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의 돌풍이 그칠 줄 모른다.

프랑크푸르트의 돌풍이 그칠 줄 모른다. ⓒ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공식 홈페이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돌풍이 될 것인가 태풍이 될 것인가

SC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 한달간의 휴식기 이후 치러진 2016/17 분데스리가 19라운드에서 프랑크푸르트는 다름슈타트에게 승리하며 리그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다.

차붐의 향수가 느껴지는 곳

프랑크푸르트는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팀이다. 80년대 '갈색 폭격기'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할 당시 몸담은 곳이기 때문이다. 차범근은 독수리 군단에서 1980년 UEFA컵(현 유로파리그) 우승을 맛보며 전성기를 보냈다.

화려했던 과거를 간직한 프랑크푸르트지만 근래 행보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최근 3년 동안 독수리 군단은 리그에서 13-9-16위로 중하위권을 전전하며 부진을 거듭했다. 급기야 지난 시즌 리그 16위를 기록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경험하는 살얼음판을 걸었다. 그랬던 프랑크푸르트가 180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니코 코바치 감독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보고 있다. 

'실패자' 니코 코바치의 성공

프랑크푸르트의 상승세는 니코 코바치 감독의 역량이 한몫 한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코바치 감독은 올해 만 45살로 분데스리가에서 떠오르는 젊은 지도자다. 선수 시절에는 분데스리가에서만 17년 활약한 대표적인 분데스리가 '통'이었다.

사실, 코바치 감독이 프랑크푸르트를 맡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의 그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국 크로아티아를 이끌었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한 그의 과거 때문이다. 하지만,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코바치 감독은 끈끈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프랑크푸르트를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시켰다. 그는 상황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면서 상대 팀을 곤경에 빠트렸다.

 니코 코바치 감독

니코 코바치 감독 ⓒ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공식 홈페이지


올 시즌 프랑크푸르트는 리그에서 총 15실점만 내줬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52실점을 허용한 점을 떠올리면 괄목할 만한 기록이다. 프랑크푸르트의 수비력은 호펜하임,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 등 리그 내 강호들에게도 통했다.

분데스리가 19라운드 기준으로 프랑크푸르트는 해당 클럽들과의 맞대결에서 총 1승 2무 1패를 거뒀다. 주포 알렉산더 마이어가 5골에 그치는 등 공격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지만, 특유의 짠물 수비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다음으로 적게 실점한 팀은 리그 1위 바이에른 뮌헨(12실점)뿐이다.

현재 프랑크푸르트의 주전 수비수는 바스티안 오칩카, 다비드 아브라함, 헤수스 바예호, 티모시 챈들러다. 이 중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된 바예호는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집중력을 선보여 프랑크푸르트 수비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큰 키를 바탕으로 공중볼 경합이 장점인 아브라함은 리그 전 경기에 출장할 정도로 꾸준함을 과시하고 있다. 양쪽 풀백 오칩카와 챈들러 역시 기량이 만개해 독수리 군단의 든든한 날개로 활약 중이다.

허리에서는 베테랑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와 오마르 마스카렐이 중심을 잡는다. 주장 하세베는 본업인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센터백으로도 경기에 나서 힘을 보탠다. 바예호와 마찬가지로 레알 출신인 마스카렐 역시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투쟁심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후반기가 관건

프랑크푸르트의 선전은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분데스리가에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도 독수리 군단이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전반기까지 빈틈없는 경기력을 펼치며 최고의 나날을 보냈지만 추격자들의 기세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 호펜하임(이하 승점 34) 등 상위권을 형성 중인 팀들이 프랑크푸르트(승점 35)와 승점 1차로 턱밑까지 쫓고 있다.

지난 1월 휴식기 동안,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전반기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강하는 작업을 펼쳤다. 프랑크푸르트는 수비-미드필드-공격에 각각 안데르손 오르도네스, 막스 베주슈코프, 마리우스 볼프를 영입했다.

에콰도르 명문 바르셀로나 SC 출신인 오르도네스의 영입으로 기존 수비라인에 깊이를 더한 점은 칭찬할 만 하나, 전반기 내내 부진했던 공격력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 유망주 볼프였다는 점은 실망스럽다. 바예호에 이은 또 다른 레알 출신 공격수 유망주 마리아노 디아즈를 데려오지 못한 게 뼈아프다. 주포 알렉산더 마이어의 득점 부진이 이어지면 상위권 유지가 요원한 프랑크푸르트다.

불안 요소를 안고 후반기에 임하는 프랑크푸르트지만 이미 그들이 전반기에 거둔 성과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코바치 감독과 그의 아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후반기 분데스리가를 보는 또 하나의 묘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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