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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새누리당 초선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2017.1.23 오마이뉴스 권우성
▲ 새누리당 초선 만나러온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새누리당 초선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2017.1.23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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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을 찾아 종횡무진하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이제는 정치 행보로 바쁘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을 띄우고 정치세력을 모으기 위해 본격적으로 정치권과 접촉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반 전 총장은 또 "중도사퇴는 있을 수 없다"며 대권을 향한 의지를 더욱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23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시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새누리당 권석창·김성원·박덕흠·박찬우·민경욱·이양수·이철규·최교일 의원과 만났다.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박덕흠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이다.

반 전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제가 대한민국 시민으로 돌아와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어떻게 고쳐나가는가 고민해왔다"며 "비록 정치적 경험이 없고 (대선 출마가) 새로운 도전이나 힘을 합치면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대권 의지 강하게 드러내... 개헌 또다시 언급

이날 반 전 총장은 약 45분간 의원들과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1시간 가까이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거듭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난 민경욱 의원은 "중도사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정치 교체 조건으로 '30년 된 헌법 고칠 필요 있겠다'며 개헌을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최교일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행 헌법이) 현실에 안 맞고, 제왕적 대통령제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서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모임이 '공개지지'를 선언하는 성격은 아니었고 갑작스럽게 자리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주로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쪽이었다고 한다.

박찬우 의원은 반 전 총장에게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보수가 분열된 상태에선 대선을 못 치른다"며 "반 전 총장 같은 분이 보수의 혁신과 통합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외연을 넓혀 대연합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반 전 총장도 귀담아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기존 정당 입당여부나 창당 가능성을 두고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제 입으로 새누리당에 가지 않겠다, 바른정당에 가겠다고 한 적 없다"정도만 말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반 전 총장은 본격적인 세력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바른정당과도 접촉했다. 그는 20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에게 전화를 해 귀국인사를 했다. 김 의원은 예전부터 반 전 총장 영입을 추진했으며 공식석상에서 "그가 택할 곳은 우리 바른정당 밖에 없다"고 말해왔다. 반 전 총장은 또 21일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나 직접 영입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넘나드는 행보로 보수세력의 중심에 서려는 모습이다.

개헌을 연결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 역시 반 전 총장에게는 중요한 세력이다. 반 전 총장이 21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고, 다음날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의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창립축하메시지를 보낸 것은 중도세력과 힘을 합치길 원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반 전 총장이 중도와 보수를 하나로 합친 '빅텐트'를 발판삼아 세력을 키운다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새누리당 김성원, 권석창, 민경욱, 이양수, 이만희, 최교일, 성일종, 이철규, 박찬우 초선의원 9명과 회동을 하고 있다.
▲ 반기문, 새누리 초선 9인과 회동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새누리당 김성원, 권석창, 민경욱, 이양수, 이만희, 최교일, 성일종, 이철규, 박찬우 초선의원 9명과 회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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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져... 그래도 보수는 '반바라기'

물론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도 여전히 꿈쩍하질 않고 있다.

23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는 1월 셋째주 동안 전국 성인남녀 2520명을 상대로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반 전 총장이 19.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여전히 2위지만 전주보다 2.4%포인트 낮은 수치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포인트 상승해 두 사람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95% 신뢰수준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여권은 반 전 총장을 향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김성원 의원은 "반 전 총장에게 국민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전달한 메시지가 기존 정치권과 유사했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테니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우 의원도 "현재 나온 사람 중에 그만한 상품이 없다"며 "한국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배포와 능력을 가진 분이니 그것을 잘 드러내면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한다"고 했다.


태그:#반기문, #새누리당, #바른정당, #빅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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