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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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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가요. 손이가~새우깡에 손이 가요~"

첫 부분만 들어도 흥얼흥얼 뒷 멜로디가 절로 나온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새우깡 CM송이다. 쉬운 멜로디와 가사로 지금까지 대중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 CM송 덕에 농심은 가사 내용처럼 '아이 손, 어른 손, 자꾸만 손이 가'는 국민 과자로 성장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새우깡, 그 인기의 비결을 파헤쳐보자.

4.5톤 트럭 80여대분 밀가루 투입한 새우깡 시제품

1970년대 제과업계에선 주로 캔디ㆍ비스킷ㆍ건빵을 생산했다. 농심은 이때 과자 쪽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 발굴에 나섰다. 부드럽지만 질리지 않는 과자를 개발한다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손쉽게 먹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던 맛과 식감을 찾아내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우깡이 나오기까지 1년 동안 시제품 개발에 사용된 밀가루 양만 4.5톤 트럭 80여 대 분에 달했다. 1970년대 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튀김온도가 적절치 않아 태우는 일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가장 먹기 적당한 강도를 찾기 위한 실험도 수백 번이나 거듭했다. 그 결과 가열된 소금을 이용해 볶아내는 파칭(parching)공법을 창안했다. 농심이 원하던 최적의 맛을 낼 수 있게 됐다. 경쟁사는 모방제품을 만들어내려 했지만 새우깡만의 맛과 품질은 결코 흉내 낼 수 없었다. 특히 일반 파칭과 달리 식물성 기름인 팜유를 뿌려준 상태에서 파칭하는 독특한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다른 업체와 차별화 했다.

경쟁 업체가 새우깡의 맛을 따라잡지 못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새우깡엔 진짜 새우가 들어간다. 특히 생새우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맛이 우수하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 한 봉지 당 꽃새우 4∼5마리 정도가 들어간다"며 "새우 이외의 향미성분에 의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새우의 고소하고 깊은 풍미, 소금의 짭짤함이 쉽게 물리지 않고 자꾸만 손이 가는 과자를 만들어낸 것이다.

맛있는 과자에 붙이는 이름 '깡'

우리 국민 대부분은 새우깡과 함께 성장했다. 새우깡이 탄생한지 벌써 반세기가 다 돼 가기 때문이다. 브랜드명 개발 당시엔 새우스낵ㆍ새우튀밥ㆍ새우뻥ㆍ서해새우 등이 물망에 올랐다.

농심 신춘호 사장의 눈에 딱 들어오는 이름은 아니었다. 마침 신 사장의 어린 딸이 '아리랑'을 '아리깡'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새우깡이란 명칭을 떠올렸다. 부르기 쉽고 입에 착착 감겼다. 새우깡이란 이름은 이렇게 탄생했다. 농심은 새우깡이 인기를 끌자 양파깡ㆍ고구마깡ㆍ감자깡이란 이름의 과자도 출시했다.

1971년 새우깡 지면 광고
 1971년 새우깡 지면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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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의 결실은 수치로도 드러났다. 2016년 말까지 새우깡의 누적판매봉수는 약 78억 개에 달했다. 현재 새우깡은 연간 약 700억원에 가까운 매출로 과자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소비자의 수요ㆍ인기에 민감한 과자류의 경우 수명이 짧은 것이 보통이다. 그 속에서 반세기 가까이 높은 인기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새우깡은 국내 뿐 아니라 가까운 일본ㆍ중국을 비롯해 남미 대륙까지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아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중국의 타오바오몰과, 미국 월마트에서도 직영 판매되고 있다.

새우깡의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이 새우깡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맛을 좇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봐서다. 수입과자의 유입량이 급격이 증가하며 과거완 다른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도 걱정의 이유였다.

새우깡에도 변화를 줘야 했다. 농심은 1971년 새우깡 정품 출시 이후 2000년엔 매운 새우깡, 2004년엔 쌀 새우깡을 출시했다. 매운 새우깡은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만든 제품이다. 쌀 새우깡은 담백한 쌀과 고소한 새우, 상큼한 마요네즈와사비의 맛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10년 넘도록 신제품 내놓지 않아

농심은 새우깡 자매제품을 내놓은 이후 10년이 넘도록 추가적인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새우깡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맛과 품질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새우깡 제품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표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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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깡 광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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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맛은 그대로, 품질은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4년엔 새우의 풍미를 더하고 포장을 리뉴얼해 출시한 바 있다. 봉지당(90g기준) 새우의 함량을 8.5%로 늘리고 농심만의 최적의 비율로 바삭함도 한층 더했다. 기존의 빗살무늬도 더 선명하게 입혀 새우깡만의 정체성도 확고히 했다.

포장에도 신경을 썼다. 새우깡의 상징인 주황색 포장은 유지하되 제품의 상ㆍ하단에 금색을 사용해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본래의 가치를 잃지 않는 금은 보통 우정ㆍ신뢰의 의미로 해석된다. 농심은 변하지 않는 소비자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금색을 사용했다.

고소한 새우맛과 바삭한 식감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새우깡. 앞으로도 지금처럼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오랜 명성을 계속 이어나갈까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한승연 기자 weaveyan@foodnmed.com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푸드앤메드, #한승연, #새우깡, #과자, #스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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