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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으로 꼽히던 경남에서 죽은 야생조류가 잇따라 발견되어, 방역 당국과 가금류 사육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운동연합은 "조류독감은 컨트롤타워 부재가 부른 인재"라 지적했다.

14일 진주 하천변 야생조류 폐사체 발견, 분석 의뢰

14일 경남도에 따르면, 진주시 집현면 지내리 하천변에서 야생오리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 경남도는 야생오리 사체를 수거해 국립환경과학원에 바이러스 검사를 의뢰했다.

대개 AI 바이러스 검사는 중간결과 3~4일, 최종결과까지 1주일 정도 걸린다. 폐사체에서 검출한 성분을 배양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12월 들어 경남에서 야생조류 사체가 발견되기는 네 번째다. 지난 2일 창녕 우포늪에서 발견된 큰고니 사체에서만 고병원성(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창원 주남저수지에서는 야생조류 사체가 2마리 발견되었다. 지난 8일 주남저수지 인근 논에서 발견된 큰고니 폐사체는 최종 검사 결과 AI 음성으로 나왔다.

또 지난 13일 오전 8시 주남저수지에서 큰고니 사체가 또 발견되었는데, 국립환경과학원에서 현재 검사하고 있다.

창원시는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서 AI 차단을 위해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창원시는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서 AI 차단을 위해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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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이 강화되고 있다. 철새도래지인 창녕 우포늪과 창원 주남저수지 일대에서는 출입 통제와 소독 등이 진행되고 있다.

경남도는 "모든 시군과 기관에서는 차단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철새도래지와 야생조류 서식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여 발생 위험성을 사전에 막아내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경남도는 "농가단위별 차단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인식하고 축사별 출입시 별도의 장화와 의복을 착용하고 소독, 그물망 설치 등 야생조류의 분변이 축사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축산농가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였다.

올해 들어 전국에 걸쳐 AI로 인해 살처분 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1000만 마리에 이른다. 올 겨울 들어 아직 경남에서는 AI로 인한 살처분은 없다.

환경연합 "정부는 13년째 철새 탓만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는 13년째 철새 탓만 한다"며 "조류독감은 컨트롤타워 부재가 부른 인재"라 했다.

이들은 "정부는 이번에도 조류독감이 발생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살처분 과정에서 여전히 동물들은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오리는 산채로 자루에 담기고 컨테이너로 옮겨졌다. 동물보호법에는 동물 도살 시 고통을 최소화하라는 지침만 있을 뿐, 살처분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물의 권리 보호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어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는 조류독감의 발생원인 규명에 실패했다"며 "매번 농림축산식품부는 야생철새가 고병원성 조류독감 발생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곤 했다. 그러나 고병원성 조류독감은 죽거나 병든 철새에서만 주로 나온다"고 했다.

이어 "최소한 수천km를 비행하는 철새들은 건강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철새 분변검사에서도 고병원성 조류독감 검출이 지극히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따라서 야생조류의 방역에 조류독감확산방지의 초점을 맞춘 것은 이제까지 정부 방역 시스템의 오류였다"고 덧붙였다.

환경연합은 "설사 정부의 말대로 야생조류로부터 조류독감이 농가로 퍼졌더라도 이를 초기에 검출해서 최소한의 피해로 방역하는 것이 정부의 임무이다"며 "근 10년 간 반복된 대규모 살처분 사태는 바로 초기 검출 및 방역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탓인 것"이라 했다.

환경연합은 "조류독감 바이러스 검출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류독감 발생 자체를 최소화 하는 동시에 바이러스가 농장 내에서 확산되는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이미 한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살처분도 하나의 방역대책인 것은 맞지만,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농림부는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가 자연재해가 아니라 컨트롤타워 부재인 인재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태그:#AI, #야생조류,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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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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