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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분회 간부와 서경지부 활동가들은 총무처로 갔다. 총무처장과의 면담 때문이었다. 오늘(1월 24일) 총무처에 가겠다고 공문까지 보내놓은 상황이었다. 나는 총무처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대기했다. 그들은 1시간 만에 총무처에서 나왔다. 나는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했다. 최수연 분회장님께 여쭤봤다.

"안에서 무슨 이야기 하셨어요?"
"임금이랑 원청 요구안에 대해서 최다혜 차장님이 설명했어요. 원래 임금 요구안은 용역업체랑 교섭할 사안이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학교 (담당자에게까지 임금 요구안을) 전달한 건 우리 임금을 주는 곳이 사실상 광운대나 다름없어서예요. 업체가 학교로부터 받은 도급비용으로 우리 임금을 주는 거니까, 그래서 설명한 거고."

나는 유독 원청 요구안에 눈이 갔다. 원청 요구안은 총 7가지였다. 이를테면 용역근로자 보호지침 기본정신 준수, 양질의 일자리 지역사회 제공, 장기근속에 대한 처우 개선, 고용보장, 학내복지에 대한 동등한 권리 보장, 안전사고 등에 대한 보상 정책, 노동인권 보호였다. 대학이 용역노동자를 학교의 구성원으로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바로 원청 요구안이기 때문이리라. 담당자는 집단교섭 요구안에 대해서 "노력해보겠다", "검토해보겠다"라고 하지 않았을까. 여태 그랬던 것처럼.

"저는 비마관, 화도관 휴게실 이야기를 했죠. 언제 바꿔줄 거냐고요. 그런데 어제 비마관 휴게실에 가봤대요. 자기가 봐도 이건 아니라, 그러더라고요. 솔직히 그렇잖아요. 계단 밑에 있는 창고를 그냥 휴게실로 쓰고 있는 거잖아요. 바로 앞에 자판기가 2대나 있고. 다른 곳으로 옮겨주겠대요. 보면 알겠죠, 뭐. 노조 사무실이랑 퇴직금 관련해서도 물어봤고요."

2차 교섭도 '역시나'

 서경지부 광운대분회 최수연 분회장이 연세대 정문을 지나가고 있다.
 서경지부 광운대분회 최수연 분회장이 연세대 정문을 지나가고 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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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면담을 마친 후, 나와 분회장님은 2차 집단교섭 장소로 갔다. 연세대였다. 도착해서 보니, 강의실이었다. 책상 배치를 협상용으로 재배열한 상태였다. 교섭 장소의 크기는 적당한 편이었다.

2차 집단교섭은 2시 40분에 시작했다. 예정보다 40분이나 지체됐다. 사실은 오늘부터가 본격적인 교섭이었다. 지난 1차 집단교섭은 노사 간 상견례 및 교섭 절차를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도망간 용역업체 담당자... 실망감이 밀려왔다)

드디어, 서경지부 교섭대표(박명석 지부장)는 사측의 교섭대표와 본격적인 교섭을 진행했다. 지난번 약속대로 사측은 두 업체 담당자를 교섭대표와 간사로 선출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4차 교섭 때까지 한정된 임시였다. 아직 누구를 정식 대표와 간사로 뽑을지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듯싶었다.

곧바로 2017년 서경지부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본 교섭 전에 개별교섭 동의서와 기본합의서에 서명 받는 절차로 15분이나 지나간 후였다. 임금협약은 추후 교섭 때부터 논의할 예정이었다.

"사측 혹시 단체협약 검토하고 오셨습니까?"

 지난 1월 24일, 서경지부 제2차 집단교섭이 연세대 제2공학관에서 진행됐다.
 지난 1월 24일, 서경지부 제2차 집단교섭이 연세대 제2공학관에서 진행됐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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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석 지부장의 물음에 사측은 서경지부 단체협약 요구안의 개정·신설 조항을 받아들일지 말지 아직 서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측의 공통안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것이었다. 준비 부족이었다. 박명석 지부장은 사측 담당자들이 단체협약 요구안을 검토할 시간을 줬다. 30분간 정회를 요청했다.

그런데 약속된 정회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사측 교섭위원들이 교섭장에 들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2차 교섭부터 정회의 늪에 빠져버렸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사측은 "시간을 세월아, 네월아" 썼다.

그때였다. 한 서경지부 교섭위원이 이야기했다. 교섭 재개 때 사측 교섭위원들이 어떤 발언을 할지 예측했다.

"오늘 결정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다음에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확률이 90%는 되지 않을까요?"

다른 서경지부 교섭위원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90%가 뭐야, 100%지. 조인식 하려고 늦는 거여 뭐여? 자기네들 회사에서 연장수당 받으려고 하나?"
"일찍 와서 미리 (사측끼리) 회의 좀 하지."

오후 4시 20분쯤에 사측 교섭위원들이 교섭장소에 들어왔다. 약속된 휴정시간보다 40여 분이나 늦은 것이었다. 교섭이 재개됐다.

사측 교섭위원들은 1시간여 동안 서경지부가 요구한 단체협약 개정·신설 조항들을 제대로 살펴보고, '어떤 안'을 도출해냈을까? 아니었다. 오늘 교섭에서는 서경지부와 단체협약에 대해 논의하기 힘들다고 했다. 아까 전 한 조합원의 예측이 딱 맞아떨어졌다.

사측은 여러 핑계를 댔다. 이를테면 일부 업체는 자료가 없어서 검토를 못 했다고 했다. 신규업체는 아직 단체협약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기에 사측끼리 공통안을 취합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서경지부 교섭위원들이 그게 말이 되냐면서 항의했다. 잠깐의 고성이 이어졌다.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교섭에 나왔으면 어떻게 교섭할지 대충 검토는 하지 않았을까? 2주라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사측의 교섭 태도가 여전히 아쉬웠다.

 지난 1월 24일, 서경지부 제2차 집단교섭이 연세대 제2공학관에서 진행됐다.
 지난 1월 24일, 서경지부 제2차 집단교섭이 연세대 제2공학관에서 진행됐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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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교섭위원들은 곧 대안을 내놨다. 다음 3차 교섭 때까지 서경지부가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을 토대로 사측 공통안을 작성해 오겠다고 했다.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사측끼리 만나서 의견을 취합할 듯싶었다. 다음 3차 때는 어느 정도 안이 나올 수 있을까. 어쨌든 협상 상대의 말을 믿어야 하지 않겠는가. 서경지부 교섭대표가 발언했다.

"이것은 24개 업체와 노동조합이 (합의하는) 하나의 단협이에요. 하나의 단협이기 때문에 각각의 회사에서 의견이 있다고 해도 공통의 의견을 따라야 해요. 그것이 우리한테 안으로 제출돼야 하는 거고요. A업체는 이 의견, B업체는 저 의견 그렇게 (하면) 안 돼요. 다음 3차 교섭 때는 오늘 같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교섭은 오후 5시쯤에 끝이 났다. 2차 교섭도 아무 성과가 없었다. 3차 교섭은 좀 '교섭다운 교섭'이 이뤄질까?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내가 교섭장에 왔구나"라고 생각할 만한 대화가 오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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