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을 앞두고 있는 삼성의 전력 구상에 비상이 걸렸다. 영입이 확정되다시피했던 외국인 타자 마우로 고메즈(전 한신 타이거즈)와의 계약이 결국 무산됐기 때문이다. 2017년 삼성은 일본 리그에서 장타력을 검증받은 고메즈에게 4번타자 역할을 맡길 예정이었다.

4번타자 최형우의 이적으로 생긴 공백을 고메즈로 메우려했으나 그가 메디컬 테스트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영입이 유력시되던 마우로 고메즈와의 계약이 백지화되자 시선은 자연스레 전 삼성 소속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쪽을 향하고 있다. 2015시즌 이후 껄끄럽게 헤어졌던 삼성과 나바로는 다시 한번 함께할 수 있을까?

 2014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나바로

2014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나바로 ⓒ 삼성 라이온즈


나바로는 삼성에서 2014년부터 두 시즌 동안 맹활약하며 삼성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6년에는 KBO리그에서 남긴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지바 롯데 마린즈와 계약을 맺고 일본 리그에 진출했다.

하지만 입단 후 '총알 소지 파문' 등으로 정규 시즌 개막 전에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 촌극을 빚었고 이후 일본 리그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82경기 타율 0.217 10홈런 44타점)으로 1년만에 방출되고 말았다.

지바 롯데에서 방출된 나바로는 현재 무적 신분이며 도미니카 윈터 리그에서 뛰며 2017년을 함께할 팀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나바로의 도미니카 윈터 리그 최근 10경기 기록.(기록출처=도미니칸 윈터 리그 공식 홈페이지)

나바로의 도미니카 윈터 리그 최근 10경기 기록.(기록출처=도미니칸 윈터 리그 공식 홈페이지) ⓒ LIDOM.COM


삼성의 계약 무산 소식을 듣기라도 한 것일까? 최근 나바로는 부쩍 좋아진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리그 초반에는 소속 팀에 뒤늦게 합류해 준비가 덜 된 듯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줬다. 하지만 최근에는 KBO리그 시절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삼성은 2017시즌 외국인 타자로 1루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전 1루수로 뛰었던 구자욱이 외야전향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구자욱이 외야로 가게 되면 은퇴를 앞둔 이승엽을 제외하면 팀 내에 마땅한 1루 자원이 없다. 그래서 외국인 타자로 1루수인 마우로 고메즈 영입을 시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하고 말았다. 스프링캠프 합류가 예상되던 고메즈 영입이 결국 불발로 끝났다. 거기에 주전 2루수로 낙점받았던 백상원이 발뒤꿈치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나바로 카드를 진지하게 재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2시즌 동안 나바로와 함께하며 그의 기량과 위력을 그 어느 팀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구단이다. 그런데 왜 리그 최정상급 2루수인 나바로의 영입을 두고 고민을 하는 것일까? 이유는 잘알려진 것처럼 나바로의 불성실한 태도와 통제의 어려움 때문이다.

삼성에서 뛰던 당시 나바로는 태업성 플레이와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종종 입방아에 오르곤 했다. 삼성 입장에선 나바로의 기량에 대한 의심보다는 그의 존재로 인해 팀 케미스트리가 흔들리는 것을 무엇보다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 2014~2015년 두 시즌 총합 홈런 순위

 2014~2015년 두 시즌 총합 홈런 순위. 2루수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홈런생산력을 보인 나바로가 3위에 위치해있다.(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4~2015년 두 시즌 총합 홈런 순위. 2루수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홈런생산력을 보인 나바로가 3위에 위치해있다.(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바로와 삼성은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검증된 조합이다. 삼성이 1루수를 찾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야가 풍족한 팀은 아니다. 주포지션인 2루수부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나바로의 가치는 삼성에서 더 빛날 수 있다.

KBO리그 시절 나바로는 유격수 김상수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에서 뛰어난 유격수 수비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현재 도미니카 윈터 리그에서 나바로는 1루수로도 출장하고 있다.

나바로가 한국에서 뛴 2년 동안 그보다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단 두 명 뿐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거포 박병호와 테임즈만이 나바로보다 많은 홈런을 쳤을 뿐이다.

나바로는 2루수임에도 불구하고 2년동안 79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48개의 홈런을 터뜨린 2015시즌에는 역대 한시즌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어쩌면 삼성이 애타게 찾고있는 1루수 거포의 답은 나바로가 쥐고있는지도 모른다.

리그 규정상 나바로가 2017년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는 팀은 삼성 뿐이다. 삼성이 보유권을 풀어주지 않으면 나바로는 2018년이 될 때까지 타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없다. 나바로 카드를 쥐고 있는 삼성은 그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다른 외국인 타자 영입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별 후 2016시즌 나란히 추락을 경험한 나바로와 삼성 라이온즈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나바로와 삼성, 재결합'편 중)

결별 후 2016시즌 나란히 추락을 경험한 나바로와 삼성 라이온즈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나바로와 삼성, 재결합'편 중)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웹툰)


나바로는 타자 친화 구장인 삼성의 새로운 홈구장 라이온즈 파크에서 뛴 적이 없다. 나바로가 뛰던 시즌까지는 대구 시민운동장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당겨치는 스윙을 즐겨하는 나바로가 라이온즈 파크를 사용했다면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과연 팔각형 타자 친화 구장 '라이온즈 파크'와 '시즌 48홈런' 나바로의 만남은 성사될 수 있을까? 2월 1일 전지 훈련이 시작되는 삼성의 외인 타자 영입이 어떻게 결론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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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정민 필진/ 감수 및 정리: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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