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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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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폴록. 캔버스에 물감을 뿌린 기법의 추상주의 화가로 유명하다. 이 화가의 작품이 얼마나 할까? 몇십억?

그런데 기실 따지고보면 새들이야말로 폴록의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예술가라 할 수 있다. 단지 사람들이 새를 예술가로 인정하지 않아서 그렇다. 그리고 새 스스로가 그 행위를 그저 '배설'로만 생각하고, 지적 재산권을 청구하지 않은 탓도 있고.

순천의 동천이라 불리는 하천에는 새들이 먹이를 찾아 곧잘 온다. 그리고 이 하천 중앙에 자리잡은 큼지막한 바위들은 먹이감을 지켜보는 쇼핑센터이자  친구들과 수다나 회의를 하는 연회장, 배설욕구를 분출하는 공용화장실 그리고 예술적 시각에서는 추상화 작업을 하는 복합공간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같은 곳에 바위가 여럿 있는데도, 새들이 무슨 이유 탓인지는 모르나 무척 즐겨찾는 '단골' 바위가 있다. 그리고 새들은 이 바위에 이른바 '좋아요' 표시로 하얀 물찌똥을 물감 대신에 찍 뿌리고 날아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얀 채색 부위가 늘어나는 바위. 바위 입장에선 무어라 이야기할지 궁금하다. 예술행위를 반대할까? '좋아요'가 '싫어요'로 바뀌어 해석될까? 아님 "난 이렇게도 사랑받는 존재야"라 생각할까? "난 세상에 하나만 존재하는, 절대 위조품이 생길까 우려가 없는 특별한 예술품이야"라 여기며 행복해 할려나?

어찌하든 한 마리도 아닌, 여러 뭇새들이 화가가 되어, 공동으로 오랜 시간 몸으로 작품활동을 한, 이 추상바위화에 대해 예술 평론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가장 궁금하다. 그리고 경매가격은 얼마 정도일지도.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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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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