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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허위 기재 지적을 받고 있는 교육부의 지난 5일자 보도자료.
 학위 허위 기재 지적을 받고 있는 교육부의 지난 5일자 보도자료.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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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기존 검정교과서 집필진의 학위를 허위기재해 발표했다는 당사자 증언이 처음 나왔다.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교과서 비판 피하려 박사학위를 석사로 허위 기재"

6일, 기존 고교<한국사> 검정교과서 집필진 2명은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5일 교육부가 공개브리핑 보도자료에서 학위를 허위기재했다"고 밝혔다. 이 2명은 2014년 <두산동아>가 펴낸 고교<한국사>의 현대사를 집필한 현직 고교 역사교사다.

앞서 교육부는 5일 보도자료에서 "비전공 집필진이 현대사를 기술했다는 지적과 관련, 올바른 역사교과서(국정교과서)의 현대사 해당 영역에는 (박사급) 전문 학자 6명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다음처럼 적었다.

"기존 고등학교 검정교과서(8종) 현대사 집필진 중 박사급 집필진은 교학사(1), 미래엔(1), 지학사(2), 천재교육(2) 등 4종(6명)에 불과하다."

이어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8개 검정교과서 현대사 영역 집필진 17명의 학력과 학위, 직위 등을 공개했다. 이름은 감췄다. 그런데 이 집필진 가운데 우선 2명의 학위 기재가 허위라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교육부는 <두산동아>의 경우 집필진 2명의 학위가 '석사'라고 적었다. 국정교과서와 달리 학위 수준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집필진 가운데 A교사는 "나는 교과서 집필 전인 2011년에 박사 학위를 이미 받았다"면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비판을 빗겨가기 위해 개인의 학력과 학위까지 허위로 공개하는 모습이 유치하고 불쌍해 보인다"고 말했다.

A교사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 자료에서 대학원 명칭도 잘못 기재했다.

같은 출판사 집필진인 B교사도 "나도 2010년에 박사수료를 했는데, 교육부는 석사라고 기재했다"면서 "개인의 신상을 허락없이 잘못 공개하는 황당한 일을 벌인 교육부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같은 자료에서 3명의 석사 수료자에 대해 '석사수료'라고 정확히 적었는데, B교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허위기재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허위기재와 학력 위조 등은) 법적인 문제라 말하기 어렵다.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해명했다.

김정배 '마르크스 발언' 알고 보니, 자신이 지지한 교학사 교과서에도 있네

6일 <동아일보>가 보도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마르크스 발언' 또한 자신의 과거 행적을 스스로 뒤집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일부 검정교과서는 운동권 전사 양성이 목표"라면서 그 예로 미래엔의 <한국사>교과서 275쪽을 펴 보이며 다음처럼 말했다.

"'(북한의 경제·역사학자) 백남운은 마르크스 유물사관의 영향을 받아 사회 경제 사학을 내세웠다...' 공산주의 발전 단계를 써놨는데 고등학생에게 왜 마르크스주의를 써야 하느냐, 기본이 거기(운동권 양성)에 가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 표현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 9월 교학사의 <한국사> 지지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그런데 이 교학사 교과서 266쪽에도 미래엔과 똑같이 마르크스라는 표현이 적혀 있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교학사의 <한국사>교과서 266쪽.
 교학사의 <한국사>교과서 266쪽.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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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운은 마르크스 사관의 영향을 받아 '조선사회경제사'를 저술하였는데, 일제 식민 사관의 정체성론을 정면으로 부정하였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교과서연구팀장은 "김 위원장의 논리대로라면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쓴 교학사 교과서도 운동권적인 전사 양성이 목표인 것"이라면서 "해방 전 사회주의 독립운동에 대해 지금의 잣대로 종북몰이를 하려고 했지만,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에게 돌아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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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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