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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12시 30분경 감신대 여성신학회원을 비롯한 20여명의 학생들이 웨슬리 채플관 앞에서 윤 모 목사의 설교 중 비하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예수님은 혐오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일 오후 12시 30분경 감신대 여성신학회원을 비롯한 20여명의 학생들이 웨슬리 채플관 앞에서 윤 모 목사의 설교 중 비하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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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열린 감리교신학대학교(아래 감신대) 영성(靈性) 채플(기독교 계통의 학교에서 행하는 예배 모임)에서 설교 강단에 오른 윤아무개 목사가 '여성 비하',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감신대 여성신학회 WOM, 사회선교 동아리 예수 더하기를 포함한 일부 동아리와 학생들 20여 명은 윤 목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2일 낮 12시 30분께 감신대 웨슬리 채플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논란이 된 발언을 한 윤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고위직인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기준으로 교회직제 중 감독회장 다음으로 높은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12시 30분경 감신대 웨슬리 채플관에서 열린 피켓시위에서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 '비하 발언'이제 그만! 지난 2일 12시 30분경 감신대 웨슬리 채플관에서 열린 피켓시위에서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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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삼고 싶었는데 나이가 많아서 안 되겠다... 병X 없는 세상 살게 됐다"  

감신대 여성신학회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목사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 20분께 열린 채플에서 설교자로 나서 "여기 여자 청년들 이렇게 많은데. 이 사람들 다 사모님 되든지, 아니면 목사님 되든지... 몸 팔고 술 파는 사람은 안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심지어는 설교 도중 한 여학생을 일으켜 세운 뒤 나이를 묻고는 "며느리 삼고 싶었는데 나이가 많아서 안 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총대학원여학생회 소속이라고 밝힌 대학원생에 따르면 "윤 목사는 찬양 시간에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던 여학생을 설교 시간에 일으켜 세워 해당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윤 목사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목사는 설교 도중 "황우석이 있다. 과학 논문이 잘못되었다 해서 난리 났지만, 눈 바꿔 끼고 허리 바꿔 끼고 앉은뱅이 일어나고 눈 뜨고 난리가 났다. 이제 병X 없는 세상 살게 됐다고. 온 세계가 난리 났다. 이제는 남자 없이 태어난 이 인간 통해서 병X 없는 세상 살게 됐다고 좋아했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학생은 "(학생들)각자 신학과 신앙이 다르지만, 여성, 장애인에 대한 존중은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발언에 불편함을 느끼고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전 10시 34분경 전교생에게 보내진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의 사과 문자메시지. 해당 메시지는 대자보로 인쇄되어 교내 게시판에 부착됐다.
▲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2일 오전 10시 34분경 전교생에게 보내진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의 사과 문자메시지. 해당 메시지는 대자보로 인쇄되어 교내 게시판에 부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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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대 측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

본래 피켓 시위는 2일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영성집회 채플 직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윤 목사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에 학교 측이 8시 56분경 문자 메시지로 채플 취소를 공지하면서 피켓 시위는 오후 1시 정규 채플 시작 30분 전인 12시 30분으로 미뤄졌다. 이후 오전 10시 34분경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총장대행)의 명의로 전교생에게 사과 문자메시지가 보내졌다.

이 총장대행은 문자메시지에서 "이번 영성집회와 관련해 아픔과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에게 단기간이지만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총장직무대행으로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앞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또한 교내 예배와 영성집회는 학생대표들의 의견을 듣고 진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 문자메시지는 인쇄되어 교내 종합관 앞 게시판에도 붙었다. 이 총장대행은 1시에 열린 채플에서 설교 전 "진심으로 죄송하다. 다 제 기도가 부족해서 그렇다"며 학생들에게 재차 사과했다.

감신대 관계자는 "한 학기에 한 번 있는 영성 채플의 경우 3~4명의 강사를 섭외한다. (이전까지는)교수위원회, 경건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강사를 섭외했다"며 "앞으로는 강사 섭외단계에서 학생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의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그:#감리교, #감신대, #장애인, #여성,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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