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최순실 수감동 청문회'가 단연 화두였습니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26일 구치소 청문회에 나섰으나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 핵심 증인 3인은 또 출석을 거부했고 결국 국조특위는 '수감동 출입 및 면담, 신문 실시'를 의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치소 측이 최순실 씨의 출석 거부 이유에 답변을 거부하고 위원들의 수감동 접견까지 불허하면서 구치소가 의도적으로 증인을 숨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한편 이날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은 K스포츠재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을 대비한 것이며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도 최순실 소유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병우 전 수석의 장인이 최태민과 두터운 친분을 지녔다는 정황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증거도 나왔죠. 특검과 청문회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정황과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공영방송 KBS‧MBC는 전혀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1. 국회의 '감방 청문회'에 '헌법 위반' 주장한 최순실, 이걸 공방 처리한 공영방송
서울 구치소는 접견에 대해 어떤 기록도 남겨서는 안 된다며 특조위원들의 접견을 거부했습니다. 증인인 최순실이 촬영을 원하지 않는다는 구치소 측 해명에 위원들은 법무부와 구치소가 '최순실 보호소'가 됐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미 청문회장에서 서울 구치소장과 의료과장이 최순실이 구치소 청문회에도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 '법무부 외압설'도 불거진 상태였습니다.

결국 위원들은 기자와 속기사 출입을 모두 포기하고 비공개로 최순실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최순실 측은 "2017년 1월 21일까지 최씨가 변호인 외의 사람을 접견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게 법원의 결정"이라며 "국회는 이런 법절차를 무시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법원의 변호인 외 접견금지 결정은 최씨가 안종범 전 수석 등 다른 공범들과 '말맞추기' 등 증거인멸에 나설 것을 우려해 내린 조치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방송사들은 모두 서울구치소의 접견 거부에 초점을 맞춰 상황을 전달했는데요. 예외가 있습니다. KBS와 MBC는 국조특위 위원들의 '감방 청문회' 시도와 이를 거부한 구치소 및 최순실 측 입장을 공방의 형태로 보도했습니다. KBS <출석 거부로 수감동 신문…변호인 반발>(12/26 http://bit.ly/2ilU2aZ)은 "특위 위원들은 이들 3명을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기로 의결" "언론 취재와 촬영 여부 등을 놓고 구치소 측과 2시간 여 대치 끝에 결국 촬영하지 않는 조건으로 최씨와의 대면이 최종 허가" 등 국조특위 측 입장과 "수감동 신문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는 최순실 측 입장을 나열했습니다. 최순실 측이 법원 판단을 잘못 해석했다는 지적은 없었습니다. MBC도 마찬가지인데요. MBC 보도에서는 왜곡도 엿보입니다.

2. 왜곡의 전당 MBC, '박영선 SNS 라이브 영상' 왜곡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접견을 거부하는 구치소 측과 대치하던 중 반납했던 김성태 위원장 휴대폰을 가까스로 받아 내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의원들이 최순실이 미리 와있던 방문을 열려고 하자 시커먼 복장의 기동순찰대까지 불러 위협을 느껴 김성태 위원장의 핸드폰을 빌려 페이스북 생방송을 했다"며 SNS실시간방송을 한 것입니다. 당시 구치소 측이 촬영은 물론 기자와 속기사 출입까지 막으며 접견을 거부하자 분개한 의원들이 최순실씨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방문을 열려고 했고, 이에 무장한 기동순찰대까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BS는 이런 대치상황에 대해서 "의원들은 구치소 측이 최 씨를 비호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을 김성태 위원장의 휴대전화로 중계"했다고 전했고, TV조선은 "구치소 측이 내부 규정에 따라 기자와 속기사 출입 촬영을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이 같은 상황을 휴대폰을 통해 SNS 중계"라며 당시 정황과 박영선 의원의 영상 촬영 동기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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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SNS 라이브 영상’ 촬영 계기 설명도 없이 ‘실랑이’만 보도한 MBC(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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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다릅니다. MBC는 특위 위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처럼 묘사한 왜곡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MBC <우여곡절 청문회…종일 '옥신각신'>(12/26 http://bit.ly/2i1VhOR)은 "스마트폰으로 현장 기록을 남기겠다는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의 끈질긴 요구에, 구치소 측은 전례가 없다며 촬영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특위 위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면서 박영선 의원의 SNS실시간 촬영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해당 영상 중 "조폭이야, 여기가 지금"이라며 고성을 지르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의 모습 등 일부 장면만을 편집해 보여줬습니다. MBC는 박영선 의원이 찍은 영상이라 알려주지도 않았고 박 의원이 어째서 촬영을 했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마치 위원들이 처음부터 이 영상을 촬영하고 있어 구치소가 접견을 거부한 것처럼 묘사한 셈이 됐습니다.

3. 최순실에 유리한 내용만 짜깁기해 내보낸 MBC의 왜곡‧편파 행태
게다가 MBC는 "의원들은 최씨를 과잉보호한다고 질타했고, 구치소 측은 아니라고 반박했"다며 구치소 측 입장까지 상세히 보여줬습니다. "(동행명령장 거부 땐)징역 5년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부분들을 제가 구체적으로 설명드렸습니다"라는 홍남식 서울구치소장 발언과 "크게 거동을 하는 데 불편함은 없습니다"라며 최순실의 건강상태를 설명한 조수현 의료과장 발언을 덧붙인 것입니다.

여기다 "최씨의 변호인은 '수감동 신문'은 헌법과 형사절차법을 정면 위반한 행위라며 국회가 동행명령을 할 수는 있지만 강제구인을 할 수는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법원은 변호인이 아닌 그 누구도 최순실 씨를 접견하거나 서류 혹은 물건을 주고받을 수 없다는 결정을 지난달 내린 상태"라며 최씨 측 입장을 적극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조수현 의료과장은 최순실이 거동에 불편이 없다고 하면서도 "최순실이 (구치소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데 큰 문제가 없죠?"라는 김성태 위원장의 질문에는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위원들은 "서울구치소 의료과장이 최순실에 대한 적극적인 변호 의무를 부여 받았냐"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MBC는 이 장면도 지워 버린 채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의료과장 발언만 전했습니다.

또한 최순실 측 입장을 덧붙이면서 최씨 측 주장의 근거인 법원의 '접견교통금지 결정'까지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직접 읊어준 겁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최씨 측 주장에 법조계는 잘못된 해석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MBC는 이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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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구치소 의료과장의 답변 거부는 잘라내고 최순실 측 ‘국회 비판’은 적극 보도한 MBC(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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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구치소 의료과장의 답변 거부는 잘라내고 최순실 측 ‘국회 비판’은 적극 보도한 MBC(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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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순실 감방 청문회' 적극적으로 보도한 MBN 
19년 만에 이뤄진 구치소 청문회에 서울구치소와 국조특위 간 대치상황까지 벌어지면서 다른 방송사들도 모두 관련 보도를 냈습니다. 가장 적극적인 보도를 낸 것은 MBN입니다. MBN <"거동 불편없어">(12/26 http://bit.ly/2iz1Cyv)는 "최순실 씨의 건강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구치소 의료과장을 불러내자 구치소장이 이를 막아보려 합니다" 등 감방 접견 전 청문회장에서 수상한 태도를 보인 서울구치소 측의 행태를 모두 보여줬습니다.

MBN <"사법부 무력화다">(12/26 http://bit.ly/2i1XQRh)는 "특조위 소속 국회의원은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을 수용 시설에서 접견·신문하려면 법원으로부터 접견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는 최순실 측 변호사 주장에 "현행법이나 규정상 구치소 신문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한 법무부 입장까지 실어줬습니다. 이러한 MBN의 보도 내용은 공교롭게도 모두 MBC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이라 이목을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