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조의 한 장면

영화 공조의 한 장면 ⓒ JK필름


정유년 설날 박스오피스는 한국영화 쌍끌이 흥행이었다. <공조>와 <더 킹>이 같은 날 나란히 손익분기점을 돌파했고, 400만 돌파도 동시에 이뤄졌다. 그러나 두 영화가 75% 이상을 차지하는 스크린 쏠림 현상에 다양성에 대한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였다.

<공조>의 완승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남북 두 형사의 질주는 무서울 정도였다. 설 연휴 직전 개봉 9일 만에 1위에 오른 <공조>는 4일 간의 연휴 내내 무서운 기세로 내달렸다. 연휴 동안 269만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455만으로 1위를 굳건히 했다. 연휴 직전까지 누적관객에서 <더 킹>에 75만이 뒤졌으나,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도리어 28만을 앞서며 설날대전에서 승리했음을 선언했다.

<더 킹>은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연휴에 168만 관객이 관람하며 누적 426만을 기록했다. <공조>와 비교할 때 101만 차이다. 정치검사의 파워가 형사들에 비해 약했던 셈이다. 하지만 29일 손익분기점(380만)을 넘겼고, 30일 400만을 돌파하며 체면은 세웠다. <공조>도 29일 손익분기점(350만)을 돌파했다.

설날 연휴 <공조>의 승리는 가족 단위 관객들이 몰리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진중한 정치드라마보다는 아무래도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코믹액션 영화가 가족이 함께 볼 영화로 적합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진중한 정치드라마인 <더 킹>은 작품성과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밀린 것으로 보인다. 

 영화 <더 킹>의 한 장면

영화 <더 킹>의 한 장면 ⓒ 우주필름


하지만 <더 킹>으로 인해 설날에 엿보이던  1위 영화에 쏠림 현상이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은 설날 특징 중 하나였다. 일반적으로 설날 연휴에는 1위 영화가 점유율 50%를 가볍게 넘겼으나 올해는 최고 47%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한 영화 제작자는 ""<더 킹>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더 킹>의 경우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굳이 설 연휴가 아닌 2월에 개봉했어도 더 대접받지 않았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두 영화가 최대 점유율 79%를 차지하며 전체 관객의 4분의 3 이상을 흡수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영화들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다양성 부재 속에 독립예술영화도 설날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웠다. 설날 전에 개봉하려던 영화들이 설날 이후로 개봉을 연기한 것도 이런 흐름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한 애니메이션 <모아나>는 연휴 기간 45만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188만을 기록했고, 설날 연휴 직전 개봉한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누적 관객 50만 문턱에 다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이다.

독립예술영화는 25일 개봉한 코믹멜로 <매기스 플랜>과 지난해 칸영화제 수상작인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이 연휴 기간 2만 관객을 넘겼다.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많지는 않지만 관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며 8만 관객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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