제들을 모두 도상에서 숙지하고, 거기에 따라서 대책을 어느 정도 할 걸 준비하고 수습을 시작해야 하죠. 그런데 안에 들어가려면 여러 가지 부유물이나 잔존물이 있어서 작업하는 데 방해가 될 겁니다. 잔존물을 들어내야 사람이 진입할 수 있는데요. 잔존물을 들어내는 과정에서 행여 남은 유해에 영향을 줘서 유해가 상한다든지 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겠죠. 그걸 막기 위해서는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만. 그런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같이 들어가서, 그 일하는 사람들은 용역업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용역업체 사람들은 뼈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하죠. 그러니까 하다가 손상이 가지 않게, 현장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게, 감독해야지만 될 것 같아요."

-이번에 뼛조각이 발견될 때도 인부들이 발견했다는 거고요. 신발, 작업화, 구두 등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정보들이 마구 나오면서 국민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어요. 동물도 무슨 신발하고 같이 나왔어요. 앞서 구명조끼 말씀을 하셨는데, 구명조끼는 재질상 썩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썩지 않아도 물고기들은 그 안에 다 돌아다니니까 떨어지는 거죠. 바깥으로 나올 수가 있죠. 남아 있을 수도 있고, 바깥에 있을 수도 있고. 그리고 만약 그때 신발을 신었다면 관절이 분리되어 떨어지면서 신발 안에 발은 그냥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어요. 저희가 6.25 전사자들을 발굴할 때 보니까, 군화 안에 그냥 발 뼈가 그대로 들어있는 경우를 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죠."

-군화 안에 발 뼈만 그대로 있던 게 몇 년 된 유해인가요?
"70년이죠. 6.25 전쟁 때니까."

-만약 우리 미수습자들이 당시 신발을 신고 있었다면, 신발에 그대로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작년에도 신발 같은 거 유품이니까 다 조사해야 된다. 해수부도 거기에 동의했고, 그걸 일일이 열어봐서 없으면 분리해 나가는. 근데 이번에 발표할 때 혼란을 주기 딱 맞았던 게, 뼈가 나왔다. 유골이라는 말을 쓰게 되니까 그렇게 됐죠. 동물 뼈보고 유골이라는 말은 안 쓰는데. 유골이라는 말을 쓰면서 운동화가 같이 나왔다. 그러니까 자기들도 일단 사람으로 생각 했나 본데. 선창 쪽에서 나온 거죠? 선창 안에 있었던 작업화 등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전부 다 잘 살펴봐야 될 겁니다."

-오늘부터라도 국과수 전문가가 반잠수식 선박에 함께 타서 혹시라도 발굴될 수 있는 미수습자 혹은 관련된 물품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는 입장이 나왔습니다. 지금이라도 하는 게 다행이라고 봐야 됩니까? 근데 한 명으로 되겠습니까? 해경 1명, 국과수 1명이라고 오늘 발표했거든요.
"그게 법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거든요. 변사체이기 때문에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갈 수 없는 작년에 그런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들어가기 어려웠던 게 '이건 변사체니까 민간인이 손을 못 댄다' 뭐 이런 게. 근데 올해 특별법이 통과하면서 위원회에서 민간 또는 전문가한테 위임·위탁한다고 했기 때문에 이제 근거는 있죠. 그런 데다 지금 반잠수선은 주위에 펜스를 다 쳤다고 하니까 나중에 배를 들어 옮기면서 주위 펜스를 일일이 살펴봐야겠죠. 혹시 거기서 유실돼서 뭐 나오는 게 있을까. 그리고 천공을 뚫었다는 게 객실 부위를 뚫은 건 아니고, 선창을 뚫었다는 거 같은데. 그럼 선창에 있는 거에 문제가 있지, 객실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만약 우리 아이들이 객실에 있었다면 그대로 있을 가능성이.
"근데 들어 올릴 때 객실 창문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완전하게 배제할 수는 없죠. 특히 작은 뼈들은. 그래서 쌍끌이처럼 쭉 한 번 걷어 내보자는 얘기를 하는 거죠."

-교수님 지금 조사 기간이 길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근데 얼마나 소요가 될까요? 우리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가족들을 찾고 싶은 마음이 큰데, 시간을 특정할 수 있을까요?
"작년에 해수부가 짠 건, 인양부터 선체 소독, 안전까지 하는데 한 달 쯤 잡았어요. 그리고 미수습자 시신을 찾는 작업은 3달. 그리고 선창에 혹시 더 남아있을지 모르는 사람 두어 달. 해서 최장 5개월까지 잡았는데, 상당히 이번에 빠르게 인양하고 들어오는 거 같네요.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고. 유족분들도 하루라도 빨리 유해를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데, 너무 서두르다 보면 유해가 섞일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의 뼈를 가져갈 수도 있는 일이 생길 수가 있어요. 조금 더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근데 기다림이 너무 길어서요. 이렇게 금방 올라올 수 있는 걸 왜 3년이나 걸렸을까 전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건 일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작년 7월인가, 6월에 들어 올린다고 했을 때 계획은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거였어요. 밑으로 집어넣어서 들어 올리려고 했더니 무게중심이 뒤로 실려서 배가 꺾어지려고 했죠. 그다음에 선미가 바닥에 닿았는데, 그것까지 같이 들어 올리려고 하니까, 이걸 뚫어서 빔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그 빔 하나가 몇십 미터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돌바닥에 있기 때문에 그걸 다 파면서 집어넣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그러다가 그게 실패하니까 겨울에는 잠수부가 들어가기도 힘드니까 올 4월에 한다하면서, 작년 겨울에 중단한 거예요."

-지금 여러 가지 발굴 방법 등이 나오는데요. 교수님 만약에 지금 선체를 절단하지 않으면 터널식으로 길을 만들어 들어가서 선체 조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터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무거나 밟거나 해서는 안 되고, 모든 것에 전문가들과 함께.
"같이 진행돼야 하죠. 그 안이 컴컴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안전시설도 해야 되고, 부유물도 걷어내고, 조명도 다 해줘야 하고 그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남아 있어요. 그런 복잡한 일이 끝난 다음에 수색대가 들어가야 하는데. 왜냐면 수색하는 사람들의 안전도 우선돼야 하니까. 근데 해수부가 종합적인 계획이 없는 것 같아요."

-해수부가 오늘 발표도 '우리는 선체 인양을 하는 부서다. 발굴이나 수습 등은 국과수와 얘기해라.' 이런 식이더라고요.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왜냐면 팀이 또 따로 있어요. 대외협력팀이라든지, 수색팀, 대국민홍보팀. 이렇게 쭉 나뉘어 있는데, 그 팀하고 다른 것 같아요. 인양 과정이 따로 있고, 대외협력팀장이 또 따로 있는 걸로 봐서. 아까 해수부로부터 연락받았는데, 원래는 24일에 해수부가 온다고 했어요. 근데 24일에 못 만나고, 어제 만나기로 했는데 안 왔더라고요. 어제(28일) 아침에 전화가 됐는데, 자기들이 배가 들어온다고 해서 허겁지겁 목포에 내려와 있다. 올라올 수가 없으니까 교수님 내려와 주시라고 해서 내일(30일) 아침에 목포로 가려고 합니다. 가서 수색대 용역업체들 사전 교육도 시키고 해수부 직원들한테도 이런 유해발굴을 할 때는 어떤 디자인으로 해야 하는지 설명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9명의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것이고요. 지금 9명에 얼마나 더 있을지 알 수 없어요. 왜냐면 세월호 당시 탑승 인원이 추정치고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앞서 교수님 말씀대로 화물차에 신고하지 않고 탑승한 운전자가 계신다면 그런 분들도 발굴할 책임이 있는 건데요. 핵심적으로 해수부가 반드시 사전에 점검하고 제일 유의해야 되는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유해를 뼈 한 조각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고, 거기에 따라서 계획이 만들어져야 하거든요. 사실 일사불란하게 톱니바퀴 돌아가듯이 해야 하는데요. 그렇게 하려면 예를 들어서 발굴을 국과수에서 한다. 그럼 발굴하기 전까지 거기 가서 조사는 누가 가서 합니까?"

-이건 해경이랑 하라는 거죠.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유해 발굴 수습단이든지 만들어서 맨 위에서부터 나머지를 통제해서 현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수습이죠. 그게 바깥으로 나와서 감식하는 과정. 감식은 국과수에서 하면 되고. 국과수 자체가 가서 선체조사를 하지는 못할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은 전부 일사불란하게 조직에서 이루어져야 하지 않느냐. 그래서 처음부터 훈련된 전문가라든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수색대와 같이 현장에 들어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합니다. 만약 유해가 나왔다면 정지하고 그때 국과수가 와서 수습하든지. 그런 것들을 결정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는 것 같아요."

-3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우왕좌왕합니다. 3년이 지났는데 해수부는 변한 게 없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는 이유인데요. 교수님 내일 목포에 내려가시면 정확하고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서 더 이상 헤매지 않게. 더 이상 이런 소동이 빚어지지 않도록 교수님께서 잘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작업을 할 때, 국과수 같은 곳에 근무하는 사람 또 해양생물학자 그런 사람들이 들어갑니다. 이 사람(해양생물학자)들은 뭐냐면 사망 시기를 추정하기 위한 건데, 우리는 사망 시기는 정해져 있잖아요. 사망 장소도 알고 있고. 그러니까 해양생물학자는 나중에 도와주면 되죠. 왜냐면 유골에 따개비 같은 게 붙어 있고 하거든요. 그게 자라나는 정도를 보고, 36개월이 맞다, 아니다 하는 게 정해져 있으니까. 그다음에 발굴과 감식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들어가서 서로 밀접하게 협력 관계를 가져야 해요. 그래야지만 탈 없이 돌아갈 수 있는데, 이게 조금 삐걱거리는... 국과수는 국과수대로 자기네 위상이 있으니까, 좀 더 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외부 사람이 같이 들어와서 하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건 아닌데. 이건 국민적인 관심사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온다면 실망이 굉장히 큽니다. 그런 점에서 부처 간에 이런 건 다 버리고."

-부처 간에 이기주의 이런 게 있으면 안 되죠.
"네. 전문가들끼리 협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고 일해야 하지 않나 싶죠."

-지금 공 세우려고 하면 안 되는 거고요. 국과수 직원이 이제야 투입된다는 게 충격이고요. 세월호 인양 얘기가 언제 나왔고, 언제부터 준비되고, 가족들은 언제부터 가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바다에 빠져서 죽은 분들을 시설로 끌어올려서 발굴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설사 물에 빠져 돌아가신 분들도 조직이 있고, 이런 사람들 건져서 그때는 국과수가 하면 되죠. 근데 국과수는 신원 확인만 하려고 할 거고. 유해 발굴했던 사람들은 물에 빠져서 발굴될 때까지 시신이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다 살피려고 하고. 그러니까 그런 데서 차이가. 하나는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행여 앞으로 또 일어나면 어디서 일어났는지 모르고, 언제 죽었는지 몰랐을 때 알아내는 방법. 그 방법의 토대를 이번 기회에 같이 병행해서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교수님 내일 목포 가시면 계속 계시겠네요?
"아뇨. 내일 갔다가 올라와서 4월 10일경에 배를 수색한다고 하면 내일 가서 디자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시설 같은 거. 왜냐면 이게 유해를 모셔 나올 때 국과수가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유해가 쪼가리로 나왔다든지 했을 때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 왜냐면 이미 물을 먹고 있는 그런 것들을 감안해야 하고, 그리고 나왔을 때 복원을 어느 정도 해서 유가족한테 인도할 건지. 아니면 나오는 대로 할 건지. 발굴-감식-복원이라는 큰 단계가 있는데, 매 단계마다 굉장히 요구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훈련이 잘돼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기에는 참 답답합니다. 미리 준비가 돼서 차근차근 진행되는 게 아니라 이제야 마련하고 준비한다고 하니. 미수습자 가족분들이 보도를 보시면 얼마나 더 참담한 마음이 드실까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쪽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면 해수부 같은 데서 미리 어떻게 유해를 발굴하고 수습할지, 미리 과제를 줘서 연구를 시켰다면. 상당히 좋은 매뉴얼을 만들어서 거기에 따라 진행되면 되는데. 그게 없이 그냥 그때그때 들어가는 것 같아서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해를 맞이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마지막 바람이라면 온전하게 잘 수습될 수 있기를.
"그런데 유가족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최악의 상태를 조사하는 사람들은 갖고 들어가야 합니다. 뼈가 다 분리되어 흩어져 있고, 섞여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을 가정해서 그런 유해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더 좋은 상태로 나오면 좋은 거죠. 근데 최악의 상태를 가정해서 준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죠. 유족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면서. 그리고 만일 이게 섞였다 했을 때 누군 건지 뼛조각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다 해야 하는 건, 안 해야 하는 건지. 유가족하고 논의를 해서. 보통 저희가 DNA 감식 같은 게 섞여서 나올 때는 큰 뼈나 치아 이런 걸 하거든요. 나머지 갈비뼈 같은 경우는 조각이 나기 때문에 누가 누구 건지도 모르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가족들과 논의를 해야 할 겁니다."

-멀쩡한 아이가 수학여행을 갔다가 참담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모쪼록 저희가 세월호 인양, 선체 조사 전체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방송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세요.


태그:#박선주, #장윤선, #팟짱,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 #신중한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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