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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 하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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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이렇게 좋은 차는 처음 접해본다."

회사원 이문길씨의 말이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과 그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차이는 있다. 이씨처럼 '오버(?)'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리 과장도 아닐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생활 자체를 바꿔놓은 것은 아이오닉 전기차다.

현대차가 올해 내놓은 친환경차 전용모델인 아이오닉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전기차는 말그대로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인다. 이와 달리 하이브리드는 기존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함께 넣은 것으로 친환경차 가운데 가장 대중화된 차다.

이씨가 전기차를 구입한 것은 지난 6월이다. 구입한 지 석달이 훌쩍 지났지만 그의 말대로 차에 대한 만족감은 기대 이상이다. 전기차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충전과 주행거리. 충전은 지하주차장의 완속충전기를 사용한다. 그는 "처음에 충전기를 꽂아놓고 아침 출근길에 100% 충전된 상태에서 확인했더니 278km(주행가능거리)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한번 충전으로 시내 출퇴근용으로는 며칠동안 다닐수 있고, 웬만한 수도권 인근 지역까지도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전기 충전 요금도 생각보다 크게 저렴했다. 이씨는 "1000km 정도 탔는데도 차 충전에 들어간 요금은 1만 원정도 조금 넘은 것 같다"고 했다. 주로 심야전기를 사용한 탓도 컸지만, 휘발유를 쓰는 일반 자동차 기름값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싼 값이다. 경제성 뿐 아니라 승차감이나 주행성능, 정숙성 등에서도 그는 "정말 좋다"고 했다.

차원이 다른 친환경차, 아이오닉...국내선 '아직', 해외선 '호평' 

현대자동차가 지난 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Geneva Palexpo)에서 열린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지난 1월 국내에서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Geneva Palexpo)에서 열린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지난 1월 국내에서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 모델이다.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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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차가 올해 아이오닉 시리즈를 내놨을 때,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지난 여름 전기차 모델를 두고, 일부에선 "현대차가 이번엔 약빨고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물론 초기 하이브리드 모델의 일부 성능을 두고 뒷말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올들어 내놓은 아이오닉 시리즈와 니로 등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높았고, 평가 역시 나쁘지 않았다. 소형 스포츠다목적차인 니로의 경우는 SUV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오닉에 대한 지난 10여개월의 시장 평가는 '글쎄' 였다. 판매 대수로만 보더라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모델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8056대가 팔렸다. 지난 2월 한달에 1311대 판매를 기록한 이후 매월 평균 700여대 수준이다. 전기차도 지난 6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1480대가 팔렸다. 물론 자치단체 등의 보조금 문제가 걸려있지만, 결코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국내 수요보다 수출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이브리드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7506대가 해외로 나갔다. 전기차는 지난달에만 927대가 수출(내수 349대)되면서 10월까지 모두 1899대가 팔렸다. 같은기간 국내서 1480대 팔린 것에 비하면 519대나 더 팔려 나간 셈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아이오닉은 내년엔 국내보다 해외 판매가 월등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아이오닉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은 예상 밖이었다. 이는 현대차쪽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도요타를 비롯해 지엠(GM) 등 기존 메이커들 간의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현대차도 아이오닉을 통해 프리우스나 볼트 등과 제대로 한판 겨뤄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는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추격자'의 입장이다. 도요타의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 시장과 쉐보레 볼트(volt)와 테슬라로 상징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치는 그리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이들과의 치열한 기술경쟁 역시 만만치 않다.

프리우스와 볼트(volt)를 넘어서다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 하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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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지난달 독일 최고의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AutoBild)가 내놓은 아이오닉에 대한 평가는 사뭇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우토빌트는 당시 아이오닉과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두고, 차체를 비롯해 환경(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주행성능, 커넥티비티, 파워트레인, 편의성, 경제성 등 모두 7개 항목에 걸쳐 비교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7개 항목 가운데 무려 5개에서 프리우스를 앞선 것. 차체를 비롯해 주행, 파워트레인, 편의와 경제성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앞섰다. 이로써 총점에서도 543점을 얻어 529점의 프리우스를 눌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서 아이오닉이 디자인과 주행성능, 경제성면에서 프리우스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 고무적"이라며 "유럽 자동차 전문가들로부터 하이브리드 개발에서 선두주자인 도요타를 앞지르고, 현대차 기술을 인정받은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우토빌트는 아이오닉 전기차와 베엠베 전기차인 아이3(i3)와의 평가도 실었는데, 두 차종 모두 별 다섯개 만점에서 4개를 얻은 것으로 돼 있다. 독일 뿐 아니다. 최근엔 미국의 환경보호청에서 아이오닉 전기차의 연료 효율성을 판단할수 있는 평가결과도 내놨다.

환경보호청은 전기차를 상대로 엠피지이(MPGe, Miles per gallon gasoline equivalent)라는 인증제도를 갖고 있다. MPGe는 일종의 미국식 전기차 연비를 말한다. 전기차의 연비를 휘발유를 쓰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휘발유 1갤런을 넣은데 필요한 비용으로 전기차를 충전했을때 달릴수 있는 거리를 뜻한다.

아이오닉 전기차는 복합으로 136MPGe, 도심에선 150MPGe, 고속도로는 122MPGe 인증을 받았다. BMW i3는 복합으로 124MPGe를 받았다. 쉐보레 볼트 전기차는 119MPGe
, 스파크 전기차도 119MPGe, 폴크스바겐 e-골프는 116MPGe를 받았다. 미국 전기차업체인 테슬라 모델S 60D모델의 경우 104MPGe를 기록했다. 내로라는 글로벌 전기차들에 비해 아이오닉 전기차의 연료 효율이 훨씬 더 높게 나온 것.

현대차 관계자는 "연비 뿐 아니라 연간 예상 연료비도 아이오닉이 다른 경쟁사의 전기차들에 비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는 아이오닉의 모터와 배터리 기술 등이 글로벌 수준과 대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1회 충전으로 달릴수 있는 주행거리를 더욱 늘리고, 배터리 충전 시간을 더욱 줄이는 기술이 (전기차의) 핵심이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친환경차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과 소비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특히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더욱 그렇다. 이제 친환경차는 '필수'가 됐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친환경차 개발과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시대까지 성큼 다가오면서, 기존 자동차 업체 뿐 아니라 구글,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업체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벽까지 허물어지면서, 말그대로 총소리만 들리지 않을뿐 '전쟁터'나 다름없다. 아이오닉을 비롯한 국산 친환경차들이 '전쟁터'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일을까.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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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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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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