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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이철희 "계엄 선포하면 국민이 청와대 점거한다"
ⓒ 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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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아래는 18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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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구속 만기가 끝나는 20일을 넘겨서 내주쯤 검찰 조사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최순실씨의 공소장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 사실이 적시되지 않은 채 작성될까요? 검찰은 '그럴 일은 없다. 18일까지 검찰 조사에 임하라'는 입장을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늘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모셔서 시국 현안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현안이 많아서 뉴스 위주로 여쭐게요. 우선, 검찰이 오늘이 데드라인이라 밝혔지만 박 대통령은 '조사에 임할 뜻이 없다'고 천명하는 상황인데요. 원래 본인이 '조사받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받겠다고 했죠. 본인 발언을 부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요. 어떻게 보면 다급하다고 볼 수 있고요. 그간 박 대통령 행동이나 성정에 비춰 보면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 본인이 인식을 잘못하든 나타나는 것은 민심과 맞서는 모양새잖아요? 일종의 박근혜 반격 국면으로 돌아가서 12일을 기점으로 저희가 볼 때는 더 이상 순조로운 해법이라 그럴까요?

박 대통령이 2선 후퇴하고 국회가 내놓은 전권 총리가 등장해서 내각을 구성하고 국정을 챙기는 모양새는 어려워졌다. 퇴진으로 가야 된다. 퇴진은 두 가지잖아요. 국민적 요구에 의한 하야나 국회의 탄핵이라면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반격으로 (박 대통령이) '하야할 일 없다'고 나오니까 많은 사람들이 기가 막혀 하더라고요. '뭐, 이런 경우가 있냐'고 황당해하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라고 대통령의 강력한 자기 부정이 실현되고 있고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엘시티를 조사하라고...
"엘시티는 이런 것 같아요. SNS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나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음해가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그건 누군가 작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요. 엘시티를 꺼내 든 것은 대야용보다는 대여용일 것이다. 탄핵으로 가면 지금 야권이 171명이잖아요. (여권에서) 29명이 동조하면 탄핵이 되는 거거든요. (국회의원) 200명이 동의를 해야 하니까. 이걸 묶기 위한, 여권이 이탈하지 않도록 묶기 위한 겁박용이죠. '여차하면 이런 걸 깐다'는 식의 효과를 노리는 것 아니냐.

그걸 야권의 누군가가 연루된 것으로 해석하는데 그보다는... 10년 정권인데 야권이 이런데 낄 여지가 없잖아요. 게다가 부산은 대대로 새누리당 시장이 나왔고, 우리 당은 국회의원도 (부산에) 별로 없었어요. 조경태 의원이 (더민주에) 있었는데 알다시피 새누리당에 갔잖아요. 미뤄 짐작할 수 있는 거죠. 이영복이라는 사람이 야권에 로비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럴 이유는 별로 없다고 봐서 연루됐다면 여권 인사일 텐데... 그들을 겨냥해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이탈방지용. 무기로 쓰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새누리당 의원들 만나 보면 그런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게 기소감은 아닌데 공개되면 망신당하는 한두 가지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있다는 거예요. 몇몇 친박 중진들이 약점 잡아서 전화를 한다는 거예요. '당신 이런 거 있는데 계속 박 대통령 비판 성명에 참여할 거냐?'고 하는 거예요. 실제로 '이름을 빼달라'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약점 잡힌 국회의원들을 겁박하기 위해 엘시티 카드를 꺼낸 것이라 보시는 거죠?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정황 증거도 나왔고요.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까 문재인 전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는 '명예훼손 고발한다'고...
"신속하게 대응을 잘했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표현의 자유니 용인을 많이 했잖아요. 악의적 왜곡은 초기에 대응을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두 분 다 대응을 잘했다고 봅니다."

-지난 주말 백만 촛불이 나왔습니다. 숨을 못 쉬겠더라고요. 의원님은 나오셨나요?
"저도 갇혀서 오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사람들이 밝게 집회하는 게 좋았거든요. 그게 제일 큰 감동이었어요. 갇혀 있는 와중에 사람들이 알아보면 난감하기도 해서... 2시간 정도 시청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갇혀 있었어요. 겨우 뒷골목으로 빠져나왔는데 거기서도 사람들이 차 있고, 즐거운 난장판이 벌어진 게 굉장히 보기 좋았어요."

-광화문역 화장실은 줄 서 있는 데 40분이 걸렸어요. 누구 하나 불평을 안 하더라고요. 다 질서 있게 하고요. 시청 일대 먹거리 집 있잖아요? 동이 나서 일찍 철수하는 집도 있었고, 경찰이 저지선을 만들었던 서촌 안쪽은 손님이 없어서 울상이었데요. '경제 활성화의 양 단면을 경찰이 만들었다'는 평가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여하튼 백만 촛불을 보고 시민들이 뿌듯한 마음으로 월요일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추미애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해서 우왕좌왕하게 만들었어요. 그 뒤로 박 대통령 태도가 급변합니다. 갑자기 차관 2명을 임명하고요. 국무회의도 내주에 연다고 하고요. 내달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도 본인이 가겠다고 했습니다. 이 변화를 만든 근본적 원인이 뭘까요?
"중립적인 표현을 쓰자면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할 것 같고요. 본인만 저항하는 게 아니라 싸움을 옳고 그름의 싸움이 아니라 여야 싸움, 당대당, 정쟁화 차원으로 떨어뜨리려 하는 거죠. 세월호 참사 때도 본인에게 쏟아진 비난을 그렇게 빠져나갔거든요. 또, 박근혜 공식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데요. 지금 메시지는 '그런 박근혜에 맞서는 야당이 무기력한 것 아니냐', '실수해서 틈을 준 것 아니냐'고 하시는 것 같은데 동의합니다.

내부에서 잘못을 교정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만 야권 분열이나 당내 분열로 비치는 건 피해야 해서 말을 자제하고 있긴 하지만 그런 지적에 대해서는 통렬한 반성이 필요해 보이고요. 옳고 그름의 싸움이긴 하지만 싸움이기 때문에 기세가 있거든요. 야권이 단일대오를 가지고 국민과 함께 어깨동무해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주면 박 대통령이 두려워할 것이고 퇴진 결정도 쉬워질 텐데 야권이 틈을 보여주면 '과거에도 이렇게 위기를 벗어났다. 그 방법은 내가 잘 안다' 이렇게 치고 나올 틈을 주는 건데... 아니나 다를까. 박 대통령이 치고 나오는 거고요. 청와대나 친박 메시지가 작전짜고 나오는 것 같잖아요. 야당 세 대표가 어제 만나긴 했지만 좀 부족하죠. 여권의 결기, 태도에 비해선 저희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야3당 대표가 어제 회동을 가졌지만 서명운동 이외에 아무것도 합의된 게 없었어요. 최소한 총리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정치 일정은 어떻게 밟아갈 것인지...
"세 가지를 정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일정.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죠? 어떻게 수습해 나가겠다는 일정이 있어야 합니다. 단지, 탄핵하는 것까지만 아니라 대선까지. 전체 일정을 야권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제시해야 하고요. 또 하나는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야3당의 공조가 기본 핵심이 되고요. 여기에 일부 친박이 아닌 비박 인사들까지도 포함할 수 있는 정치권 내에 광범위한 틀이 필요하고요.

또 하나는 대중이 백만 명이 움직였잖아요. 어떻게 이 대오를 유지해 나갈 것이냐.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매주 나올 순 없잖아요. 이 동력을 어떻게 결정적 에너지를 쓸 것인지 주체 문제가 있고요. 마지막으로는 과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흔히 말하는 아젠다라고 하는... 박근혜 게이트를 풀어내는 해법과 관련해서 이런 문제는 풀어야 한다. 단순히 박 대통령만 바꿔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 않으냐. 그런 내용을 주체들 간에 합의가 돼야 해법이 작동되거든요. 일정, 주체, 과제.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야권이, 특히 민주당이 선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고요. 저로서도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금 국민이 답답해하는 세 가지를 짚어 주신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저분을 이대로 둘 순 없다. 결자해지를 해줘야 하는데 안 해주시는 거잖아요.
"결자해지가 아니라 결자투지죠."

-국민이랑 싸우려고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안 되죠. 물러나라는 요구는 초헌법적 발상이라 말하는데 어쩌면 헌법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이에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 있잖아요. 헌법에 권력이란 말이 딱 한 번 나오는데요. 다시 말해서 국민이 권력을 다시 뺏을 수 있다는 거 아니에요? 그건 헌법에 정해져 있는 거예요. 뺏을 수 있는 권한도 국민에게 있는 거죠. 당연히 하야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고, 정치권도 정치권대로 탄핵이란 절차를 정해둔 거란 말이죠.

초헌법적 발상이나 헌법을 유린한 건 박 대통령과 일부 친박 아닙니까? 헌법에 없는, 누구에게도 위임받지 않은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한 사람이 따로 있지 않았습니까? 그게 초헌법적인 거지. 국민의 정당한 요구나 정치권의 액션을 놓고 그렇게 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고. 같은 정치인이긴 하지만 이정현 대표의 워딩을 들어 보면 참 딱해요. 저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생각이 들어요."

-새누리당 경우는 나중에 분석해보도록 하고요. 우선, 일정을 말씀해주셨는데요.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하지 않나. 특검 끝나고 하면 120일 이후에 해야 하는데... 그동안 국민이 기다리기엔 힘들어서 동시 다발로 진행할 수는 없나요?
"그런 걱정 때문에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고 하지 않습니까? 과연 그럴까 싶기도 하고요. 탄핵은 불가피하게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거국 중립 내각. 거중 내각을 말할 때 대통령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냐. 그건 아니거든요. 거중 내각이 구성되고 거기 총리가 등장하고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면 어쩌면 법무부 장관도, 어쩌면 검찰총장도 바뀔 수 있을 거고요. 사정 라인이 새로 구축될 수 있겠고, 청와대도 민정수석을 따로 둘 필요가 없을 거고. 대통령의 잘못이 속속들이 드러날 것이고, 그러면 대통령이 못 버틸 것으로 봤는데 지금 그런 해법을 못 받아들이니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건 불가피해보여요.

당장 탄핵안을 상정해서 표 대결을 할 것으로 보지 마시고, 이것도 쭉 작업을 해나가야 하잖아요. '저렇게까지 하는데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동의가 국민들로부터 확산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고 보고요. 이게 힘있게 가려면 야3당의 튼튼한 공조가 전제돼야 하고, 그 공조에 플러스 진성 친박을 제외한 나머지 정치인들이 동의해줘야 하거든요. 특검법 처리에 196명이 동의했는데 그보다 더 나가야 하거든요. 250명 가까이는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해줘야 성사가 될 것 같고요. 250명 정도가 동의하는 탄핵 흐름이 만들어지면 대통령이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별 얘기가 다 나와요. 길라임 얘기까지 나왔는데도 버티고 계셔서... 전혀 이 시국에 대해 안 듣는 건 아닌가 싶어요. 대통령 입장에서는 공돈으로 1억 5천짜리 (병원을) 다닌 거 아닙니까? 치부가 다 드러났는데도 아니라고 부인하고 버티지 않습니까?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대통령한테 사생활이 있을 수 있습니까?
"본인도 사생활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자기 부정을 하고 있는 건데요. 김종필 전 총리가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잖아요. '(박 대통령은) 5천 만이 내려오라고 해도 안 내려올 사람이다'. 그러진 않을 것 같은데 제가 볼 땐 인지 장애가 있는 것 같아요. 백만이라는 게 숫자 백만이 아니잖아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광장에 백만이 나온 일은 없거든요. 저도 이한열 열사 장례식 때 서울시청 광장에 있었는데 그때 백만이라 했거든요. 그때 참여한 사람들하고 복기를 해봤어요. 다들 '충분히 넘는다'. 행동하는 백만이라는 건 심정적으로 동의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수천 만이거든요. 그렇게 인식해야 하는데 '겨우 백만 가지고 그러느냐'라고 하면..."

-이정현 대표는 '안 나온 4천 만이 있다'고 해요.
"그게 못 미더우면 여론 지지도 5%를 보셔야죠. ±3.1%하면 최악의 경우 (지지율이) 1.9%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 대다수 국민은 '(박 대통령이) 잘못됐다'고 한 거고. 지금 탄핵을 지지하는 여론이 6~70%까지 가고 있잖아요. 여론조사를 한 회사가 한때는 박 대통령이 잘 나갈 때 했던 회사거든요. 광장에 백만 이상이 나온 역사적 의미도 이해 못 하면 인지 장애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탄핵 절차는 이미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탄핵에 돌입하면 대통령의 직무 정지는 가결된 그 시점부터인가요?
"그렇죠."

-그러면 말씀하신 대로 야3당이 똘똘 뭉치고 새누리당 협력이 250명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려면 물밑 접촉이 필요할 텐데 새누리당은 어떤가요?
"고민이 많겠죠. 김무성 전 대표는 이미 언급을 했고요. 사석에서 만난 새누리당 의원들 말로는 '그냥은 절대 안 물러난다'고 해요. 공개적 발언은 안 하시지만... 그 양반들도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날 만큼 잘못을 한 걸 인정하는데 탄핵으로 갔을 때 부담은 있죠. 정치인으로서 없다고 말할 순 없는 겁니다. 정치인으로서는 다음 대선을 고민해야 하잖아요. 대선도 고민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우리가 '박 대통령이 잘못했으니 동의하라'고 할 수는 없고, 그분들도 결국 탄핵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축적시키는 노력을 야권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치권 절대다수가 '이 방법밖에 없다'고 대세화되면 탄핵으로 가든지. 박 대통령이 닉슨처럼 하야하든지 그런 결론이 나겠죠."

-지금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인식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 생각 근저에 과연 200명이 모이겠느냐는 부담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보면 엘시티 같은 카드를 던지겠죠. 물밑에서 수집해온 카드가 있을 겁니다. 저도 사석에서 들어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 정부 들어서 관료나 정치인에 대한 뒷조사가 상당히 돼 있다'는 얘기가 많았거든요. 파일이 많을 수 있어요. 유사시 협박용으로 쓸 수도 있고, 그렇게 29명의 이탈이 없도록 할 수도 있고, 야권 비리와 관련해서 물타기 할 수도 있을 거고요. 이른바 사전 카드를 통한 협박이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헌법재판소 구성을 보면... 10년 보수 정권 동안 대체로 그런 성향의 사람이 들어가 있잖아요?

게다가 내년 1월, 3월에 (헌재 재판관) 두 명이 물러나거든요. '공석인 경우 동의 안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는 거예요. 그럼, (헌재 재판관이) 7명이 남잖아요. 6명이 동의해야 하는 것이라 그걸로 계산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압박을 헌재에 가할 수도 있고요. 그런 걸 통해서 물리적으로 저지할 수도 있겠지만, 도도한 역사의 물결이라고 해야 하나요? 국민의 외침을 그렇게 돌파할 수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시간이 가면 죽는 수다. 박근혜가 죽는 수죠. 그렇게 하면 성난 민심에 더 불을 지르는 거니까. 퇴임 이후가 더 걱정스러울 수도 있죠."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여기서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면 살길이 열려야 하는데 내려놓는 순간 조사받고 구속돼서 감옥 가서 몇 년을 살아야 할지 모를 수도 있으니 겁내는 것 아니냐'. 어떤 사람들은 '망명 협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저분은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도 해요.
"두려움 때문에 필사의 저항을 할 수도 있죠. 몰라서 그러거나 두려워서 그럴 수 있죠. 또는 두 가지가 섞여 있을 수도 있는 데요. 결과적으로는 민심에 맞서는 거기 때문에 지금은 큰 대오를 형성해서 가급적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큰 틀의 해법을 모색해서 대통령을 힘으로 몰아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우선, 국회에서 새누리당까지 해서 200명을 만들어서 탄핵을 가결하게 되면 그 즉시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는 거고, 황교안 총리가 권한 대행을 하게 되는 거죠? 두 달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건가요?
"아니죠. 탄핵되면 6개월, 180일 이내에 헌재가 결정을 내려 줘야 합니다. 국회에서 탄핵은 정당하다고 할 수도 있고, 노 대통령 탄핵 때처럼 기각할 수도 있죠. 제 기억으로는 노 대통령 때는 두 달 만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땐 고건 총리가 권한 대행을 해서 결과를 냈죠. 그때는 총선이 있어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 의석을 획득해서 헌재 재판관들이 그 결정에 따른 것으로 봐야겠죠? 이번에는 그런 계기는 없을 수 있고, 6개월 동안 끌 수도 있죠. 여론이 진정될 때까지 (시간을) 끌 수도 있는 거니까. 탄핵까지 시간을 끌 수 있고, 탄핵 이후 6개월이면..."

-탄핵 과정에서 대통령이 물러나면요?
"그건 하야 하는 거니까. 6개월을 다 채워서 탄핵이 정당하다고 판단되면 그로부터 60일 겁니다. 대선을 치러야 하는 건... 정상적인 대선과 별 차이가 없을 수 있죠. '제 발로는 절대 안 물러날 사람'이라고 일각에서 말하는 게 헌법 개정을 통한 퇴진인데요. 개헌도 하고, 그 개헌안 안에 대통령 임기를 단축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건데요. 내후년 2월 25일까지 돼 있는 임기를 헌법 개정을 통해 줄여버리자. 부칙에 넣어서 대통령이 물러나게 만드는 거죠. 개정된 헌법에 따라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인데요.

그게 법적으로 얼마나 타당한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87년에 그런 전례가 있습니다. 직선제 개헌을 하고 나서 국회의원 임기를 줄였죠. 두 달인가, 세 달인가 줄인 전례가 있습니다. 국회의원 임기를 줄일 수 있다면 대통령이라고 못 줄일 건 없죠. 이렇게 되면 탄핵보다는 빨리 할 수 있죠. 헌법 개정안이 나오면 대통령을 거쳐서 국민 투표에 부쳐야 하니까 거기서 브레이크를 걸 수도 있죠. 결국은 지치지 않고 버텨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니, 왜. 우리 정치는 왜 이렇게 국민을 못살게 구는 겁니까? 경제가 너무 어렵고요. 사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하기도 싫은데요. 정치 문제 때문에 매주 촛불을... 즐거우니 나오는 측면도 있지만, 빨리 해결해주는 능력이 정치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국면을 정치가 만들어서 답답하고요.
"죄송합니다."

-죄송하실 것 같아요. 어제 특검법이 통과되지 않았습니까? 곧 국정조사와 특검이 가동될 텐데요. 우선, 일정으로 보면요. 오늘이 금요일이고요. 내일 촛불집회가 있고요. 그 다음 주 화요일에 국무회의가 예정돼있는데 그 주재를 봐야 할 황교안 총리가 공석이에요. 페루에 APEC 참가해서 이 회의를 대통령이 주관하게 되면 특검법을 거부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지금 그런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더라고요. '저렇게 버티는데 받겠느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가능성은 있겠죠. 그랬을 경우 저항 정도가 아니라 전면전이죠. 그렇잖아요. 일종의 쿠데타라 봐야 할까요? 군사력 동원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 이것도 87년 경험에 비춰 보면... 4.13 호헌 조치를 했거든요. 직선제 개헌에 대한 열기가 올라가니 역공을 취했거든요.

결국, 민심에 불을 붙여서 6월 항쟁을 불러일으키고 직선제 개헌으로 갔잖아요. 만약 국무회의를 통해 대통령이 거부하면 전두환 4.13 조치에 버금가는 국민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사태는 상당히 심각해지죠. 법적으로 다시 국회에 넘어오게 되면 재의를 부친다고 하거든요. 3분의 2가 동의하면, 200명이 동의하면 다시 보내는 거고. 그때는 대통령 동의 상관없이 법으로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검법에 대해서는 재의 요구가 온다고 하면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재의 요구가 오면 똑같은 결정을 국회가 내릴 것이다'.
"그렇죠. 어제 본회의장에 230명이 채 안 되는 사람이 들어와서 196명이 동의했기 때문에 300명이 다 들어오면 200명 넘기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요. 대통령이 저렇게 버티는데 '따르자'고 하는 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몇 사람 말고는 없을 것으로 보고요. 그런 액션은 촛불을 꺼트리는 바람이 아니라 불을 키우는 기름이라는 걸 생각하셔야 해요. 재의가 수행이 안 될 가능성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재의가 돼서 법으로 가버리면 본인도 막을 길이 없어서 과연 그렇게까지 할까.

특검 받아 들고 시간 끌면서 갈 수는 있겠죠. 특검도 구성하면 대뜸 '대통령부터 소환하자'고 할 수는 없잖아요. 시간 끄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데요. 또 하나 가능성은 있죠. 특검을 임명 안 하는 게 있죠. 언제까지 임명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고 들었어요. 이른바 뭉개는 것도 있지 않으냐. 그 가능성도 누군가 거론하더라고요. 청와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임명하더라도 무지 늦춰서 할 가능성이 있죠."

-규정이 상설 특검법에는 돼 있지 않나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2명 중 한 명을 임명하지 않고 버티는 게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가면 전면전인 거고. 다들 생업 포기하고 가게 문 닫고 연좌 농성해야 할 조치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한 말이 있기 때문에 양심에 따라 지키길 바라고요.
"해놓은 말을 지켰으면 이 지경까지도 안 갔죠."

-일요일 낮에 야권 대선 후보 7명이 모입니다. 정치 지도자 회의? 저는 이름이 상당히 마음에 안 들어요. 김구 선생님이 나오셔야 할 느낌이 드는 데요.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해서 손학규 전 대표까지 모이는 회의인데요. 이 모임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까요?
"글쎄요. 흔히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이 사태에, 이 국면에서 리더십을 나름 발휘하는 건 필요해 보이지만 대선 주자들끼리 모여서 전체 국면을 끌어가려고 보면 잘못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게임화되면 안 되거든요. 이게 대선 게임으로 가면... 내일모레 대선이 있을 수도 있는데 속된 말로 '야권이 날로 먹는다'는 생각이 들면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조차도 '우리는 손 놓고 있어야 하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어서 현 상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할 수도 있잖아요.

대선 주자보다는 당 주도로 가는 게 맞다고 보고요. 당 주도 하에 국회가 해법의 주체가 되는 게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국회가 주체가 될 근거는 헌법에 근거가 있어요. 국민이 표로 선출한 기관이 두 개입니다. 대통령과 국회거든요. 대통령이란 기관이 무력화돼서 나머지 국회가 상당한 역할을 떠안는 건 헌법 정신에 맞아요. 그래서 국회가 중심이 돼야 하고, 국회를 운영하는 건 정당이기에 정당이 나서는 게 맞다고 보는데요.

대선 주자가 나서면 대선 게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별로 좋지 않다고 보고요. 하더라도 한 번정도 하는 게 낫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정치권만 이 문제의 해법 주체가 아니다. 87년 국본 얘기도 많이 하잖아요. 광범위하게 시민사회단체가 해결하는 국본이 만들어지고,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대오가 유지 돼야 하겠지만 시민들대로 움직일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주체 관점에서 볼 때도 정치권이 주도하는 그림이 하나 있고, 바깥에서 동력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거든요.

이 두 개가 동시에 주체로 갈 수 있게 해야 해요. 하나를 뺄 수는 없는 거예요. 기성 정치를 아예 지워 버리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 상황을 정리하는 건 결국 제도 정치권 안에서 풀어야 할 문제기 때문이죠. 대선 주자들이 이 국면에 자기 해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건 좋으나 그들의 모임에 무슨 타이틀이 붙고, 그것이 이 사태를 주도하는 단위로 기능하는 건 대단히 잘못됐다고 보죠. 당이 나서야죠."

-야3당 대표가 어제 모임에서 서명운동밖에 합의를 못 해서 '이번에는 대선 주자들이 나서나'하는 기대가 있을 것 같은데요. 대선 선수들이 대진표를 짜는 모습으로 가면 역공의 포인트는 없을까요?
"있죠. 그래서 걱정하는 겁니다. 야권 지지층에게도 또는 박 대통령에게 항의 표시로 야권에 표를 주실 생각이 있는 분들을 위해서도 이건 정의와 불의의 싸움으로 봐야 하는 것이지. 내가 좋아하는 대선 주자 관점에서 어느 해법이 유리하고, 불리한지 봐서는 안 된다는 거죠. 이건 도도한 물결이고, 한두 사람의 이해관계로 판을 그르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대선 주자 관점에서 보면 안 되고 큰 흐름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고요. 그 과정이 정리된 뒤에 '내가 그때 지켜봤는데 이 사람이 정말 잘하더라. 그래서 이 사람을 밀어야겠다'는 좋죠. 나중에 그걸 하셔야죠. 그걸 지금 가지고 판을 읽기 시작하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저쪽에서 대대적으로 밀고 들어올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 그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위중한 국가 위기 상황이고, 이걸 잘 넘겨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건데요. 이 길목에 국회의원님들이 서 있는 건데요. 중심을 잘 잡아 주셔야 국민이 판단할 자료가 생기고, 집단 지성의 힘을 발휘할 기회가 생길 것 같은데요. 추 대표가 오늘 이른 말씀을 하셨네요. '박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한다는 말이 돈다'.
"사실이면 충격이네요. 계엄 사유가 안 되잖아요."

-모든 국민이 법률가가 돼야 할 것만 같은 상황이에요.
"누가 그런 말을 하기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하고 넘겼는데요. 다시 공부를 해야겠지만, 제 기억으로는 법률적 요건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요.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내란이 생긴 것도 아니잖아요. 그게 없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요. 그렇게 되면, 만약 계엄령 선포하면 국민들이 청와대로 쳐들어가겠죠. 그건 그야말로 유혈 사태를 초래하는 것이고, 또 하나 군인들이 그런 명령을 따를까요? 따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요."

-군인들도 판단력이 있겠죠. 최순실 씨가 국정농단한 여러 정황이 나왔고, 기절할 노릇입니다. 동네 창피해서 외국도 못 나가고, 해외 계신 분들은 '너희 나라 장난 아니더라'라고 놀림을 받는 상황인데 여기서 계엄 카드를 만지는 건...
"일종의 협박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대통령이 은근히 그런 얘기를 흘리는 건 협박이죠. 김종필 전 총리가 한 말이 그 사람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단서가 되긴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들으면 '힘으로 못 밀어내겠구나', 우리 의지가 꺾이는 것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엄령 얘기도 그런 효과를 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그야말로 그건 정치인으로서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제 무덤 파는 거죠."

-그동안 이 국면이 오래 가고 있었지만, 등장인물 가운데 중심인물로 보이는데 나타나지 않았던 두 인물이 있습니다. 하나는 최경환 전 경제 부총리, 하나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인데요. 오늘 오전 보도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나왔습니다. 김종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순실 씨를 알게 된 계기가 김기춘 실장의 소개였다'고 진술한 상황이 확인됐는데요. 최재경 민정수석 인사라던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는데요. 이분들도 조사받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조사받아야죠. 의혹이 드러난 사람들은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조사해야 합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 일당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 무리들이 반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관점에서 보더라도 은폐할 수 있잖아요. 검찰이 신속하게 대응해서 이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요. 저는 당 지도부도 아니고, 당의 목소리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발언을 잘 안 합니다만... 우리 당이 민정수석 임명을 방관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에요.

대통령 민정수석이 왜 필요합니까? 정상적으로 국정운영이 안 되는데 민정수석을 임명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렇지 않아요? 그것도 제일 먼저 임명했단 말이죠. 그때부터 의도가 무엇인지 읽고 대응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민정수석은 그만두게 해야죠. 민정수석은 공석으로 둘 필요가 있고요. 검찰총장도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대응도 저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전문가들에 의하면 검사들까지도 탄핵이 가능하다고 해요. 저쪽이 계엄이니 협박하는 카드를 쓰면 저희도 헌법과 법에 기초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요구할 건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새는 상상하는 그대로 현실이 돼서 두려운 마음에 입 밖으로 말을 꺼내는 게 불경스럽다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박사모 있지 않습니까? 전체 회원이 7만 명 정도 된다고 해요. 내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촛불에 대한 맞불 집회를 벌인다고 하는데요. 혹여라도 폭력을 유도해서 갈등을 만들고, 이걸 계기로 계엄으로 가는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어서요.
"청와대가 만들었을 거예요. 대응 시나리오가 있을 겁니다. 대응 시나리오 상위에 폭력 시위를 명분으로 계엄까지는 안 가더라도 반격할 수 있는... 조금 있으면 종북 이야기도 나올 겁니다."

-이미 나왔어요. '야당이 강경하게 나오는 배후는 좌파 단체가 있다'는 거예요.
"이제 구체적으로 지목되기 시작할 것이고, 그네들에 의해서 폭력 시위가 만들어진다고 할 겁니다. 청와대가 준비했을 것으로 보이는 시나리오에 들어가 있을 것이고요. 그런 쪽으로 유도하는 기획이 있을 수도 있죠. 현장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 누군지 모르잖아요. 폭력적 액션을 취하기 시작하면 유도가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12일에는 시민들이 자제시켰단 말이에요."

-굉장히 뛰어난 시민 의식이에요.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생각합니다. 폭력 시위도 큰 틀에서는 용인될 수 있다고 봐요. 국민 저항권 차원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보여주는 걸 보면 어버이연합이든 박사모든 현장에 와서 열 받게 해서 집회를 폭력화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게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분들도 현장 가면 굉장히 위축될 겁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손잡고 와서 무언가를 간절하게 외치는 걸 보면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갑자기 청년 하나가 차벽을 뛰어넘어 갔는데 일베 회원이라는 설도 있었어요. 또 하나는 작년인가요? 서울역 앞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이 있었는데 그 회원에게 어버이연합 할아버지가 달려들어서 폭력을 행사해서 저희가 그 현장을 보도했었거든요. 옛날 정치깡패처럼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면 주변이 흥분하게 되잖아요. 저 사람이 먼저 때렸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쌍방으로 처리하려고 할 것이고 그럴 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어디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내일 위험한 집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민들의 정서나 판단이 작용할 것이다. 그 사람들의 시도를 무력화시킬 것으로 생각하지만,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시민 보호단인가요? 그런 걸 의원들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하던데요. 큰 흐름에서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타격하고 부수는 형태의 집회가 아니기 때문에... 12일 민중총궐기도 당 차원에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1년 전 모습 때문이죠. 백남기 농민도 그때 다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먹히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소구력이 있는지 알기에 실제로 그러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시민들이 막아낼 것으로 생각하고요. 필요하다면 정치인들이 동원돼야죠."

-예전에 보면 국가인권회에 계신 분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약칭) 변호사들이 인권 지킴이로 이런 활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우리 국민들이 이런 것까지 걱정해야 해요? 대통령은 저렇게 버티고, 국민은 스스로 지킬 수단을 마련해서 집회에 나가야 하고, 대한민국 국민이 너무 불쌍한 거 아닙니까?
"국민 하기 쉽지 않죠. 그런 답답함이 있죠. 해법을 찾기 위해 저도 노력해봐도 몇 사람과 토론해봐도 딱 부러지는 답이 안 나오거든요. 저도 무지 답답하고 힘들고 그런데요. 저나 일반 국민이나 시민이 똑같이 생각해야 할 것은 이런 과정을 이겨내야 더 민주주의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이고요. 이런 과정을 인내해야 이겨낼 수 있는 거죠. 지금은 지치면 지는 싸움이에요. 지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쪽은 자꾸 (우리를) 지키게 만들 거거든요. 한편으로는 지키게, 한편으로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할 겁니다.

나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방식입니다. 지금 힘들긴 할 텐데 그래도 버텨야 하고요. 지치지 않아야 이길 수 있고, 이겨야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다. 이번 년에 그 책이 생각나는데요.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을 보고 나서 '이문열이란 사람의 한계가 이거구나'라고 생각했는데요. 엄석대라는 나쁜 놈과 선량한 학생들과의 관계를 보여주잖아요. 그 소설의 해결 방식은 선생님이 와서 해결해주는 거예요. 선생님이 와서 엄석대를 쫓아내고, 평화를 이뤄주는데 역사는 그렇지 않거든요. 누군가, 제3자가 와서 해결해주지 않거든요. 학생들이 엄석대를 몰아내는 방식으로 전개됐으면 다시 봤을 텐데... 팽팽한 관계를 선생님이 정리해주니까 허망하더라고요. 이 판을 정리해줄 선생님이 없고,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문열 씨는 이 판에서 다른 소리를 해서 욕을 먹고 있습니다. 사실 <팟짱> 석 달 쉬다가 하는 이유는 이 국면에서 여러분들에게 어떤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지 좌표를 설정해드리기 위해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길라잡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판을 잘 읽으시고 전략적 판단을 잘하셔서 이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태그:#이철희,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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