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제 2의 메시가 나타났다."

바르셀로나 후베닐A에서 뛰는 이승우를 본 언론의 반응이었다. '제 2의 000'라는 표현은 새로운 유망주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다. 세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들은 지금 어떻게 성장했을까.

 세비야로 임대 이적한 나스리

세비야로 임대 이적한 나스리 ⓒ 세비야 공식홈페이지


1.    제 2의 지네딘 지단, 사미르 나스리

'마에스트로' 지단의 은퇴 후 사람들은 지단의 후계자를 찾았다. 바로 사미르 나스리였다. 나스리는 여러 면에서 지단과 닮아 있었다. 나스리는 지단과 동일한 알제리 계 이민자 출신이면서 마르세이유 태생이었고, 정교한 패스와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스리는 지단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멘탈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맨체스터 시티 이적 후 갱생하는 듯 보였지만 자기 관리 실패로 과체중 문제로 결국 세비야로 임대를 가게 된다.

임대 후 어느 정도 폼을 되찾았던 나스리는 챔피언스리그 16강 레스터 시티 전에서 도발하는 바디의 얼굴에 머리를 부딪힌 후 퇴장 당했다. 이 모습은 2006 독일 월드컵결승에서 가족을 모욕한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하는 지단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제는 잊혀진 '제 2의 지단'이라는 타이틀이 잠시나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2.제 2의 데이비드 베컴, 데이비드 벤틀리

해외 축구를 시청한 지 얼마 안 된 팬이라면 벤틀리가 생소할 수 있다. 2000년대 후반 블랙번 소속의 미드필더 벤틀리는 베컴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외모와 정확한 크로스로 잉글랜드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손꼽혔다.

영국 현지 언론 역시 벤틀리를 '포스트 베컴'으로 치켜세우며 주목했다. 특히 영국 언론들은 2008년 베컴의 센추리 클럽 가입 경기 당시 벤틀리와 베컴이 교체되는 순간을 클로즈업하며 '베컴과 '포스트 베컴의 세대교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벤틀리는 토트넘 이적 후 급하락세를 보인다. 주전 경쟁에서 밀림과 동시에 임대를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결국 벤틀리는 지난 2014년 31세라는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고, 지금은 식당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3. 제 2의 긱스, 가레스 베일

가레스 베일은 웨일스라는 출신, 왼발잡이, 폭발적인 스피드, 드리블 능력, 날카로운 크로스 등 라이언 긱스와 닮은 점이 너무도 많았다. 자연스레 그에게는 '제 2의 긱스'라는 타이틀이 안겨졌다. 함께 뛰어본 선수 중 베스트 선수로 라이언 긱스를 뽑을 만큼 베일에게 긱스는 동경의 대상이자 큰 그늘이었다.

가레스 베일을 이야기할 때, 토트넘 시절을 빼놓을 수 없다. 공격 가담 이후 돌아오지 않는 수비수 베일은 '베필패'라고도 불렸다. 아수 에코토에게 주전 풀백자리를 뺏긴 베일은 왼쪽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하게 된다.

포지션 변경 후 베일은 라이언 긱스를 연상시키는 플레이를 펼치며 재능을 꽃 피운다. 특히 10-11시즌 인터밀란과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당시 세계 최고 풀백 마이콘을 상대로 보여준 개인 능력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되었다.

결국 베일은 2013년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며 재능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유로 2016, 베일은 웨일스를 이끌고 4강에 오르며 본인이 가장 존경했던 긱스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현재 베일은 호날두-벤제마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의 선봉에 서며 팀의 라리가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현대 축구사가 짧지 않은 만큼 족적을 남긴 레전드 또한 여럿이다. 그리고 그만큼 새로운 재능도 등장한다. 축구팬들과 언론에게는 잊혀지지 않을 레전드에 대한 향수와 새로운 재능에 대한 기대는 끊임없이 제 2의 누군가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그 재능의 커리어가 마무리됐을 때 기억에서 잊혀질지, 제 2의 본인을 만들지는 온전히 본인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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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최장호기자
가레스베일 나스리 벤틀리 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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