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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은하레일은 인천역 부근에서 출발해 월미도를 파란색 머리띠처럼 휘감아 돌아 오는 궤도전차 였지만 부실시공으로 실패로 끝났다. 현재 교각과 상판만 남아 있고, 레일과 열차는 철거 됐다.
▲ 월미은하레일 월미은하레일은 인천역 부근에서 출발해 월미도를 파란색 머리띠처럼 휘감아 돌아 오는 궤도전차 였지만 부실시공으로 실패로 끝났다. 현재 교각과 상판만 남아 있고, 레일과 열차는 철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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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민선4기 인천시의 대표적인 혈세 낭비 작품이자 실패작인 월미은하레일이 민선6기에 소형모노레일로 부활했지만, 우려했던 대로 실패로 끝나고 말았고, 우려했던 대로 공사와 업체 간 소송전이 진행 될 전망이다.

인천교통공사는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월미모노레일 사업을 진행하는 인천모노레일(주)와 협약을 해지하기로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검토한 결과 더 이상 사업추진이 어렵겠다고 판단해 이사회에서 협약해지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월미모노레일은 민선4기 때 안상수 전 시장이 853억 원을 들여 2010년 6월 완공됐지만, 부실공사로 실패로 끝났다. 그 뒤 6년 만인 지난해 교각과 상판을 제외하고 레일과 차량을 모두 철거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부장판사 우라옥)는 지난 8일 (주)한신공영 등에 부실공상 대한 책임을 물어, 하자보수비용 123억원을 인정하고 미지급된 공사 잔금을 제외한 54억 4300만원을 인천교통공사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월미은하레일이 부실시공으로 개통이 어렵게 되자 민선5기 때 송영길 전 시장과 공사는 2014년 5월 월미은하레일 대신 레일바이크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다시 2014년 7월 유정복 시장이 취임한 뒤, 소형 모노레일로 변경했다.

공사는 다시 2015년 2월 레일바이크 사업자였던 가람스페이스와 소형모노레일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8월까지 개통한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 뒤 올해 5월에 개통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유정복 시장과 공사가 다시 추진한 소형모노레일은 무인자동운전시스템으로 운영되며,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출발해 월미도 외곽 6.1km 구간을 돌아 다시 인천역으로 돌아오는 사업이었다. 5월 개통한다고 했지만 모노레일 전체 차량 70량 중 시제 차량 외에는 제작된 차량이 없었고, 열차가 주행할 'T'자형 레일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공사는 개통이 어렵다고 봤다. 사실 이는 소형모노레일로 전환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소형모노레일도 기본 골격은 모노레일 사업이었는데, 궤도사업의 안전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아울러 (주)가람스페이스가 레일바이크 사업자였지, 궤도사업인 모노레일 사업을 추진할 만한 경험과 기술력,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의 우려가 컸다.

실제로 2015년 2월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이정호 전 교통공사 사장 또한 "가람스페이스 자체는 직접적인 모노레일 사업 실적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대신 "관련 실적이 있는 업체가 협력업체로 새로 들어와 있는 만큼 우려를 불식할 수 있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보고했다. 그 뒤 2년 만에 시민단체와 시의회의 우려는 현실이 돼버렸다.

"유정복 시장 바뀌고 '졸속 추진' 결국 실패"

유정복 시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014년 10월 29일 월미도를 방문해 월미은하레일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유 시장은 월미은하레일 점검 후 2015년 2월 소형모노레일로 전환을 확정 했지만, 당시 시민사회단체가 우려했던 대로 실패로 귀결됐다.
▲ 월미은하레일 유정복 시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014년 10월 29일 월미도를 방문해 월미은하레일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유 시장은 월미은하레일 점검 후 2015년 2월 소형모노레일로 전환을 확정 했지만, 당시 시민사회단체가 우려했던 대로 실패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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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노레일사업 실패는 유정복 시장이 취임 후 폭 넓은 의견수렴 없이 급하게 전환하면서 이미 예견 됐었다. 레일바이크의 경우 다양한 의견수렴과 토론회를 거친 데 비해, 소형모노레일은 그야 말로 급하게 추진됐다.

월미은하레일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민선5기 때 시와 공사, 시민사회단체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토론회와 공청회, 여론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의견을 수렴했다.

2013년 8월 공사는 아이디어 공모로 레일바이크, 모노레일, 노면전차, 꼬마기차, 궤도형 택시 등 5개 사업을 대안으로 선정했다. 그 뒤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각 방안에 대한 기술조사와 제안요청서 작성 용역을 실시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12월 공청회 3회 실시해 의견을 수렴했다. 또 12월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만 한 게 아니었다. 공사는 여론조사 이후 전문가 7인에게 평가를 의뢰했다. 그리고 전문가 평가에서 레일바이크사업이 1위를 차지했다. 시와 공사는 이를 토대로 레일바이크 사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6.4 지방선거 이후 소형모노레일사업이 갑자기 수면 위로 부각했다. 유정복 시장 인수위원회가 레일바이크 사업을 재검토해야한다고 하자, 새누리당이 다수로 바뀐 시의회까지 거들고 나섰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레일바이크 전환 또한 시민들의 참여와 토론으로 어렵게 결정한데다, 소형모노레일 사업의 경우 안전과 사업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검증을 위한 시민공청회와 토론회를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무시됐다"며 "졸속으로 추진한 사업이 우려대로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소송 또한 우려 했는데 이 또한 현실로

인천교통공사는 가람스페이스의 사업의지가 불투명하고, 사업비 조달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협약해지를 결정했다. 차량 미 제작과 레일 미설치 등으로 볼 때 5월 개통은 물론 사업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가람스페이스의 입장은 다르다. 가람스페이스는 오히려 공사로부터 시설설비 자료 등을 3년째 받지 못해 정지점검을 못하게 됐고, 이로 인해 자금조달을 비롯한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만큼, 사업실패의 귀책사유가 공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가람스페이스 측은 인천교통공사 사장 등 3명을 업무방해와 신용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교통공사는 계약해지에 앞서 가람스페이스에 계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최고장' 수준의 답변을 요구했고, 이에 가람스페이스는 공사가 계약 사항을 지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또한 우려했던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광호 사무처장은 "유 시장이 모노레일로 전환 할 때부터 시민사회단체는 무산되고 소송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우려대로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민선4기 때 853억원을 날리더니, 민선6기에 또 사업이 무산되면서 행정과 재정을 낭비하게 됐다"고 쓴 소리를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월미은하레일, #유정복, #인천교통공사, #월미모노레일,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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