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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A초등학교 교장이 회식비 일부를 '카드깡'하고 계약직 교직원한테서 선물을 받은 사실이 시교육청의 감사에서 드러나 경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는 <시사인천>과 <오마이뉴스>의 보도 이후, '교장 봐주기 감사 결과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기사 : 초교 교장이 회식비 '카드깡'·계약직한테 선물 수수 )

이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은 감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시교육청과 교육부에 다시 감사할 것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한 제보가 <시사인천>에 쏟아지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2월 민원을 받고 감사를 실시해 A초교 교장 B씨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경징계'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시교육청이 밝힌 감사 결과를 보면, B교장은 계약직 교직원으로부터 10만 원 상당의 스카프를 선물 받고, 정해진 회식비를 다 쓰지 않았음에도 다 쓴 것처럼 학교 카드로 결제했다.

민원 내용 가운데 'B교장이 A초교에서 복무 중인 공익근무요원을 성추행했다'는 것이나 '교사에게 "돼지같이 먹기만 한다"는 등의 막말을 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또한, 시교육청은 '돌봄 교실 학생들에게 먹여야 할 과일을 학교 행사용으로 구입한 맛없는 과일과 바꾸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는 것과 '학생 준비물을 구입하는 데 사용해야 할 예산을 다 쓰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예산 운영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A초교 교사들은 민원 내용에 있는 '막말'과 '예산 운용 문제' 등은 대부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드러나지 않은 B 교장의 부당행위와 예산 운용 관련 의혹이 있다고 했다.

교사들의 증언을 정리하면, B교장은 2015년 4월께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에 있는 재활용장에 누군가 버려놓은 탁자를 발견한 뒤 근무 중인 남교사 2명에게 자신의 집으로 옮겨놓으라고 지시했다. 해당 교사들은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이 학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반항도 못 하고 탁자를 날라야만 했다고 한다.

B교장은 방과후학교 강사를 선정할 때도 지원자 서류심사 등에 관여해 자신의 의견대로 서류심사 결과를 바꾸게 하거나 다른 지원자의 꼬투리를 잡아 자신이 원하는 지원자가 선정되게 압력을 넣어 자신의 지인을 강사로 선정하게 했다.

예산 운용과 관련해선 학생들을 위해서는 쓰지 못하게 하고, 엉뚱한 곳에 예산을 쓰게 했다. B교장은 돌봄 교실 학생들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사겠다고 해도 못 사게 하고, 교육청에서 예산이 내려오자 고가(170만 원)의 프린터를 사게 했다. 교사들은 학생 지도에 시급한 자료들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학생들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자료 구입을 원했지만, 이런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이 밖에도 교사들에게 어떤 물품이 필요하다며 품의(물건을 구입하기 전 서류를 만들어 관리자에게 보고하는 행위)를 올리게 하고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서류를 갖춰놓았으나, 정작 구입했다는 물품을 본 적은 없다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불임으로 임신을 위해 휴직을 하겠다는 교사에게 "휴직하면 아이가 생길 줄 아냐? 일하기 싫어서 휴직하는 거지"라는 막말을 했다.

또한, B교장이 '교장단 회의가 있으니 학생들이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해, 댄스부나 바이올린부 학생들이 한 달 전부터 공연을 준비했는데 "수준이 떨어진다"며 일방적으로 공연을 못 하게 해 학부모들의 민원을 야기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이렇게 많은 부당행위와 예산 관련 의혹이 있는데, 회식비 '카드깡' 1건과 스카프 선물 수수 1건밖에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고, 회식비를 다 쓰지도 않고 다 쓴 것처럼 결제했다는 것만으로도 중징계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시교육청이 부실 감사와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교육청 감사담당관과 B교장이 같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으로 확인돼 부실 감사와 봐주기 감사 의혹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학부모들도 지난 15일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학부모들은 "언론 보도를 보고 학교와 교장에게 문의했으나 징계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만 하고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조차 하지 않아,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고조되고 있다"며 "교장이 학습준비 비용도 마음대로 운용하고 교사들의 좋은 의견을 무시하며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없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번 감사에서 교사들에게 위증을 강요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며 "소중한 아이들을 맡겨놓은 학교에서 교장이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 정확한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교장을 용서할 수 없다. 교육부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해명이나 반박을 듣기 위해 B교장에게 수차례 전화했으나 통화할 수 없었다. A초교 쪽은 "B교장이 넘어져서 다리를 다쳤다. 병가를 내고 지난 13일부터 정형외과에 입원 중이다"라고 전했다.

B교장은 지난번 민원 제기와 감사와 관련해 "민원 내용은 모함이고 다 사실이 아니다. 감사에서도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부실 감사와 봐주기 감사 의혹에 대해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은 "동기동창인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교장이 그런 식으로 업무 처리를 해서 오히려 나까지 창피하게 만들어서 기분이 나쁜 사람"이라며 "그런 것으로 엮으려고 하지 마라. 감사 담당자들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나갔고 원칙대로 처리했다. 애초 민원이 들어온 것 이외에는 감사를 하지 않아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카드깡, #회식비, #초교 교장, #인천시교육청, #부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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