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절에 대규모 집회를 통해 기세를 올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들은 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 각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전쟁 시작", "적들을 무자비하게 쫓아가서 완전히 섬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오후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남대문까지 동쪽으로는 을지로2가 사거리까지 도로를 점거하고 열린 16차 집회엔 일주일 전 집회보다 약간 더 늘어난 8~9만 명 정도가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 주 전에 비해 을지로2가 사거리까지 집회장소를 늘렸지만 이 곳 참가자들은 수백명 단위로 듬성듬성 모여 있는 게 전부였다.

이날 집회 무대에서는 다시 김평우 변호사가 장시간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근혜 대통령측 대리인단에 합류해 헌법재판관들을 모욕적 언사를 하는 등 물의를 빚어왔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각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아주 그럴 듯하게 내놨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 대 기각 재판관이) 처음에는 6 대 2가 되더니, 또 얼마 전에는 4 대 4가 되더니 요즘에는 3 대 5로 됐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하자 김 변호사는 "여러분들 기뻐하시면 안 된다. 속으면 안 된다"며  "3 대 5로 기각되면 박근혜 대통령님이 유폐생활에서는 벗어나지만 앞으로 마음대로 정치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원래는 탄핵소추장은 헌법재판소에서 접수하면 안 되는 것이다. 접수하면 안 될 것을 접수해 갖고 두 달 동안 형사재판 증인으로 불러다가 박 대통령을 유죄받게 한다고 재판했다"며 "이제 와서 제가 (대리인단에) 들어와서 여러분께 알리기 시작한 뒤에 '5 대 3으로 끝내면 안 될까?' 이거는 뭔지 아느냐 박 대통령을 살려주겠다는 게 아니고 조금 기다리가다 다시 죽이겠다는 거다. 슬쩍 자기네들 죄는 덮으려고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에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조금 반성들을 해서 각하를 할 거 같아요'라고 하는데 노(NO)! 안됩니다. 안돼요"라고 말했다. 마치 자신의 활약으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각하가 기정사실화 됐고, 탄핵반대 측이 승리했지만 단순히 승리하고 끝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우리는 지금부터 피나는 투쟁을,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만족하거나 마치 우리가 승리자라도 된 것처럼 자만해선 안 된다"며 "확실히 정복해서 적들을 무자비하게 쫓아가서 완전히 섬멸시켜야만 우리가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은 범죄다. 범죄에 대해선 오직 처벌만 있는 것"이라며 "'탄핵무효'라는 이거 치워 달라. 국민 사기가 어떻게 무효로 끝나나. 법에 따른 처벌이 있을 때까지는 끝나지 않는다"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