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즌의 개막을 앞둔 KBO리그, 각 팀의 성적을 예상하려면 어느 부분을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을까? 전력상 중요치 않은 부분은 없지만 선발 투수들만큼 팀 성적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는 찾기 어렵다. 탄탄한 선발진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LG는 올시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너머의 무대에 오르기 위해 전력 강화에 힘썼다. LG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단연 선발진이다.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한 LG 트윈스(허프-소사-류제국-차우찬 순)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한 LG 트윈스(허프-소사-류제국-차우찬 순) ⓒ LG 트윈스


최근 수년간 LG 선발 마운드는 꾸준한 실적을 거뒀다. 류제국과 소사, 우규민 등이 '상수'로 버텨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LG 선발진은 평균 이상이었을 뿐 지난 해 두산처럼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하진 못했다. 이는 2013시즌 이후 3번이나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번번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LG는 2017년을 앞두고 체질 보강에 나섰다. 일단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해 팀을 정규 시즌 4위로 이끌었던 외국인 에이스 허프와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1년 총액 140만 달러(한화 약 16억원)의 거금을 아끼지 않았다. 허프라면 한국시리즈를 노리는 팀의 에이스로 부족함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여기에 '긍정적 변수'를 추가했다. FA 시장에서 4년 총액 95억 원에 국가대표 좌완 차우찬을 영입했다. 차우찬은 지난 시즌 국내 선발 중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2.7) 8위에 오른 수준급 선발 투수다. 그의 가세는 전력 보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논란이 되는 부분도 있다. 우선 LG의 차우찬 영입 확정 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오버페이 논란이다. 훌륭한 투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투수 FA 최고 금액을 경신할 정도의 투수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향후 FA 시장에 나올 뛰어난 투수 자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몸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LG는 차우찬을 영입하기 위해 10년 넘게 팀 마운드를 지킨 우규민과 작별해야만 했다. 둘 모두의 몸값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지난해 우규민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LG는 2017시즌 선발진 강화를 위해 우규민 대신 차우찬을 선택하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외국인투수 허프와 소사, 토종 선발 류제국과 차우찬은 모두 10승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자원들이다. 실제로 이들은 시즌 중반에 합류한 허프(7승)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 시즌 10승 이상을 거뒀다.

# 2016시즌 LG 선발 투수들의 주요기록

 2016시즌 LG 선발 투수들의 주요 기록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LG 선발 투수들의 주요 기록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10승 이상이 기대되는 이들 외에도 LG가 기대를 갖고 있는 선발 후보로는 이준형과 임찬규가 있다. 이들 중 임찬규는 스프링캠프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준형은 13번, 임찬규는 10번의 선발 등판 경험이 있다. 이 둘 모두 ERA(평균자책점)는 6점대에 그쳤지만 약점인 제구만 가다듬는 다면 5선발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또 한명의 투수가 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사이드암 신정락이 그 주인공이다.

신정락은 지난 2010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전면 드래프트 신인 지명에서 전체 1순위를 차지한 최고 유망주였다. 데뷔 후 마구에 가까운 궤적의 슬라이더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우규민의 빈자리를 대신할 투수로 주목받고 있는 사이드암 신정락

우규민의 빈자리를 대신할 투수로 주목받고 있는 사이드암 신정락 ⓒ LG 트윈스


하지만 들쑥날쑥한 제구와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프로 4년차 이후 밸런스가 잡히면서 제구는 확연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부상 문제는 2014시즌 이후 입대 전까지 계속됐다.

2013시즌 9승(122.2이닝 21선발)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지만 다음 해인 2014년에는 부상으로 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신정락은 건강한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씁쓸한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 신정락의 2013~14시즌 주요 기록

 신정락의 2013~1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신정락의 2013~1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일단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정락이 2013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이며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LG는 빈틈없는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할 수 있다. 허프(좌완)-소사(우완)-차우찬(좌완)-류제국(우완)-신정락(사이드암)으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조합이 이뤄진다.

2017년 LG의 선발진이 이처럼 유지된다면 시즌 중 LG를 상대할 팀은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마다 다른 유형의 수준급 투수가 나온다면 공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보냈던 LG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3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가을잔치에 대한 갈증은 이미 해소한 상태다.

다른 강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선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LG가 플레이오프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빼어난 활약이 필수적이다.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투수가 많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을 듣는 선발진이 LG의 순위를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해 보도록 하자.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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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정민 필진/ 감수 및 편집: 김정학/계민호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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