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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지난 2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10년의 힘 위원회'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내각에 몸 담았던 장차관으로 구성한 자문그룹이다.
▲ 문재인 자문단 '10년의힘' 출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지난 2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10년의 힘 위원회'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내각에 몸 담았던 장차관으로 구성한 자문그룹이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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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장·차관급 직책을 지낸 인사들로 구성한 정책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아래 '10년의 힘')를 발족시켰다.

이에 또다른 대선 주자로 뛰고 있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지난 2월 15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재벌경제를 추구하고 있다"며 "서민 가계는 파탄 상태이고 근본적인 개혁으로 우리 경제에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는 어제 온갖 적폐의 뿌리이자 한국 경제의 성장을 막는 재벌기업의 월급을 받거나 받은 사람을 자문단에 대거 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손 의장이 문제삼은 것은 이 위원회 위원들의 사외외사 경력이었다. 손 의장의 핵심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이 위원회 일부 인사들의 사외이사 내역을 담아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지난 3일  CBS 라디오 주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경선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을 향해 "재벌개혁을 말하는데 실제 내용을 보면 재벌에게 이익주거나 재벌들과 인적관계를 심하게 맺는 게 보인다"고 공격하면서 그 근거의 하나로 '10년의 힘' 위원들을 거론했다. 

전체 회원은 70여 명, 명단 확인된 48명 중 18명 사외이사 경력

문재인 전 대표 자문그룹 '10년의 힘' 위원들의 사외이사 경력 현황
 문재인 전 대표 자문그룹 '10년의 힘' 위원들의 사외이사 경력 현황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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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힘'은 2월 14일 1차로 60여 명이 참여하기로 했다며 이중 37명의 명단을 발표했고, 24일에 추가로 11명의 위원을 선정했다. '10년의 힘' 측은 "전체 참여자는 70여 명이고 비공개를 원하는 이들이 있어 48명 이외에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48명의 사외이사 경력을 파악한 결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10년의 힘'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해 모두 18명이 사외이사 경력이 있다.

이중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8명이 1개,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8명이 2개 기업의 사외이사를 지냈고,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3개 기업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반장식 전 기획예산처 차관은 한진해운 등 총 4곳의 사외이사를 역임해 이들 중에서는 가장 경력이 많았다.

대표적인 그룹별로 보면, 박봉흠 전 장관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생명, 김성진 전 장관이 삼성증권, 이진순 전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이 삼성자산운용, 이영탁 전 실장이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계열상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영탁 전 실장은 현대기아차 그룹의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로 활동했으며,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은 LG,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과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각각 CJ의 대한통운과 E&M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재경부나 경제기획원, 건설교통부에서 근무했던 경제 관료 출신자들이었고, 농림부, 환경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출신들도 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이진순 전 원장은 교수 출신이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6월에 발표한 <2006~2015년 사외이사 분석 - 관료출신 사외이사 및 감사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2015년 사이에 판·검사 출신을 제외한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25.75%로 사외이사 직업군 중 학계, 재계 다음으로 많았고, 그 비중은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10년의 힘'이 전직 관료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전체 명단이 공개될 경우 사외이사 경력자의 수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외이사 경력=재벌경제 추진'은 과도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책공간 국민성장 회원의 날'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정채공간 국민성장 회원의 날' 축사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책공간 국민성장 회원의 날'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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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제도는 극히 적은 소유지분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기업 지배 구조를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1988년 도입됐으나, 그 효과에 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목적인 지배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견제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손학규 의장 측의 비판은 이같은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기는 하지만 과도한 측면이 있다. 개별 인사들이 사외이사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는 무시하고, 사외 이사 경력만을 갖고 "문 전 대표가 재벌경제를 추구하고 있다"고 일반화시켰기 때문이다. 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처럼 이미 15년 전에 사외이사 경력을 끝낸 인사도 있다. 해당 기업과 어떤 연관을 짓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행정부 및 사법부 출신 사외이사들의 경우 사실상 대정부 로비스트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위 경제개혁연구소 지난해 6월 보고서)는 시각이 적지 않고, '10년의 힘'위원들이 문재인 전 대표가 집권할 경우 청와대나 내각 등에서 직접 국정을 맡거나 조언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비판의 문제 의식은 인정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태그:#'10년의 힘', #문재인, #사외이사, #대선후보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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