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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이재정 "전국 교육감, '국정교과서 일고의 가치없다' 만장일치"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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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아래는 28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과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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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국민들은 지난 토요일, 무려 190만 명의 촛불을 밝혔습니다. (촛불 집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3.5%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도 대통령은 응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편찬 기준, 집필진도 오늘 모두 공개하겠다는 건데요. 오후 1시 30분, 이준식 교육부 장관의 발표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오늘은 이재정 경기교육감을 전화로 연결해서 문제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육감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어디 다녀오셨나요?"

- 네, 그동안 방송을 쉬어서요. 이제는 쉬지 않고 만나 뵙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촛불 집회 참여하셨나요?
"지난 토요일 종각에서 출발해서 시청 앞으로 가서 참여하다가 종로와 조계사 그리고 안국동, 광화문 무대 뒤편까지 가서 행진을 했습니다."

- 종로 일대를 전부 걸어 다니셨군요.
"그렇게 질서 있게 (집회) 할 수가 없어요. 분노의 현장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축제 현장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오늘 아침 보도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외 언론이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민주주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중요한 건 박 대통령이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교육감님, 전직 통일부 장관도 하시고, 국회의원도 하신 적이 있는데요. 이런 정치는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정말 갑갑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아까 말씀하신 1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질서 있게 나와서 외치는 현장, 직접 민주주의이자 참여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그 정도의 외침과 주장을 하면 대통령은 들어야 하죠. 거기서 나오는 외침이 '즉각 퇴진', '탄핵', '구속'까지도 나오는데요.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듣는 것이 대통령이나 공직자의 기본자세인데, 정말 안타까워요."

- 말씀하신 대로 이제는 결단을 내리는 운명의 일주일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결단을 안 하면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잖아요. 경제도 무너지고, 사회 질서... 사람들의 좌절감. 국가 기본이 무너질 수 있는데요. '대통령이 하루빨리 결단을 안 내면 국가 전체가 불행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죠."

- '안보 불안이 가중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와서 북한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보 불안이라는 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지. 이 상황에서 그렇게 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남북 관계는 긴 시간 축적해온 것이기에 오히려 이건 빨리 수습하는 것이 안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지. 이게 안보 불안의 원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 학생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경기도의 학생들이 참 많더라고요.
"학생들, 참 놀랍습니다. 그 전주 토요일에는 학생들이 직접 하는 집회에 참여해서 자유 발언을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그렇게 뚜렷하고, 당당하게 소신을 말하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 희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대한민국 희망이 있습니다."

- 오히려 학생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30~40년 뒤 미래가 밝다'는 전망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잘 키워서 그런가요?
"학생들이 어떤 상황이든지 잘 인식하고, 분석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 행동을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교육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지난 몇 년간 대단히 발전했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학생들이 누구냐고 하면 2014년 세월호 아픔을 겪었던 학생들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이 남달리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 '이른바 세월호 세대가 정치에 대해 판단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행동의 원칙을 정하고,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해서도 몸으로 움직이는 세대다'라고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세월호 세대라고 불리는 학생들이요. 지난번 경기도 31개 시·군 학생 1000명이 몰려서 킨텍스에서 원탁 토론을 했는데요. 거기서 '정치 과목을 필수로 듣게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투표권을 중학교 3학년까지 달라'는 얘기를 하던데요. 지금 10대 아이들이 과거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해요. 4·16 세대라 불리는 10대가 어떻게 보면 무서운 세대라 보고요. 학생들의 외침을 기성세대들이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치를 필수 과목을 해달라'는 건 교육 과정에서 검토해 볼 만하네요.
"서방 세계에서는 기본이었죠. 우리는 교사들에게 정치 참여, 정당 참여도 금지된 상태고. 교사들이 시위에 나오면 징계하겠다는 판이니까요. (웃음) 우리 사회가 거꾸로 가도 한없이 거꾸로 가고 있는 거죠."

- 무언가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이고요. 교과서 문제로 더 들어가 볼게요. 시·도 교육감 협의회 차원에서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당장 중단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촉구 성명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교육부는 끝내 국정 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 한다는 입장입니다. 우선, 이런 교육부의 판단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지난 11월 24일 세종시에서 전국 교육감들이 총회를 열고, 보기 드물게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나왔어요. '국정교과서는 기본 계획부터 잘못된 것이다. 최순실씨 영향력 아래서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어요. '대통령이 범죄자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의지로 만들어진 교과서가 얼마나 유효할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요. 우리는 오늘 교육부가 발표한다는 현장 검토본에서 검토 가치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국가 권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교과서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고요.

두 번째로는 어떤 집필 기준인지, 어떤 사람들이 집필을 했는지, 어떤 역사 해석에 의해서 된 것인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공론화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서 현장 검토본을 내놓으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과정이 잘못되지 않았습니까? 내용이 문제가 아니고, 처음 기획부터 대통령의 의지에 의해서, 권력에 의해서 만들어 낸 역사 교과서. 그 집필 과정에서 국민의 참여 없고,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거죠. 오늘 (국정교과서를) 발표하더라도 검토 자체를 거부할 겁니다. 근본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교육감 협의회의 강력한 주장이 있습니다."

- 전국 모든 교육감들이 오늘 현장 검토본을 교육부에서 발표하더라도 이 자체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폐기하겠다는 건데요. 내년 3월 교과서로 채택이 안 되는 건가요?
"그렇죠. 그럼, 채택할 수가 없죠. 검토 의견도 내지 않을 거니까요. 이건 정당성이 없는, 학생들에게 이걸 가르칠 수 없는, 음식으로 말하자면 학생들에게 독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먹일 순 없지 않습니까? 독이 있는지 검토할 수 없는 지난 과정이 있었기에 교육감 협의회에서도 검토도 안 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 교육부 차원에서는 현장 검토본이라고 내놓긴 하지만, 교육감님들의 판단으로는 교과서로 쓸 수도 없어서 검토할 필요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이번 국정교과서는) 내년 3월부터 중학교, 고등학생 역사 교과서로 채택이 안 될 것이란 말씀을 주셨어요.
"채택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죠."

- 오늘 오전 9시, 국회 쪽으로 교육부가 인쇄본을 넘긴 것 같습니다. 몇몇 기자들이 현장 검토본에 대해 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몇 가지 속보를 설명 드리자면요. 교과서 일부 현대사 부분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헌법 전문에 기술된 1919년 3월 1일이 아니라 1948년 8월 15일로 반영했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역사라고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 사실 자체가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중요한 거고요. 역사 해석에 따라 역사의 가치와 의미가 어떤 것인가. 지금 얘기하신 바와 같이 1948년 정부 수립일을 국가 건국절이라고 말하려면 그 사실 여부를... 이거야 말로 헌법의 문제죠. 헌법 제1조를 어기는 것 아닙니까? 범죄 행위예요. 헌법에 있는 내용을 저렇게 뒤집는 건 내란죄죠. 이걸 이렇게 느닷없이 별안간에 우리나라 정부 수립일을 건국절이라고 해버리면 이제까지 믿고, 해왔던 전통적인 것들. 상해임시정부로부터 이어온 정신, 국가의 기본이라는 질서와 해석이 전혀 달라지는 게 아닙니까? 헌법이 정해 놓은 사실을 뒤집는 것이기에 이 문제로도 탄핵감인 거죠."

- '헌법 1조를 어기는 내용을 교과서로 만들고 그걸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건 내란죄고, 대통령 탄핵감이다'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렇죠. 이건 2014년 9월에 청와대가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문건을 냈어요. 제가 2014년 11월쯤 황우여 부총리에게서 이 계획을 듣게 됐습니다. (황 부총리가) 청와대의 의지처럼 설명하는 얘기를 듣고 '걱정스럽다'고 강력하게 말했는데요. 2015년 1월, 이것이 정말 진행될 것 같더라고요. (국정교과서는) 오래된 얘기예요. 공식적으로 고시된 게 2015년 10월 아니겠어요? 1년 전에 고시가 나왔는데 내용을 보면 교육부의 의지도 아니고, 역사학회 의지도 아니고, 청와대에서 나온 것 아니겠어요?"

- 당시 황우여 부총리가 (이재정 교육감님께) 말씀을 전할 때는 '(국정교과서는) 교육부가 아니라 청와대 의지로 진행되는 것'이라는 말을 했고, 실제 고시 과정까지 청와대 주로, 혹은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최순실씨에 의해 진행됐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저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여러 정황을 생각해보면요. 특히, 2014년에 벌어진 여러 상황을 놓고 보면 거의 틀림없이 최순실의 영향력이 있었고, 대통령의 의지로 한 게 아니냐고 밖에 볼 수가 없는 거죠. 역사학회가 모여서 논쟁을 한 것도 아니고, 그때 나온 검정 교과서도 교육부의 철저한 집필 기준에 의해서, 심의를 해서 통과된 거거든요. 교육부의 검정이였습니다. 이걸 뒤집으려면 뒤집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대통령이 '잘못된 역사 교과서로 공부하면 혼이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잖아요. 검정 교과서를 내놓은 게 정부인데 그럼 그 당시 정부가 혼이 잘못된 거죠. 국정교과서는 근본 자체에서 정당성을 잃은 거죠."

-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중정 핵심 실세지 않았겠어요? 결국, 이건 박근혜 대통령의 유신 세력에 의해서 진행된 의도가 있다고 봐도 될까요?
"저는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보면 5·16 군사 쿠데타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정말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 아버지 통치 시절에 그걸 꿈꾸면서 교과서를 만드는 게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아버지 때 미완성으로 그쳤던 유신을 따님 때 와서 완성시키기 위한, 유신으로 돌아가려는 정확한 증거로 국정교과서를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요."

- '큰 틀에서 보자면 1970년 때 미완에 그쳤던 유신을 딸 세대에서 완성해서 천년만년 그 시절 독재 국가로 가려던 의도가 있다. 그 첫 작품이 국정교과서다'라고 보시는 거죠?
"저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오늘 나온 정황을 보면요. 차은택의 변호인 주장으로 알려진 사실인데요.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불가피한 상황에 놓인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유신을 완성하려던 목표가) 미완에 그치겠죠?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부 차관의 판단에 달려 있거든요. 이게 배경이 무엇이고, 누가 어떤 과정으로 추진한 것인지 조사가 필요해 보여요.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에요. 역사 교과서라는 게 그냥 하나의 교과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간 발전되어 온 과정도 있는 것이고, 교육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인데 지금 교육이 잘못됐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역사 교사들이 수없이 성명을 내고,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까지도 반대하는 판인데요. 이런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교과서를 강행하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지. 혼이 잘못돼서 교과서를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없잖아요."

- '국정교과서도 누가 주도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오늘 '교육부에서 발표하는 국정교과서는 철회가 아니다. 교육부와 청와대는 입장을 같이한다'고 했는데요. 국민들과 교육감님들도 반대를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자체가 우스워요. 청와대 대변인이 국정교과서에 대해 발표를 하고 대변을 합니까? 결국, (국정교과서가) 청와대의 작품이라는 걸 자인하는 것 아니겠어요? 단순히 교과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역사를 뒤엎고, 진실을 왜곡하는 범죄 행위입니다. 그래서 과정과 절차를 수사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밀리에 아지트를 만들고 거기서 작업을 하다 걸리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유아무야 지나가 버렸는데 이게 범죄 행위지.

뭐예요? 정당하면 왜 비밀리에 숨어서 작업을 합니까? 정당하면 왜 집필자들을 공개하지 못합니까? 집필 기준이나 집필자를 공개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누구'라는 게 검증이 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는 거죠. 더군다나 교육부가 책임을 져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집필 기준도 (교육부가) 사전에 못한 것. 이건 못한 게 아닙니다. 은폐한 것이 정부의 책임이고, 이것이야말로 범죄 행위라는 거죠."

- 지금 하나씩 박근혜 정부에서 있었던 정책들에 대해 뜯어서 진위를 밝혀야 하는데요.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교과서 문제. 역사 교과서는 중요하죠. 한국 역사를 어떻게 보고, 이해할 것인지가 중요한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다. 반드시 검찰 조사로 밝혀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국민들 대단합니다. 촛불을 만들어가는 국민의 투쟁과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촛불이 꺼지지 않고, 이 희망이 국민 전체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횃불로 계속 타올랐으면 합니다."


태그:#이재정,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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