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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있다.
 29일 오전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있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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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정확히 석 달만의 일이다.

인 위원장은 "31일 우리 당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끝으로 사임하겠다. 한국당은 이제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정권 재창출의 개혁을 수행해야한다"며 "이후의 일은 저 같은 사람의 일이 아닌 전적으로 정치인의 일"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평생 믿고 살아왔던 기독교 신앙인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는 가르침 때문에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 등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는 제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주저 없이 삶을 던지며 살아왔다"며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버림받는 이 당이 저를 필요로 한다기에 모든 것을 희생하고 왔고, 모든 것을 바쳤다"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3개월간 대표직을 지킨 그의 기자회견에는 김명연·김성원·정준길 등 대변인단 일부만이 배석했다. 8일 전 긴급 기자회견을 소집했을 때 정우택 원내대표, 이헌재 정책위의장, 박맹우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동석했던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인 위원장은 "(사퇴에)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거다", "우리당에 무슨 친박이 있다고 하냐"고 말을 아꼈지만, 친박 청산 등을 놓고 당내 인사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다는 게 정설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번복이었다. 인 위원장은 김종태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이 지역 재선거에 공천을 하지말자는 입장이었지만 "대선 전초전 성격의 재선거에 후보를 안 낼 수 없다"는 당내 반발에 밀려 1주일 만에 입장을 철회했다. 인 위원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을 거쳤지만 재선거 후보로 친박 색채가 강한 김재원 후보가 선출된 것도 인 위원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대목이다. 김 후보는 작년 10월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표면화될 때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무수석을 지냈다.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의 당원권을 정지시키는 조치로 "친박 핵심들의 청산은 완료됐다"고 공언해왔는데 당의 주인은 여전히 친박이라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전개됐기 때문이다.

기소만 돼도 당원권이 정지되는 당규를 무시하고 구속 수사를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을 "300만 당원 중 한 분"이라는 식으로 감싸는 등 그의 우유부단한 리더십도 스스로의 퇴장을 촉진한 측면이 없지 않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인 위원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그 양반 성격이 있는데...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 오래된 얘기"라면서도 향후 지도체제의 미래에 대해서는 "내일(30일) 비대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태그:#인명진, #자유한국당, #친박, #대통령선거,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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