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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예전 박원순 시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정치 행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보이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SNS에서 실망하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비판과 민주당 경선룰에 대한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박원순 "촛불광장서 자유롭게 경선투표로 야권 단일후보 선출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선 뜨거운 촛불민심과 연대할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차기정부는 '참여정부 시즌2'가 아닌 '촛불공동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 박원순 "차기, 참여정부시즌2 아닌 촛불공동정부여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선 뜨거운 촛불민심과 연대할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차기정부는 '참여정부 시즌2'가 아닌 '촛불공동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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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민주당 경선 룰과 관련 모바일 투표 등 기존 방식 대신 촛불광장에서 직접 투표소를 설치, 야권이 함께 후보 경선 투표를 진행하는 '촛불경선'을 주장했다.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물론 시민사회까지 포함한 공동경선으로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촛불광장에 투표소를 설치해 자유롭게 경선 투표에 참여하자고 했다. 그래서 이 야권 단일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것이 '촛불공동정부 구성'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 경선 룰 협상을 위한 대리인들의 논의 과정에서도 박 시장 측에서만 대리인을 선정하지 않아 경선 룰 협상에 제동을 걸었다. 박원순 캠프의 관계자들은 "현재 구조에서 룰 협상을 할 경우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없다" "(물밑에서) 실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상관없는데, 당 대표(추미애)의 입에서 공론화돼 국민들에게 전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당 지도부를 향한 불신도 드러냈다(관련 기사 : "이대론 공정경선 힘들어"... 민주당 '경선 룰' 협상 제동 건 박원순).

대선의 시계가 촉박하게 흐름에 따라 각 대선 후보와 그 캠프의 발걸음은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라 여권은 분열되고 제대로 된 후보조차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등이 서로 경쟁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경선 룰을 논의하고 확정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대통령 경선 규칙을 논의하기 위한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 1차 회의를 가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경선 룰 협상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다른 후보와는 달리 혼자 대리인을 선정하지 않았다. 더구나 박 시장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촛불경선"이라는 다소 의외의 제안을 하며 경선 룰 협상에 다시 한 번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런 박원순 시장의 태도는 비판의 여지가 많다.

촛불경선의 비현실성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촛불 든 박원순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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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에 모여 투표를 한다면 그 광장은 어디를 의미하는가?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만 투표를 하면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의 투표 참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촛불광장의 투표소 설치, 안전, 선거 방법 등의 선거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 실행방안도 없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촛불집회와 광화문의 상징성을 경선 과정에 이용하려는 전략은 이해하나 현실 불가능한 방법을 제시해 경선룰 협상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억지스러워 보인다. 

박 시장은 경선룰 협상에 나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런 협상에 가면 국민을 감동시키는 경선이 아니라 어떻게 자기가 이기는 룰을 만들까 신경전을 벌이기 마련"이라며 "어떻게 국민을 감동시키고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까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경선룰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우선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룰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협상하고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는 후보들의 이해에 따라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박 시장이 대선 경선에 참여하고자 하는 후보라면 스스로 말하는 국민을 감동시키고 민주당을 승리로 이끄는 방식이라고 하는 "촛불경선"을 협상 과정에서 주장하고 관철해야 한다.

협상 과정에 참여조차 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을 고수하고 "촛불경선을 하자"는 주장을 펴는 건 절차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경쟁은 치열해야 하지만 상처를 입어서는 안된다. 공정한 경선의 룰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 경쟁의 과정에서 후보의 강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약점은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국민들은 감동하고 지지를 보내는 법이다.

상처와 분열을 보이면 국민들은 외면한다. 대선에 나가려는 모든 후보들은 알아야 한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는 이유는 야권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태그:#촛불경선, #경선 룰,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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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에 행복과 미소가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대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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