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설치 문제를 계기로 중국과 한국의 대중문화 교류가 얼어붙는 사이 정치적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만(타이완)은 한국과의 문화·관광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와 대만 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한국을 찾은 대만 관광객은 지난해 대비 64%(76만8467명) 증가했고, 대만을 찾은 한국 관광객도 지난해 대비 33% 가량 늘었다.

대중문화 분야 교류도 확대되는 가운데 대만의 청춘 로맨스 장르 영화의 인기가 단연 두드러진다.

지난 6월 국내 개봉한 영화 <나의 소녀시대>(我的少女時代)는 누적 관객 40만9446명을 모으는 흥행 기록을 세웠고, 지난 11월 국내 개봉한 영화 <육롱가배관>(六弄咖啡館)은 누적 관객 2만8353명을 끌어 모았다.

TV드라마 부문에서는 중화권 톱배우 진백림(陳柏霖·천보린)에 이어 류이호(劉以豪·리우이하오)의 출연작이 국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만의 서강준'으로 유명한 류이호는 지난 7월 서울에서 첫 팬미팅을 열었으며 지난 9월 '서울드라마어워즈'에 참석해 아시아남자스타상을 수상했다.

한국서 존재감 약한 대만 가요계, 기지개 켜나

 국내의 중화권 음악 마니아(애호가)들에게서 사랑을 받은 대만 배우 겸 가수 주걸륜(周杰倫)과 왕력굉(王力宏).

국내의 중화권 음악 마니아(애호가)들에게서 사랑을 받은 대만 배우 겸 가수 주걸륜(周杰倫)과 왕력굉(王力宏). ⓒ 주걸륜·왕력굉 인스타그램


대만의 대중문화 콘텐츠 중 유독 한국 진출 성적이 저조한 분야가 바로 가요계다.

대만 가요는 중국 대륙 보다 트렌드를 한 발 앞서가는 장점을 앞세워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케이팝(K-POP) 한류의 본고장인 한국에선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현실.

그동안 주걸륜(周杰倫·저우줴룬)과 왕력굉(王力宏·왕리홍), 록밴드 오월천(五月天·우웨티엔) 등이 중화권 가요 마니아(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이들은 모두 1970년대 출생한 가수들로, 1980‧90년대에 출생한 후배 세대에게 인기 계보를 넘겨주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만의 일부 20대 청춘스타 가수들이 한국 진출에 도전장을 내면서 국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에서 공식 데뷔한 침건굉(沈建宏·션지엔홍)과 지난 9월 한국 활동을 시작한 오영결(吳映潔·우잉지에)이 대표 인물이다.

한국 공식 데뷔한 침건굉, '대만의 태양' 꿈꿔 

 예명 '크리스 케이'(Kris K)로 한국 가요계에 공식 데뷔한 대만 배우 겸 가수 침건굉(沈建宏). 우측은 데뷔 앨범 타이틀곡 '베이비 걸'(baby girl) 공식 뮤직비디오 한 장면.

예명 '크리스 케이'(Kris K)로 한국 가요계에 공식 데뷔한 대만 배우 겸 가수 침건굉(沈建宏). 우측은 데뷔 앨범 타이틀곡 '베이비 걸'(baby girl) 공식 뮤직비디오 한 장면. ⓒ 침건굉 인스타그램(좌측) JSL컴퍼니


한국에서 예명 '크리스 케이'(Kris K)로 활동을 시작한 침건굉(JSL컴퍼니)은 첫 번째 미니앨범 '에볼루션'(evolution)을 발표한 뒤 언론 인터뷰와 화보 촬영 등 국내 활동을 이어갔다.

그의 앨범에는 '베이비 걸'(baby girl)과 '섬 카인드 오브 러브'(some kind of love) 등 한국어로 부른 노래가 담겼으며 '베이비 걸' 공식 뮤직비디오는 현재 동영상사이트 유튜브(Youtube)에서 23만1500회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1992년생으로 2003년 대만 CTV 드라마 <원미적하천>(原味的夏天)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침건굉은 2007년 첫 솔로 음반 '하프 성인'을 내놓으며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가수 활동 10년차를 앞두고 한국 진출에 도전한 침건굉은 지난 9월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대부분)지역에서 활동했지만 유일하게 한국만 와 본 적이 없었다"면서 "대만의 태양(빅뱅 멤버)으로 불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옥택연 가상아내' 오영결, CJ E&M과 전속 계약

 CJ E&M 음악사업부문과 계약을 맺고 한국 가요계에 데뷔한 대만 배우 겸 가수 오영결(吳映潔). 이미지는 한국 데뷔곡 '슈가 러시' 공식 뮤직비디오 한 장면.

CJ E&M 음악사업부문과 계약을 맺고 한국 가요계에 데뷔한 대만 배우 겸 가수 오영결(吳映潔). 이미지는 한국 데뷔곡 '슈가 러시' 공식 뮤직비디오 한 장면. ⓒ CJ E&M


한편 국내 엔터테인먼트기업 'CJ E&M' 음악사업부문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대만 여배우 겸 가수 오영결은 지난 9월과 10월 Mnet <엠카운트다운>, MBC <쇼! 음악중심> 등 국내 가요프로그램 무대에 올라 데뷔곡 '슈가 러시'를 부르며 본격 얼굴을 알렸다.

그는 이달 2일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AWE)에서 열린 '2016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에 시상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1989년생인 오영결은 2013년 MBC에브리원 <우리결혼했어요-세계판>에서 2PM 멤버 옥택연과 가상 부부 역할을 소화하면서 국내 안방 시청자를 만나기도 했다.

'대만 귀공자' 이옥새, 드라마․영화 OST로 한국 팬 확보

 지난 10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2016DMC페스티벌' 아시아뮤직네트워크(AMN) 빅콘서트 무대에 오른 대만 배우 겸 가수 이옥새(李玉璽).

지난 10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2016DMC페스티벌' 아시아뮤직네트워크(AMN) 빅콘서트 무대에 오른 대만 배우 겸 가수 이옥새(李玉璽). ⓒ imbc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느린 속도로 한국 팬을 확보해 가고 있는 대만 스타 가수 중에는 영화 <나의 소녀시대>로 얼굴을 알린 이옥새(李玉璽·리위쉬)가 있다.

영어 이름 '디노 리'(Dino Lee)로도 활동해온 이옥새는 자신이 직접 부르거나 작사·작곡한 드라마·영화 수록곡(OST)들이 국내 블로그와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어 향후 한국 진출이 기대되는 가수 중 하나다.

대만 SET TV 드라마 <랑왕자>(狼王子)의 수록곡 '만천성'(满天星)과 GTV 드라마 <악작극지문>(惡作劇之吻)의 수록곡 '토염희환니'(討厭喜歡你)와 '악작극지후'(惡作劇之後) 등이 대표곡.

그는 지난 10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2016DMC페스티벌' 아시아뮤직네트워크(AMN) 빅콘서트 무대에 올라 자신이 출연한 영화 <나의 소녀시대> 수록곡 '소행운'(小幸運)과 최근 자신의 활동곡 '우리청춘'(我們青春)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옥새는 대만 현지 방송에 출연해 한국 공연 사실을 소개하면서 한국어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월 대만 유명 가요프로그램인 TVBS <전구중문음악방상방>(全球中文音樂榜上榜)에 출연해 "안녕하세요. 저는 이옥새입니다. 반갑습니다. 좋아요"라며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동남아 진출한 '발라드 왕자' 주흥철…한국서도 입소문?

 대만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만 '발라드 왕자' 주흥철(周興哲).

대만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만 '발라드 왕자' 주흥철(周興哲). ⓒ 주흥철 인스타그램



이밖에도 아직 한국 활동 이력이 없지만 국내 인터넷 공간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21세(1995년생) 발라드 가수 주흥철(周興哲․저우싱저)이 '관심 인물'로 꼽힌다.

영어 이름, 에릭 코우(Eric Chou)로 활동 중인 주흥철(1995년생)은 대만 PTS 드라마 <16개하천>(16個夏天)의 수록곡 '이후별주붕우'(以後別做朋友), 대만 TTV 드라마 <유감병도>(遺憾拼圖)의 수록곡 '니, 호불호?'(你, 好不好?)를 불러 히트시키면서 국내 '대드'(대만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등 아시아권 발라드 왕자로 성장한 주흥철이 동중국해를 건너 한국 진출에도 출사표를 던지는 날이 올지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중국방송연예뉴스전문미디어 <차이나스타리포트>(cnstrp.com)와 네이버 블로그 <이강훈 기자의 중국 대중문화 미디어 돋보기>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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