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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11월 1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G20 환영만찬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11월 1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G20 환영만찬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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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만난다. 반 전 총장 쪽에서는 단순한 귀국인사라며 선을 그었지만 야권에선 반기문 정치가 'MB정부 부활'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18일 반 전 총장 쪽은 다음날 오후 4시 MB의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을 찾는다고 발표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의미에서 귀국인사하러 간다"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은 이미 갔다왔고, 손명순 여사와 이희호 여사도 뵐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앞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 짧게 인사만 하고 온다"고 답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 주변에 친이계 인사들이 포진해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표적이다. 그는 반 전 총장 귀국 후 마포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다. 또 다른 'MB맨' 곽승준 고려대 교수(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도 반 전 총장의 정책자문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두우 전 홍보수석까지 반 전 총장 쪽에 합류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동관 전 수석은 18일 SBS <박기호의 시사전망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 전 총장을 잘 도와드리라'고 했다"는 말도 했다. 그는 "지금 보수의 다른 대안이 없고, 개인적인 연도 있고 해서 도와줄 수 있는 일이니까 신중하게 잘 도와드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먼저 도와주라고 했다든가, 반 전 총장을 이용해 정치적 부활을 꿈꾼다, 이런 것은 야당이 제기하는 프레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반 전 총장 캠프가 친이계로 채워지고 있다는 이야기 또한 "야당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 전 수석은 "어떻게 보면 마포캠프 안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사람이 더 많다"며 "백설기에 콩이 몇 개 있다고 콩떡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기문 캠프 합류는) 국가적 인재의 풀을 써서 새로운 정치를 해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문의 MB 인맥이 밖에서 보는 것보다는 훨씬 막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식통을 빌려 "반 전 총장 측이 MB 사람들을 정리하려고 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동관 전 수석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보란듯이 '건재'를 과시했고, 오후에는 반 전 총장이 MB를 만난다는 발표까지 한 것이다. 한편,  <조선> 기사에 'MB정부 출신'으로 소개된 박진 전 의원은 "나는 YS(김영삼)민주계이지, MB계가 아니다"고 정정을 요청했다.

10년 전 MB 캠프를 이끌다가 집권 뒤 정치적으로 결별한 정두언 전 의원은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의 행보를 봐서는 메시지나 조직, 주변에 모이는 사람 등등 반 전 총장이 하나라도 제대로 선거 준비가 된 게 있는 지 의문"이라며 "이 와중에 MB를 만나는 게 선거에 도움될 거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도 놀랍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이 이 상태로는 대선을 완주하지 못하고 드롭(중도포기)할 것같다"고 내다봤다.

야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MB 사람들과 결탁해 보수정권을 연장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반기문의 정치 교체는 정권 교체를 막고 정권 연장을 하겠다는 꼼수"라고 했다.

또 이동관 전 수석의 백설기 비유를 가리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권력을 누렸던 새누리당 의원들 30,40명이 추가 탈당해 반 전 총장을 지원하는 상황에서도 콩떡을 백설기로 주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반 전 총장에게 "이명박근혜 사람들과 무슨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들과 하겠다는 정치 교체가 과연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태그:#반기문,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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