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이 부산 KT를 잡아내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지난 19일 오후 4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5라운드 KT와 맞대결에서 90-85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리그 1위 안양 KGC와 승차를 1경기로 유지하는 데 성공하며,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삼성 승리의 중심에는 마이클 크레익과 임동섭이 있었다. 1쿼터 막판 코트에 나선 크레익은 20분 51초를 뛰며 19득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선보였다. 삼성의 '슈터' 임동섭(14득점)은 3점슛은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저돌적인 돌파를 이용한 골밑 득점을 잇달아 만들어내며 팀 승리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삼성은 내용적으로 보면 아쉬움이 많았다. 3쿼터 초반 크레익의 3점슛으로 점수 차를 16점까지 벌렸지만, 실책과 수비 집중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삼성의 올 시즌 목표가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닌 통합 우승이라면,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다시 발목 잡을 뻔했던 실책

삼성은 올 시즌 42경기에서 558개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기당 평균 13.2개로 원주 동부에 이어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수치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골밑 전력을 갖췄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외곽슛 역시 임동섭과 문태영의 활약 덕에 좋아지고 있는 시점이기에 잦은 실책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점은 굉장히 아쉽다. 

이날은 평균치보다 적은 9개의 실책을 기록했지만,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범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포인트가드 김태술의 패스는 상대 가드진에 정확하게 읽히며 속공을 내줬고, 크레익의 무리한 패스는 팀 수비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3쿼터 초반 16점 차로 앞서있던 상황에서도 그랬고, 4쿼터 초반 동점을 허용했던 상황과 경기 막판 승기를 잡아가는 시점에서도 '실책'이 문제였다. 실책만 아니었다면, 삼성은 이른 시간 승리를 확정 지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삼성의 공격은 나쁘지 않았고, 리바운드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가져갔다.

삼성이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면서 실책을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 이날 경기 상대가 최하위 KT가 아닌 우승 경쟁을 벌이는 KGC나 고양 오리온이었다면, 삼성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앞선 수비의 문제

삼성은 이날 경기를 포함한 최근 5경기에서 2승 3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원인에는 실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상대 가드진을 효율적으로 막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삼성은 지난 10일 '라이벌' 서울 SK와 경기에서 70-74로 아쉽게 패했다. SK의 투지가 가장 돋보였던 경기였지만, SK 가드 김선형의 활약도 눈부셨다. 김선형은 경기 막판 플로터 슛을 포함해 16득점 4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고, 올 시즌 삼성전 첫 승리의 기쁨도 맛봤다.

삼성은 12일 전자랜드와 경기에서도 승리하기는 했지만, 상대 가드진의 활약은 막지 못했다. 전자랜드 포인트가드 박찬희는 15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을 괴롭혔고, 정병국 역시 11득점을 더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5일 오리온전 오데리언 바셋(10득점 9어시스트)도 그랬고, 이날 이재도(22득점 7어시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이 5경기 동안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4.6득점 4.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 KT전에서 7득점을 기록한 이관희를 제외하면 나머지 가드진의 활약은 매우 저조하다. 물론 삼성은 가드진이 아니어도 득점할 선수가 많으므로 기록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최근 삼성만 만나면 상대 가드진이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다는 것은 수비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태술은 이재도를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이재도의 빠른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고, 3점슛 3개를 포함해 무려 22득점을 내줬다. 김태술의 나이를 고려해 삼성의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줘야 했지만, 그들은 출전조차 확실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삼성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선 수비에 대한 대비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태술에게 공수 모든 부분을 맡기기에는 그의 나이와 체력이 마음에 걸린다. 198cm의 임동섭이 상대 가드진을 수비하는 데 힘을 더해주기는 하지만, 스피드가 있는 상대를 봉쇄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결국 삼성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천기범과 이동엽, 이시준 등 젊고 경험 많은 선수들을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 활용해야 한다. 그것만이 김태술의 체력을 아끼고, 앞선 수비의 단점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삼성의 현재와 같은 수비로는 가드진이 강한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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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VS 부산 KT 김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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