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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근서 폭죽 터트리며 자축하는 촛불 시민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 탄핵 가결에 자축하며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 유성호
청와대로 향하는 촛불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첫 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탄핵 후 첫 주말 '촛불의 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퇴진'을 외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탄핵 후 첫 주말집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첫 주말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4신 : 10일 오후 9시 24분]

"아직 안 끝났다.", "박근혜 끌어내릴 때까지 촛불은 계속 된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촛불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처리로 만족하지 못했다. 10일 열린 7차 촛불집회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서울에만 연인원 80여 만명이 운집했다. 지역 연인원 24만여 명까지 합치면 전국에서 연인원 104만여 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 퇴진' 촛불을 든 것이다. (오후 8시 30분 기준, 주최측 추산)

주최 측은 "영하의 강추위에도 전국에서 또다시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서 '이제는 내려와라'고 외쳤다"며 "탄핵은 촛불의 성과이지만 여전히 국민은 범죄자 박근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는 탄핵심판에 임할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내용의 구호와 피켓이 주를 이뤘다. 3만여 명의 시민들은 행진 도중 헌법재판소 사거리에 멈춰서서 헌법재판소를 향해 20여 분간 '탄핵을 인용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등 구호와 함성을 외치고, 노래를 합창했다. 전날(9일) 국회에서 처리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앞서 오후 7시경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본행사에서 "박근혜 정권 하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1분 소등' 행사가 진행됐다. 사회자는 1분 소등 행사를 진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강서, 이운남, 이호일. 박근혜 당선 직후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입니다. 고창석, 이영숙, 권혁규, 박영인, 남현철, 허다윤, 조은화, 양승진, 권재근. 세월호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분들 이름입니다. 김관홍, 최종범, 염호석, 한광호, 송국현, 백남기, 김주영. 박근혜 정권 아래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입니다. 파주의 남매, 송파 세 모녀, 구의역 19살 청년.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 분들이 길을 열어주셨기에 오늘 이 광화문에서 촛불항쟁이 가능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에서 목숨 잃은 이들을 위한 1분간 '소등'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첫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이 10일 오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이 박근혜정권 출범 후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 파주 남매, 송파 세모녀, 구의역 19살 청년, 세월호참사 희생자 등을 추모하며 1분간 소등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광장에 선 이은미 "당장 내려와라" 가수 이은미가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 무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국가'를 부르며 등장한 이은미는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라고 구호를 외쳐,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 남소연
광장에 선 이은미 "당장 내려와라" 가수 이은미가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 무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국가'를 부르며 등장한 이은미는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라고 구호를 외쳐,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 남소연
[3신 보강 : 10일 오후 8시 36분]

이은미 "국민의 명령, 지금 당장 내려와라"... 광화문에 70만 촛불 운집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하고 처음 열린 촛불집회에 7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운집했다. 살을 에는 듯한 영하의 날씨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조선일보사 앞까지 세종대로를 가득 메웠으며, 율곡로, 사직로까지 인파가 집결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촛불의 힘으로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기는 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헌법 질서를 유린한 대가를 치를 때까지 촛불을 끌 수 없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민들은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시민들은 또 "촛불 항쟁으로 탄핵을 성사시켰다"며 환호하는 한편, '범죄자 박근혜' 즉각 퇴진과 구속, 박근혜 정책 폐기, 황교안 총리 사퇴, 비리 재벌 총수 구속 등 부역자 청산과 적폐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

오후 6시 30분경에는 세월호 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8.5m 대형 촛불이 점등됐다. 이 대형 촛불은 캠핑촌 예술인들이 제작한 것이다. 촛불 점등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304개의 풍선도 하늘로 날아 올랐다.

'박근혜 정권 끝장 내는 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7차 촛불집회 본행사에는 가수 이은미씨가 무대에 올라 '애인 있어요' 등을 열창했다. 이은미씨는 "국민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내려와라"라고 구호를 외쳐,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탄핵 가결 후에도 꺼지지 않은 '촛불의 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퇴진'을 외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전남 여수 거문도 해상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어선 10척에 깃발을 걸고 퍼레이드를 펼쳤다. ⓒ 거문도 주민행동본부
10일 전남 여수 거문도 해상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어선 10척에 깃발을 걸고 퍼레이드를 펼쳤다. ⓒ 거문도 주민행동본부
10일 전남 여수 거문도 해상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어선 10척에 깃발을 걸고 퍼레이드를 펼쳤다. ⓒ 연합뉴스
[2신 : 10일 오후 6시 54분]
'박근혜 즉각 구속!' 거문도 어민들 해상 퍼레이드 

차가운 칼바람으로 체감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씨지만, '촛불의 승리'를 축하하고,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열기는 뜨겁게 타올랐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 현재 광화문 일대에는 20만여 명의 시민들이 운집, 청와대를 에워 싸기 위한 행진을 벌였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고 처음 열린 이날 촛불은 육지를 넘어 섬마을까지 확대 되었고, 끝내 바다까지 퍼져나갔다. 전남 여수군 거문도(전남 최남단 섬) 주민들이 이날 오후 2시 30분경부터 박근혜 즉각 구속을 요구하며 1시간가량 해상퍼레이드를 진행했다고 주최 측이 전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거문도 내 백도 유람선 선착장 앞에 '박근혜 즉각 퇴진' 촛불행사를 준비하던 거문도 주민들이 육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해상퍼레이드에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조업용 어선 10여 척에 나눠 타고 '박근혜 즉각 구속수사' '헌재, 우리가 째려보고 있다'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 구호가 적힌 깃발을 단체 해상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들의 해상퍼레이드 소식은 이날 광화문광장에 나온 시민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앞서 전국적으로 190만여 명이 운집했던 지난달 26일 국토의 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청와대 앞에 도착한 세월호 유족들 "박근혜를 구속하라"

청와대 포위 행진, '세월호를 인양하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청와대 포위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세월호 유가족 안아준 김장훈 "해냈어요. 이제 시작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경계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가수 김장훈씨가 세월호참사 유가족을 안아주고 있다. ⓒ 유성호
가수 김장훈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밝혀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경계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가수 김장훈씨,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청와대 포위 행진 벌이는 유가족 "이제 시작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경계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포위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오후 4시 30분경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한 시민들의 행진 대열이 청와대와 100미터 거리의 연무관(경호실 훈련장) 앞에 도착했다. 시민들의 행렬에 이어 세월호 유가족들 도착해 "세월호를 인양하라" "박근혜 구속하라" "김기춘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가수 김장훈씨도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장훈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은 가결 됐지만 헌재 (결정)도 남아 있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맘을 놓을 수 없어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권한정지 직전에 민정수석을 새로 임명한 것은 퇴진하지 않고 국민들과 끝까지 해보겠다는 것 아니냐"며 "우리도 끝을 봐야 한다. 장기전이다. 앞으로 20번은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100만 명이 20주 연속 광장을 채우면 우리가 마지막에 이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범법자 박근혜를 감옥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감옥'을 만들어 놓고 박 대통령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국정농단의 공범을 찾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학생들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성 경찰청장, 강신명 전 경찰청장, 재벌 총수들의 국정농단의 공범이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청와대 포위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수감 스티커 배경으로 기념사진 '찰칵'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경찰차벽에 붙어있는 박 대통령 수감 스티커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성호
"재벌도 공범이다. 구속수사하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경계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학생과 시민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재벌도 공범이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촛불시민, 박 대통령 만나기 100m 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경계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학생과 시민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재벌도 공범이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삼청동 파출소 앞에서도 시민 1000여 명의 행진이 진행됐다. 이들은 청와대를 향해 "범죄자는 감옥으로", "안 나오면 쳐 들어간다, 박근혜는 감옥으로"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헌재 못 믿겠다", "우리가 주인이다,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도 나왔다. 폴리스라인 앞에서 1시간가량 시위를 마친 시민들은 본대회 참석을 위해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왔다.

6세 아들, 남편과 함께 집회에 나온 김현정(41세. 여의도)씨는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할 건 없지만 나와서 소리는 질러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잘못된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큰 소리를 낼 순 없지만 다 같이 나와서 외치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꼭 바뀌어야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직접 제작한 개성 있는 소품과 손 팻말을 들고 나왔다. 해치광장 벽면에는 영화 <광해> 포스터를 패러디한 '근혜' 포스터가 붙어 눈길을 끌었다. '근혜' 포스터에는 주사기로 '올림머리'를 고정시킨 박 대통령, 연설문을 든 중전 최순실씨, 그리고 내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등장한다. 광장 바닥에는 시민들이 밟고 지나갈 수 있도록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 입장을 보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사진이 붙었다.

세월호 아이들 태운 고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이 고래를 타고 가족 곁으로 돌아오길 염원하는 의미를 담은 고래 풍선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촛불이 명령한다. 박근혜 퇴진하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청와대 포위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에서 처음 등장한 푸른색 대형 고래 풍선도 다시 등장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이 고래를 타고 가족 곁으로 돌아오길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광화문광장에 놓여있던 304개의 구명조끼 옆에도 촛불이 켜졌다. 세월호 희생자들도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도 현 시국을 꼬집는 재치 있는 깃발이 여럿 눈에 띄었다. 서울대 83학번 동문들은 닭과 촛불이 그려진 깃발을 들었고, '전국곰국학회', '한국 주사 맞기 캠페인 운동본부', '전국 비둘기 연합', '골빈당' 등의 깃발도 등장했다.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대형 말 모형에는 '청와대는 비우그라'라고 쓴 팻말이 붙어있다. 최순실씨 분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예술행동단 맞짱' 회원들은 이날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최씨와 박 대통령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광화문광장 북쪽 무대에서는 오후 6시부터 본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본행사가 끝나고 오후 7시 30분부터는 청와대를 향해 2차 행진이 시작된다.

"탄핵 반대한 정진석 대표도 OUT!"

ⓒ 심규상
한편 충남 공주에서도 '박근혜 즉각 퇴진' 촛불이 올랐다. 이날 오후 5시 충남 공주 신관초 사거리 앞에서 1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즉각 퇴진 공주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박근혜 퇴진 공주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문화제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공주에서 끌어내리자'는 요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백화점 앞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5000여 명의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촛불의 힘이라며 박 대통령이 퇴진 할 때까지 촛불을 놓지 말자"고 다짐했다. 시국대회에 앞서 대전지역 연극인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구속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1신 : 10일 오후 4시 43분]
"오늘은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하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전 집회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세월호 7시간 진상규명! 416세대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오늘은 무슨 날? '박근혜 정권 끝장 내는 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수많은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국정농단의 공범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탄핵 반대 병신16적 밟고 지나가는 시민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이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의원들의 얼굴 사진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로 10일 7차 촛불집회 인파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오후 3시를 넘기면서 서울 광화문광장은 이미 수만 명의 인파로 가득 찼다. 광화문역과 경복궁역, 시청역 등 지하철 출구에서는 끊임없이 시민들이 밀려 나오고 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이나 다정한 연인들은 광장으로 주말 나들이를 나온 듯한 분위기다. 시민들 손에는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이 들려있어, 광화문광장 전체가 조만간 노란색으로 뒤덮일 것 같다. 노란색 풍선에는 "떽, 언능 안 내려와! 진짜 혼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세월호7시간 밝히라" 광장에 놓인 304벌 구명조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구명조끼 304벌이 놓여져 '세월호 7시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세월호7시간 밝히라" 광장에 놓인 304벌 구명조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예정된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구명조끼 304벌이 놓여져 '세월호 7시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또한 광화문광장 한복판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히라는 의미로 304개의 붉은색 구명조끼가 나란히 놓여 있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304개의 구명조끼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사망 295명·실종 9명)을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통과로 정치 심판은 이뤄냈지만, 박 대통령이 권좌에서 완전히 내려와 헌법 질서를 유린한 대가를 치를 때까지 촛불은 당분간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안심할 수 없다... 박근혜가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계속 힘 모아야"

촛불시민에게 핫팩, 빵 나눠주는 세월호 유가족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한 커피숍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청와대 포위에 나선 시민들에게 노란리본과 음료, 핫팩, 빵을 나눠주고 있다. ⓒ 유성호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박종석씨는 "박근혜를 탄핵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박근혜가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계속 촛불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세월호 7시간 등 아직 밝혀져야 할 진실이 많아 남아있다. 계속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선영(파주 운정)씨도 "일단 어제 탄핵안이 통과돼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헌재의 결정이 남아있다"면서 "그동안 밝혀진 것만으로도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박근혜와 친박들이 어떤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헌재는 과거에 행정수도 이전도 관습헌법까지 끌어들여 무산시킨 적이 있지 않느냐"며 "우리가 박근혜 퇴진까지 맘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7차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측은 "오늘은 국회의 탄핵 가결 이후 첫 촛불이 켜지는 날이다. 국민들의 1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여전히 박근혜는 청와대 안에 있다. 세월호 특조위를 우롱한 조대환이 민정수석으로 정해졌고, 박근혜는 마지막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최 측은 또 "우리는 조속한 즉각 퇴진과 공범 처벌을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행되던 매일 촛불과 주말 광화문 집회는 지속된다.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날 7차 촛불집회의 제목은 '12. 10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이다.

이날 촛불집회 행진도 지난 주말(12월 3일)처럼 청와대 턱밑 100m 앞까지 진행된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촛불집회 주최 측이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따라서 청와대에서 각 100m 지점씩 떨어진 효자 치안센터와 자하문로16길 21 앞, 삼청로 방향의 '126 맨션'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 집회와 행진이 허용된다.

재판부는 경찰의 조건부 또는 전면 금지 통고에 대해 "지난 수차례의 집회와 행진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로운 집회와 행진이 가능함을 증명했다"며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집회와 행진으로 야기될 수 있는 다소간의 교통 불편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헌법상 부여된 집회·시위 자유를 보장함에 따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이를 수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촛불집회는 오후 4시부터 자하문로와 효자로, 삼청로 등 세 코스를 이용해 청와대를 포위하는 행진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행진이 끝난 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본 집회는 탄핵안 가결 이후 첫 주말인 만큼,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면서도 '국민의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가수 이은미씨 등이 출연하고 노동가수연합팀 등 다양한 공연도 준비됐다. 또 매주 진행해온 저녁 7시 소등행사와 경적 시위도 재연한다.

본 집회가 끝나면 오후 7시 30분부터 다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한 뒤 밤늦게까지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하문로에 위치한 '커피공방'(촛불집회 때마다 보리차 나눠준 통인동 카페)에서 행진을 하는 시민들에게 빵과 음료를 나눠준다고 한다. 이날 집회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과 광주 등 전국 87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228개 중대 1만8000여 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숨도 못 잤을 대통령님이 안쓰럽다"

세종로네거리 중앙분리대 점거한 보수단체 "박근혜 탄핵 무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중앙분리대를 점거한 채 박 대통령 탄핵 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이날 오전 11시부터 청계광장에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열렸다. 경찰 추산으로만 1만여 명 이상으로 꽤 많은 인원이 모였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면 촛불이 꺼진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탄핵 무효' 등을 주장했다. '너희들(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만 국민이냐 우리들도 국민이다',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국회를 폐쇄하라'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집회 사회자는 단상에 올라 "박 대통령이 어제 탄핵가결 소식을 듣고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며 "한숨도 못 잤을 대통령님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들고 흔들던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울지 마"라고 외쳤다.

앞서 보수단체 회원 20~30여 명이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에 다가와 시비를 걸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청계광장에서 마로니에 공원까지 행진을 마친 상태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실제 탄핵이 결정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오는 17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특별취재팀]
취재 : 최경준, 김은혜, 이승훈, 손화신

오마이TV : 오연호, 장윤선, 김윤상, 박정호, 황지희, 윤수현, 정교진, 정현덕, 이승열, 조민웅, 홍성민
사진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지역 : 심규상, 장재완(대전·충청), 윤성효(창원), 이주빈(광주), 조정훈(대구)
SNS : 김혜리 /  자막 : 이한기
편집 : 황방열, 김미선, 김준수

태그:#박근혜퇴진, #박근혜하야, #박근혜탄핵, #촛불집회, #박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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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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