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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당원 모집을 하는 청년들
▲ 1 길거리에서 당원 모집을 하는 청년들
ⓒ 김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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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민심이 약간 변질되었다" 반기문 전 총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처음엔 촛불을 든 청년의 한 사람으로 불쾌했다. 곧 불쾌함은 궁금증으로 변했다. "지금 촛불은 어떤 의미일까? 처음과 달라진 건 뭘까?" 뒤돌아서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달라진 것이 있었다. 우리의 목소리는 박근혜로 시작해 한국사회 전체로 나아가 있었다. 마치 촛불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사회를 만들 기회를 열어준 느낌이다. 그래 촛불은 점점 성장하고 있었다.

2016년 1000만 촛불은 대한민국 역사를 다시 썼다. 헌정사상 가장 많은 국민이 '정권퇴진' 구호를 들고 전국에서 일제히 쏟아졌다. 외신은 국민의 비폭력 저항과 시민 의식에 찬사를 보냈다. 피를 먹고 자란다는 민주주의가 새로운 형태로 구현되었다.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는 지금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전환기다.

알다시피 대한민국 1세대 시민혁명은 아시아 최초 민주주의 시민혁명인 1960년 4.19 혁명이었다. 4.19혁명은 이승만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한국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다. 안타깝게도 민주주의의 새싹은 돋아나기도 전에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짓밟혔다. 하지만 성공한 첫 번째 시민혁명의 정신은 대학가와 재야, 노동계로 퍼져나갔다.

2세대 시민혁명은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며 대의 민주주의 시대를 연 1987년 6월 항쟁이다. 6월 항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뤄낸 국민의 새로운 열망은 대단했다. 지식인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사회를위한교수협의회,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운동을 본격화했다. 전국적으로 농민은 농민회를 근로자는 노동조합을 대학생은 학생회를 만들며 자신의 직접적 권익을 직접 대변하는 단체를 건설했다. 당시 각계각층 국민들은 스스로 목소리를 키우면 정치가 국민을 대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87년 체제'라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한계는 뚜렷했다.

제 3세대 시민혁명은 그 한계를 뛰어넘어 직접 정치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표출된 새로운 혁명이다. 거대한 민주주의의 동력이 된 SNS는 온 국민을 하나의 유기체로 탄생시켰다. 동시에 촛불광장은 단결된 국민의 힘에 대한 학습의 장이 되었다. 국민은 역사의 한순간에 함께 한다는 자부심으로 스스로 촛불을 들고 세상을 바꾸는 주역으로 우뚝 섰다.

청년정치를 말하는 정당 홍보물
 청년정치를 말하는 정당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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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30년 만에 찾아온 제 3세대 시민혁명의 시기다. 우리는 사회가 근본적으로 뒤바뀌는 대 전환의 시기를 맞이했다. 국민의 새로운 변화의 열망은 어떻게 표출될까? 당연히 그 다음 단계는 정치를 바꿀 차례다. 이제 국민의 폭발적 열망은 정치를 직접 변화시키겠다는 요구로 분출될 것이다.

그 변화는 청년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4.19혁명을 일으킨 주역은 그제의 청년이고, 6월항쟁을 만든 주역은 어제의 청년이며, 2016년 1000만 촛불을 만든 주역은 오늘의 청년이다. 오늘 수업을 박차고 나온 중고생의 혁명이, 정유라를 규탄하는 대학생의 함성이, 사회구조에 저항하는 청년의 분노가 촛불의 시작이었다.

청년이 깨어났다. 입시지옥과 취업전쟁에 시달리며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들이다. 중앙일보 1월 3일 기사에 따르면 '조기대선이 열리면 투표할 생각입니까'라는 여론조사 질문에 20대의 92.2%가 '투표하겠다'고 답변했다. 항상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50대(82.3%)와 60세 이상(84.1%)의 투표의향을 추월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20대 투표율은 69.0%(약 509만명)였다. 만약 조기대선에서 예측대로 20대의 92.2%가 투표한다면 최대 681만표다. 약 172만표의 젊은표가 더 생긴다. 대통령의 얼굴을 바꿀 숫자다(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약 108만표 차).

청년의 정치참여는 투표로 끝나지 않는다. 청년당, 우리가주인이당, 우리미래, 흙수저당, 청년민중의꿈 등 새로운 청년 정당들이 쏟아지고 있다. 억눌려 살아왔던 젊은 세대가 스스로 세상을 바꾸는 경험을 하며 전면적으로 분출하게 된 것이다. 단군 아래 최대 스펙이라는 할 줄 아는 게 무궁무진한 청년들이다. 어렵고 힘들지만 꿋꿋하게 자기 삶을 사는 청년들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느끼고 정치에 뛰어들고 있다.

한 세대의 삶을 의미하는 30년이 지나고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청년이 직접 정치의 중심에 진출하여 사회구조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30년만의 기회를 촛불이 열었다. 그 변화는 촛불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촛불을 드는 우리도 느끼고 있다.


태그:#청년정당, #청년정치, #청년당, #우리미래,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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