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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높은 생리대 가격, 생리휴가, 저소득층 생리대 무료지급, 새누리당 박삼용 국회의원의 '위생대'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며 생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서울 도심에서 여성들이 생리대 가격 인하와 생리에 대한 인식 전환을 요구하며 생리대를 벽에 붙이는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 7월 2일자 조선일보의 한 기사에서는 열띤 토론장이 펼쳐졌다.(관련 기사 : "소변처럼 참을 수 있는 거 아냐?"...생리 모르는 남자들) 한 남학생은 "TV광고에서 생리대가 파란색 액체를 흡수하는 것을 보고, 생리혈이 파란색인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 '생리는 소변처럼 참을 수 있는 것이다.', '생리대의 크기는 여성의 신체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생리대는 한 달에 한 장만 쓴다'고 잘못 알고 있는 등 잘못된 인식과 무지함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비단 남성의 무지만으로 생리는 불편한 것으로 인식되었을까? 서울여대 학우 152명을 대상으로 생리에 대한 인식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생리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주변 시선을 의식하며 생리대를 꺼내거나 생리를 다른 말로 돌려서 표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여대 학우 152명 대상 생리에 관한 설문 결과.
 서울여대 학우 152명 대상 생리에 관한 설문 결과.
ⓒ 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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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리를 감추는 사회는 한국의 오래된 가부장제, 남성우월주의 사회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런 성차별 덕분에 남성은 생리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생리에 대한 무지는 생리를 성적으로 보는 등의 오해를 낳았고, 여성들은 생리에 있어 침묵하게 되었다.

이 침묵은 생리로 인한 불편함을 불평하지 않도록 사회화되었고,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의 경험은 수치적인 일로 간주되었다.

이에 서울여자대학교 여대생들은 여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생리를 감춰야 하는 사회의 분위기를 개선할 필요성을 느껴, '당당히 생리를 말하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생리 인식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임산부 배려석을 상징하는 심볼, 유방암 분홍리본 등 사회 문제로 대두되어 행해지는 프로젝트에는 대표 로고들이 있다. 하지만 생리에 관한 심볼은 아직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여대생들은 서울여자대학교 학우를 중심으로 생리와 관련된 심볼을 제작, 선정한 후, 생리 인식 개선과 심볼을 확산시키는 활동을 했다.

생리혈을 꽃, 꽃받침을 나팔관으로 형상화, 생리에 대한 인식이 꽃처럼 활짝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작했다
▲ 서울여대 학우들의 의견으로 선정된 생리 심볼 생리혈을 꽃, 꽃받침을 나팔관으로 형상화, 생리에 대한 인식이 꽃처럼 활짝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작했다
ⓒ 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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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생리에 대한 인식 전환을 요구하며 캠페인을 열었다. 간단한 생리 관련 퀴즈를 맞춘 후, 심볼이 부착된 손난로를 나눠준 후 지지를 얻어냈다.

시민들 반응은 다양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여성은 이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하며 "생리에 더 당당해지기 위해, 어디서든 생리대를 당당히 꺼내고 다닌다"라고 말했다. "내가 이 정도로 무지했나 자괴감이 느껴지며, 앞으로 생리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느꼈다"라고 답한 남성도 있었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생리대라는 말은 거북하니 위생대라고 바꾸자" 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었다. 주최 학생들은 이에 "이러한 현실이 암담하고 낙후된 인식을 개선시켜야 하며, 생리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여성이 지켜야 할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의 프로젝트 활동으로 인해 사회에서 생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향후, 서울여대 학생들은 생리대 관련 기업에 생리 로고 삽입을 요청해 많은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저소득층 생리대무료지급 사업에 있어 서울시청에도 제안을 할 예정이다.


태그:#생리, #월경, #생리대, #생리인식개선, #서울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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