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 등의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과 관련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과 관련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칼끝이 관련 대기업들을 향해서도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최순실 모녀에 대한 특혜성 지원 의혹, 그리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은 이달에만 벌써 세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다. 또 검찰은 면세점 추가 설치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SK와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검찰 수사 못지않게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국정조사도 관련 대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CJ, 한화, 한진, 롯데, GS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 9명이 6일 국회 증언대에 선다.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생중계될 것으로 보이는데, 말 한마디라도 삐끗했다가는 국민적 여론의 심판대에 서는 것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향후 특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비하면 포스코는 그래도 다소 사정이 낫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그리고 최순실씨 측의 배드민턴팀 창단 강요와 광고계열사 포레카 강탈 시도 등으로 줄기차게 '포스코'란 이름이 함께 오르내리고 있지만 특이하게도 이번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비록 한 차례 권오준 회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의 소환 수사를 받긴 했지만, 이후 검찰이 발표한 공소장을 살펴보면 적어도 아직까지는 포스코 관련 '주연은 최순실, 조연은 차은택'인 분위기다.

그런데도 최순실씨 측의 포레카 인수 시도에 대해 권 회장이 미리 알고 있었거나 최씨에게 이권을 챙겨주려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2014년 권 회장 선임 과정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와 같은 의혹 제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포스코의 포레카 매각 과정에서 권 회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포레카 헐값 매각 의혹

 포스코가 2010년 설립한 포레카. 시민단체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받으면서 포스코는 2012년 1차 매각을 추진했으며, 매각 지연에 대해 2013년과 2014년 국정감사를 통해 잇따라 추궁을 받을 때마다 "최대한 빨리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포스코 사장 등이 국회에서 밝힌 바 있다.
 포스코가 2010년 설립한 포레카. 시민단체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받으면서 포스코는 2012년 1차 매각을 추진했으며, 매각 지연에 대해 2013년과 2014년 국정감사를 통해 잇따라 추궁을 받을 때마다 "최대한 빨리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포스코 사장 등이 국회에서 밝힌 바 있다.
ⓒ 포스코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그 첫 번째는 포레카가 헐값에 매각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포스코는 2012년에도 포레카 매각을 시도했었다. 당시 포레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곳은 글로벌 광고사로 알려진 JWT어드벤처와 컴투게더였다. 컴투게더는 이번에 포레카 인수 과정에서 최씨측으로부터 지분을 넘기라고 협박을 받았던 바로 그 곳이다. 하지만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 중 최고가를 썼던 곳은 따로 있었다. 캠퍼스라이프란 곳으로 우선 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하기 전, 당시 포스코 측에 120억 원을 제시했다.

그런데 2015년 진행된 2차 매각에서 컴투게더는 40억1000만원을 쓰고 포레카를 인수했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1/3 가격에 불과하다. 또한 <시사저널>에 따르면, 포스코는 11억5000만 원을 컴투게더에 다시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포레카가 대신 제작하던 포스코신문 폐간과 포스코 계열사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한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했다는 것이다. 결국 컴투게더는 28억6000만 원이란 '헐값'에 포레카를 인수한 셈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012년 입찰 당시와 2015년의 경우는 매각 조건이 달랐다고 밝혔다. "2012년 당시에는 400억 원 규모의 광고 물량을 포스코 측에서 안정적으로 보전해 주는 조건으로 입찰이 진행됐지만, 2015년에는 그 규모가 100억 원으로 줄어들면서 매각 가격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설명은 여전히 물음표를 남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2015년 컴투게더에 매각되기 전까지 포레카는 2011년 207억 원, 2012년 405억 원, 2013년 239억 원, 2014년 20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포레카가 가장 높은 매출액을 올렸던 2012년, 당시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포스코건설 등 포스코그룹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9% 정도였다.

2012년 말 기준 포스코가 포레카를 인수하려는 업체에 제시할 수 있는 포스코그룹 매출액은 239억 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해 포스코 측 설명대로 4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인수 업체에 안배하려면 전년보다 160억 원 정도의 관련 예산을 더 집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정이 이렇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매각 작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 포스코 측 설명대로라면 2015년 매각 당시에도 2012년과 비슷한 매각 방식을 택했다는 것인데, 이는 권 회장이 내세웠던 명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 포스코가 포레카 등 매각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그룹사 구조 재편을 통한 체질 강화였기 때문이다.

최순실 증거 인멸까지 수행한 최측근을 사장님에

 지난 4월 1일 창립 기념일을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그룹사 사장단의 모습
 지난 4월 1일 창립 기념일을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그룹사 사장단의 모습
ⓒ 포스코신문

관련사진보기


"피고인 김영수, 피고인, 김경태, 피고인 김홍탁은 2015년 3월 5일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 커피숍에서 피해자 한○○를 만나 '포스코 최고위층과 청와대 어르신의 지시사항인데 컴투게더가 포레카를 인수하면 우리가 지분 80%를 가져가겠다, 대표는 김홍탁이 할 것이고 한 사장님은 2년간 월급 사장을 하기로 얘기가 되었다'라고 협박하였다." (검찰이 27일 공개한 차은택 등에 대한 범죄 사실 중)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김영수 전 포레카 사장을 여러 차례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김영수씨는 독일에 체류하던 최순실씨로부터 '더블루K의 컴퓨터 5대를 모두 폐기하라'는 지시를 받고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SSD 카드를 모두 포맷하고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쳐 파괴하는 등 증거 인멸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사람이다. 상식적으로 증거 인멸은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보면, 김영수씨는 최씨의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이라고 볼 만하다는 뜻이다.

이런 김영수씨가 포스코 계열사인 포레카 사장으로 취임하자 당시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로 평했다고 한다. 포스코그룹 출신 김상영 당시 포레카 사장을 밀어낸 외부 인사란 점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씨가 제일기획에서 6개월 남짓 일한 것 외에는 광고계와 특별한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청와대 라인'인 줄 알았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전화통화에서 "김씨가 제일기획에서 일한 기간은 6개월 정도였지만, 광고 쪽뿐만 아니라 삼성 등 다른 기업 브랜드 마케팅 등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적절한 경력을 갖고 있었기에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이뤄진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코 관계자는 "당시는 일종의 순혈주의 타파 차원에서 외부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시기"라며 "김씨가 최순실씨 측근이란 것은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도 의문은 남는다. 김영수씨는 협박에 가담했을 뿐 아니라 최순실씨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지시를 포스코에 전했는가 하면, 컴투게더가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소식에 직접 나서 투자자를 소개해주기까지 했다. 그저 '순혈주의 타파 차원에서 수혈한 외부 인사'가 아니었다는 걸 포스코에서도 얼마든지 인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 <'수상한' 포스코 회장... 헐값 매각에 최순실 측근을 사장으로> 2편으로 이어집니다.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