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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최순실 예산을 파헤치기 위해 특검과 공동으로 작업 중이라고 밝혀 주목을 모으고 있다.

13일, 신촌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신촌대학교 주최로 열린 특강에 참석한 그는 박영수 특검과의 공동 작업 사실을 밝히며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다만 구체적인 작업 내용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지난해 12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특검이 요구한다면 예산DB 등 관련 자료를 협조할 것"이라며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13일, 신촌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열린 신촌대 특강에서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의 저자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강의를 하고 있다.
 13일, 신촌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열린 신촌대 특강에서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의 저자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강의를 하고 있다.
ⓒ 신촌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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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훔쳐가려한 1조 4천억 원 밝혀낸,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

최근 그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나라살림연구소 소속 연구위원들과 함께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을 통해 1조 4천억 원의 예산을 따내려한 사실을 폭로해 화제가 된 책이다.

책은 최순실씨 등이 정부 예산을 따낼 수 있었던 배경과 부처별 예산기획서에 적힌 VIP라는 코드명의 비밀 등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대통령 연설문은 최순실씨의 예산기획서였다'는 주장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관련 기사: 최순실 일당이 꿀꺽하려던 돈, 커피로 환산하면?)

그는 "이번에 낸 책은 최순실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두 부처 예산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며 "특검 수사로 최순실 예산이 추가 폭로되면 자연스럽게 개정증보판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지금까지 공개된 최순실 예산이 빙산의 일각임을 암시했다.

최순실 예산, 추가 존재 예상돼

정 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초점이 마늘주사·태반주사와 같은 부차적인 문제로 흐르는 현상을 지적하며 "예산 의혹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순실씨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예산들이 국회의 삭감 조치 이후에도 일부 예산으로 살아남아 2017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최순실씨가 국방 예산에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금껏 밝혀내지 못한 '최순실 예산'의 추가 존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특검 역시 예산 관련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국민들이 예산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책 출간 직후 방송인 김제동과 함께 북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생각보다 참석율이 저조했다"며 "천하의 김제동도 '예산으로 사람을 웃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는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예산이 올바르게 집행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책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다"라고 말하면서 다시 한 번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또 "적어도 내가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만 가져도 예산의 투명한 집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정창수 소장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
 정창수 소장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
ⓒ 신촌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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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시민 참여 사례 '납세자 소송제도'

이러한 시민 참여의 일환으로 그는 '납세자 소송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납세자 소송제도란 정부의 위법한 예산집행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스스로 원고가 되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미 납세자 소송제도가 활성화된 미국은 2011년까지 20조 원을 환수했고, 소송 참여자들에게 일부 금액을 환급해 성공적으로 제도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소장은 앞으로도 유력 정치인들과 접촉하면서 이와 같은 제도의 도입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으로 시민단체 대상의 특강을 통해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라살림연구소는 예산의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 2012년 5월 설립됐다. 설립 이후 중앙 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낭비 사례를 찾아내 고발하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쳐오고 있으며 예산전문가 양성을 위한 시민 대상 강좌도 개최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예산 문제를 추적한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을 펴내기도 했다.


태그:#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최순실, #예산,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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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한국근대사 전공) / 취미로 전통활쏘기를 수련하고 있습니다. /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다시 걷는 임정로드>, <무강 문일민 평전>, <활 배웁니다> 등 연재 / 기사 제보는 hei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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