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는 승부 조작, 선수 혹사, 선수들의 일탈 행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 2016시즌 프로야구는 두산 베어스의 2년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되었고 이제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3월 31일)까지는 아직 두 달 가량 남았지만 2017시즌을 위한 각 구단의 담금질은 시작된 지 오래다. 시즌 개막에 앞서,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10개 구단의 스토브리그 현황과 시즌 전망에 대해 구단별로 점검해 보도록 하자. [편집자말]

[LG 트윈스] 젊고 강해진 쌍둥이, 한국시리즈를 노린다!

지난해 LG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리빌딩을 진행하며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과정에서 성적 상 기복이 컸지만, 시즌 중반 이후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리그 4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6년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한 LG는 명실상부한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하나] 빠르고 깔끔하게 끝낸 외국인 선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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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 잔류에 성공한 LG 외국인 선수 3인방. 히메네스-허프-소사 순 ⓒ LG 트윈스

2016시즌 LG는 외국인 선수 계약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장고 끝에 영입한 외국인 투수 스캇 코프랜드는 개막 이후에야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코프랜드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단 세 달만에 한국을 떠났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외국인 선수 계약을 일찌감치 완료했다. 코프랜드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데이비드 허프(140만 달러)는 후반기 놀라운 활약을 보이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포스트 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헨리 소사(90만 달러) 역시 잔류했다. 화려했던 전반기에 비해 아쉬운 후반기를 보낸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도 1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둘] 투수 FA 최고액 차우찬 영입, 선발 마운드 강화

시즌 후 FA 자격을 획득한 LG 선수는 우규민, 봉중근, 정성훈이었다. 세 선수 모두 오랜 기간 LG에 몸담았지만 각기 다른 결과를 맞았다.

우규민은 삼성으로 이적했다. LG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했던 우규민이 LG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보상선수로는 잠재력을 가진 최재원을 영입했다. LG 야수 리빌딩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선수다.

한편 봉중근과는 2년 15억원, 정성훈과는 1년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리빌딩을 진행 중인 팀 사정과 베테랑 FA와의 장기 계약 실패 경험 때문에 구단의 입장이 주로 관철되었다.


외부에서는 대형 FA를 영입했다. FA 대어 중 한명으로 꼽혔던 차우찬과 4년 95억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역대 투수 최고 금액으로 영입된 차우찬에 대한 LG의 기대치는 두산 장원준 이상의 활약이다.

지난해 젊은 선수들을 키우며 플레이오프 무대를 경험한 LG는 선발 마운드를 강화하며 15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불펜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영건 이승현을 보상선수로 내보낸 점이 아쉽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셋] 팀을 떠나는 베테랑들


리빌딩의 이면에는 베테랑들의 눈물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이 전면에 나서는 만큼 노장들의 입지는 크게 줄어드는 법. 빠른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는 LG는 여러 베테랑들과 이별했다.

LG 트윈스의 전설로 남을 이병규(9번)가 결국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해 1군 무대에서 단 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던 이병규는 그 타석을 끝으로 선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정현욱과 김광삼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힘든 시즌을 보낸 끝에 코치로 제 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포수 최경철은 보류 명단에서 제외되어 삼성으로 이적했다.

[넷] 강렬함과 꾸준함이 부족했던 타선

지난 시즌 LG는 젊은 타자들을 중심으로 타선을 재구성했다. 이들은 패기는 있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기복을 보였고, 득점 결정력에서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팀 장타율과 출루율 역시 저조했다. 하지만 외부 전력 보강은 없다.

채은성, 양석환, 이천웅 등 리빌딩의 주축 선수들이 단순 가능성을 넘어서 주전급으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젊은 야수들이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간다면 2017년 LG 타선은 쉽게 상대하기 어려운 공격력을 갖출 공산이 크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베테랑에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던 LG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후반기 이후 일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실제 영입 가능한 FA 투수 중 최대어인 차우찬을 가세시키며 확실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젊은 선수들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LG는 2017시즌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팀이다.

[넥센 히어로즈] 리빌딩 성공한 영웅 군단, 본격 '프런트 야구' 개막 

지난해 넥센은 투타의 주축 대부분이 동시 이탈하는 미증유의 전력이탈을 경험했다. 박병호, 손승락, 유한준은 각각 미네소타, 롯데, kt로 떠났고 마운드를 지켜야 할 조상우와 한현희는 부상과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넥센을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넥센은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했고, 기존 선수들의 활약이 어우러져 정규 시즌 3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부상에서 복귀하는 전력들이 있기에 신임 감독 선임을 제외하곤 스토브리그에서 특기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다.

[하나] 빠르게 완료한 외국인 선수 계약


넥센 역시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시즌 중반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앤디 밴헤켄(90만 달러)과 재계약을 체결했고 다소 부침을 보인 대니돈(65만 달러)에게도 다시 기회를 줬다.

반면 시즌 중반 코엘로의 대체 선수로 영입해서 육성형 외국인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스캇 맥그레거와는 이별을 택했다. 포스트 시즌에서의 부진과 확실한 에이스 투수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이후 넥센은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션 오설리반을 110만 달러에 영입했다.

타 구단에 비해 외국인 선수 영입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던 넥센이 외국인 선수 한명에게 최초로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오설리반에 대한 넥센의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둘] FA는 남의 일

넥센은 이번 FA 시장에서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내부 FA 선수도 없었고 외부 FA 영입에도 참전하지 않았다. 리빌딩 시즌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만큼 올해도 내부 육성에 주력해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셋] 화끈한 연봉 인상

시즌 전 예상을 깨고 놀라운 성적을 거둔 넥센은 선수들의 성과에 확실히 답했다. 매년 빠르고 후한 연봉 협상으로 화제가 되는 넥센이지만 이번엔 더 후했다.

팀 전체 연봉 인상률은 23.4%,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선수 11명의 연봉이 전년에 비해 50% 인상됐다. 신인왕을 수상한 신재영, 외야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고종욱 등이 그 예다. 또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린 김민성, 김하성, 서건창 등 팀 주축들도 연봉이 대폭 인상되며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넷] 본격 '프런트 야구'의 시작?


2013년 넥센이 새 감독으로 염경엽 전 감독(현 SK 단장)을 선임했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수로서 화려한 커리어를 남긴 것도 아니고, 지도자로서 경력도 일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장정석 감독은 한층 더 파격적인 선택이다. 장정석 감독은 염경엽 전 감독과 달리 선수 은퇴 이후 코치 경험이 전무하다. 지난해까지 운영팀장이던 장정석 감독을 전면에 내세운 넥센의 프런트 야구가 어떤 결과로 귀결되느냐에 향후 프로야구 판도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섯] 사상 최강의 선발진 구축?

지난해 3위인 넥센이지만 선발 마운드 운영이 그리 원활치 않았다. 개막과 함께 한 외국인 투수들인 피어밴드와 코엘로가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신재영이라는 깜짝 스타가 등장하며 팀 마운드를 이끌었지만 신인 박주현이 부진에 빠진 뒤 그 뒤를 받쳐 줄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복귀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밴헤켄이 개막부터 함께 하며 무려 '110만 달러'를 투자한 오설리반도 영입했다. 무엇보다 작년, 부상으로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던 조상우와 한현희가 선발 투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 둘의 복귀 시점은 5월 이후로 예상된다. 이들이 선발 전환에 성공한다면 넥센은 구단 사상 역대 선발진을 보유하게 된다.

한편 박병호, 유한준의 이탈로 생긴 결정력 약화는 여전한 고민이다. 대니돈과 윤석민, 그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채태인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박-유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넥센은 한화에서 방출된 '왕년의 거포' 김태완을 지난해 말 영입하며 장타력을 보강했다.

2017시즌 넥센의 전력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조상우, 한현희, 강윤구 등 복귀 선수들의 가세는 넥센 마운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장정석 신임 감독이다. 4년 전 선택처럼 '신의 한 수'가 될지, 반대로 무리수가 될지에 따라 넥센의 시즌 순위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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