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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주말인 10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촛불집회는 '축제의 장'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앞서 탄핵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촛불집회는 변함없이 열린다고 공지했다.

탄핵안이 부결됐다면 분노한 시민들이 대거 광화문으로 쏟아져 나와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비판·성토하는 장이 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촛불집회는 '국민의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의 장이자,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하리라는 것이 주최 측과 시민들의 예상이다.

지금까지의 촛불집회가 가수들의 공연 참여와 깃발·퍼포먼스 등을 통한 풍자의 장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0일 집회는 이런 분위기가 더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부결됐을 때와 견줘 광화문에 나오는 인파가 다소 줄어들 수도 있지만, 국민의 승리를 기념하며 더 많은 시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987년 6월항쟁 당시에도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대선후보의 6·29 선언 이후인 7월 초 이한열 열사 장례식 집회에 서울에만 100만명, 전국적으로 16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는 기록이 있다.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인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국민의 또 하나의 승리"라며 "승리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많은 시민이 긍지를 갖고 광화문으로 대거 모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처장은 "탄핵안이 가결된 만큼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퇴진해야 할 것"이라며 "본인이 여야 합의하면 곧바로 퇴진한다고 했다. 탄핵이 바로 여야가 합의한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10일 오후 4시에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면 1차 행진을 벌이고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연 뒤, 오후 6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본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어 오후 7시30분부터 다시 청와대 방면으로 2차 행진을 할 방침이다.

1차 행진에 앞서 농민·종교계·청소년·세월호유가족 등 각계 단체의 사전 집회가 열리고, 2차 행진을 마치고 자유발언과 콘서트 등을 이어가는 것도 한 주 전과 닮은꼴이다.

광화문광장 바로 인근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열리는 것은 한 주 전과 다소 다르지만, 탄핵안이 통과된 만큼 다수인 촛불집회 참가자가 흥분해 이들과 충돌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한편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여의도에서 탄핵 가결을 위해 국회를 압박하는 집회를 벌인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퇴진행동은 탄핵이 가결됐다고 촛불집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시민들도 탄핵가결에 따른 기쁨을 안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 유하종(37)씨는 "가결이 돼도 부결이 돼도 내일 광화문으로 나갈 계획이었다"라며 "부결되면 진짜 횃불을 들고 가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가결이 돼서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10일 집회에 많은 시민의 참가가 예상되는 만큼 질서 있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줄 것을 당부한다"며 "경찰도 당일 집회가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촛불집회, #퇴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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