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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1시 30분쯤 화재가 난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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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으나 10여 분만에 현장을 떠나 상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하지만 박사모 회원들은 힘내라며 "박근혜"를 연호해 대조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1일 오후 1시 30분쯤 서문시장에 도착해 김영오 상인연합회 회장과 악수를 나눈 뒤 안내를 받아 불에 탄 4지구 현장을 둘러봤다. 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이나 현장 관계자 등은 만나지 않았다.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상인들과 시민들은 상가 입구에서 기다렸지만 박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상인들을 향해 인사를 하지 않고 곧바로 화재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을 둘러보고 나오자 한 남성이 "박근혜 파이팅"을 외쳤고 일부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박근혜"를 연호하거나 "힘 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소리를 들은 박 대통령은 시민들을 향해 잠시 목례를 한 후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벗어났다. 대통령이 서문시장에 머문 시간은 10여 분 남짓 했다.

박 대통령과 함께 현장을 둘러본 김영오 상인연합회장은 대체상가 마련, 부가세 등 세금 신고 연장, 특별재난구역 지정, 특별교부세 지원, 화재보험 한도를 높일 것과 빨리 수령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 등을 담은 쪽지를 건넸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이 항상 힘을 많이 보태준 곳인데 이렇게 재난을 당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며 "더 이상의 말씀은 없으셨다"고 전했다.

▲ 분노한 서문시장 상인 "박근혜, 10분 방문이 뭐냐!"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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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을 다녀간 후 한 상인이 역정을 부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을 다녀간 후 한 상인이 역정을 부리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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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현장을 떠나자 곧바로 상인들의 고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부위원장이자 4지구 전 상인회장이라고 밝힌 도기섭(64)씨는 "뭘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이야기는 하고 가야 될 거 아니냐"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우리는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날리고 제정신도 아니다"라며 "대통령이란 분이 오셔서 상인들과 대화 한 번 안 하고 이게 뭐냐"고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상인들이 "옳소"라며 박수를 치고 박 대통령을 성토했다.

40여 년간 4지구에서 포목점을 했다는 정선분(68)씨는 "대통령이 왔으면 당연히 상인들의 말을 듣고 가야 하는데 대책 없이 와서 사진만 찍고 가면 뭐 하러 왔느냐"며 "자기는 서문시장에 올 때마다 도움을 받았으면서 우리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권순남(61)씨도 "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보려고 나왔는데 가버리고 없다"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 힘들 때 도와줬는데 너무 섭섭하다, 상인들에게 위로의 말도 한 마디 해주지 못하면 뭐 하러 왔는지 모르겠다"고 화를 냈다.

박아무개(56)씨도 "박 대통령이 와서 우리가 지원받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이제 오지 말기를 바란다, 불난 집 부채질하러 온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오히려 야당 의원들이 와서 도움을 주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 서문시장 상인의 분노 “사진만 찍고 가는거, 대통령의 도리가 아니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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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역 시민단체 회원 40여 명이 1일 오후 1시부터 동산네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 회원 40여 명이 1일 오후 1시부터 동산네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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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대구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동산네거리에서 박 대통령의 사진에 'OUT'이라고 쓴 피켓과 '박근혜 하야'라고 쓴 피켓 등을 들고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그동안 상인들의 숙원사업은 외면해놓고 정치적 입지를 위해 서문시장을 방문한 것은 꼼수정치"라며 "탄핵 요구를 받던 대통령을 누가 좋아하겠느냐, 상인들의 아픈 심정을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한편 박대모(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는 모임)와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등 회원들은 박 대통령이 다녀간 후인 오후 2시쯤부터 몰려들기 시작해 "박근혜"를 연호하다 상인들과 부딪히기도 했다.

이들 회원 약 150여 명은 상인들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대중이나 노무현이 더 나쁜 놈들인데 박 대통령을 탄핵하려 한다"며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고함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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